■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29쪽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아무 생각 없이 위지윅(What You See Is What You Get; WYSIWYG)이라는 개념을 그대로 차용해 특정한 시점에 관찰한 타인의 행동이 그 사람 내부에 있는 '진짜 모습'을 짧지만 정확하게 보여준다고 추측한다.
48쪽
왜 우리는 상황의 힘을 무시하고 개개인의 특성에 집중하는가? (......) 정확히 말하자면 상황은 눈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며, 상황이 미치는 영향력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50쪽
타인의 행동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는 잘못된 확신은 우리의 불안함을 덮어주는 한편 그렇지 않다는 증거를 받아들이지 않게 만든다. (......) 상황을 무시하고 싶은 생각은 문제가 되는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더 강력해진다.
■ 위급할수록 더 무관심해지는 사람들
71쪽
시간에 쫓긴다는 이 다분히 일상적인 경험이 타인을 돕는 행위에 있어서 개인의 성격보다 훨씬 강력한 예측 변수였다.
100쪽
누군가를 돕는 행위에 상황이 미치는 영향은 그 상황을 이루는 군중의 숫자와 성질에 따라 달라진다. 지금까지 살펴본 예들을 보면 군중 틈에 있다는 것이 우리의 지각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책임을 분산시키는 동시에 행동에 따를 위험성은 증가시킨다.
■ 누군가 나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115쪽
군중은 혼자였다면 결코 하지 않았을 행동까지 하게 만들 수도 있다. 사람들은 군중의 무관심뿐만 아니라 군중의 집단적인 행동에도 쉽게 휩쓸릴 수 있다.
128쪽
그것이 바로 동조의 힘이다.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흐름에 편승하려는 경향이 너무 강해 우리 중 4분의 3은 집단의 확실한 의견 일치에 감히 반항하지 못하고 오답을 말한다. 대열을 흩트리는 것보다는 틀린 답을 말하는 것이 훨씬 쉬운 법이다.
131쪽
자신과 비슷한 사람이 있으면 자기만의 믿음과 신념을 지키기가 더 쉬워지거나 적어도 덜 어려워진다. 다른 사람들이 규범을 위반하는 모습은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그리고 그 힘은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 (......) 규범에 반기를 드는 한 사람이 집단의 문화를 바꾸고 규범을 새로 쓴다. 그리고 그 간극은 상상도 할 수 없거나 견딜 수 없는 정도가 아니라 다만 약간 어색할 뿐이다.
135쪽
즉 다른 사람의 직접적인 간청 없이도 우리의 사고와 행동은 급격하게 변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우리 행동을 좌우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다.
141쪽
하지만 많은 집단들이 구성원 간의 단결력과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사이비 종교 집단과 비슷한 전략을 사용한다. 그리고 그러한 전략은 쉽게 동조를 이끌어낸다.
153쪽
그러니 누군가 자기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곧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 (......) 이따금 사회적 기대에서 벗어나는 것은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 그리고 그런 일탈을 통해 군중 속에서도 '더 자기다운' 모습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사회에 순응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조금은 털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
■ 합리적 판단을 위한 자기성찰의 조건
161쪽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을 독특하게 만드는 측면을 더 잘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 남자들은 야구장에서보다 베이비 샤워에서 자신의 성을 더 의식하게 되고 금발인 사람들은 스톡홀름에서보다 서울에서 자신의 머리색을 더 의식하게 된다.
167쪽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파악하지 못하는 것처럼 가끔 그와 정반대의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실제로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은 요소가 자기 행동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174쪽
자신이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는 누구와 함께 있는가가 엄청난 영향을 준다. (......) 낯선 타인이 개인의 정체성과 자신감, 감정적 상태까지 좌우할 수 있다.
185쪽
자아에 대한 인식이 상황과 타인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다 해도 '진짜' 자아는 여전히 찾기 힘들다. 애초에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우리는 정확한 자기 인식보다는 이를 통한 자기 고양과 자기 위로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다이어트하는 사람들이 일부터 날씬해 보이는 거울이나 몸무게가 약간 덜 나가는 저울로 진행 상황을 평가하듯 (......)
190쪽
있는 그대로의 정확한 자기 인식이 우울증과 관련이 있다고 밝힌 연구도 있다.
191쪽
더 행복해지고 싶은가? 성공하고 싶은가? 그래서 자기계발서 구입에 관심이 많은가? 그렇다면 진짜 내 모습이 무엇인지에 대해 그만 고민하라. '진짜' 자기라는 말은 제발 잊어버려라. 그 대신 유연한 자기라는 개념을 받아들여라.
193쪽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지워지지 않는 펜이 아니라 언제든 지울 수 있는 연필로 써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위협은 기회가 되고 실패는 교훈이 된다.
■ 남녀 차이가 만들어내는 인식의 오류
225쪽
우리는 생물학적 차이가 가져오는 남성과 여성의 서로 다른 경험에 대해서는 거의 고려하지 않는다. 성별에 따라 남성과 여성은 어때야 하고 무엇을 잘해야 하는지, 서로 다른 규범에 노출되거나 우리 사회에서 남성 대 여성으로 길러지면서 겪게 되는 성별과 상관없는 차이는 쉽게 간과하고 있다. 이처럼 남자 아이들과 여자 아이들이 어린 시절을 보내는 서로 다른 방법과 활동이 특정한 인지 기술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주거나 그렇지 않으면 독서처럼 다른 좋은 습관을 발달시키는 데 방해가 되기도 한다.
238쪽
사회적 기대에 이끌려가지 않겠다고 스스로 다짐할 때, 혹은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도울 때, 지금까지 사회적 기대라는 그 목발에 얼마나 생각 없이 의지해왔었는지 깨달을 것이다.
■ 그 남자, 그 여자가 사랑에 빠진 진짜 이유
254쪽 (근접성, 익숙함)
익숙함은 장소와 매력의 상관관계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되며 사랑이라는 감정을 좌우하는 또 다른 요소다.
256쪽 (상호주의)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마음을 열고 가까이 다가가기가 쉽다.
258쪽 (장애물)
금지된 관계와 비밀 공유가 감정에 취해 서로 들뜨게 만들었던 것이다.
258쪽 (비슷한 점)
아주 사소한 사건에라도 자신과 비슷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과 우리는 순간적인 유대감을 느낀다.
267쪽
카필라노 다리Capilano Suspension Bridge(위키피디아)에서의 실험 결과에 의하면 그 반대다. 신체적 흥분이 감정을 앞서기도 한다.
274쪽
사랑이 어디서나 꽃필 수 있다는 것은 사실 축복이다. (......) 장소, 익숙함, 상호주의와 같은 평범한 요소들이 사랑이라는 감정을 좌우하기 때문에 거의 모든 곳에서 사랑이 꽃필 수 있는 것이다.
276쪽
틀어진 관계의 핑계가 되는 남녀에 대한 고정관념 또한 없애야 한다. "도대체 여자들은 왜 그래?", "그 사람도 어쩔 수 없는 남자니까", "남자들은 원래 다들 그래", 이런 빤한 말들은 당신이 그렇다고 믿을 때에만 진실이다. 그런 말들은 위지윅에서 나온 과장일 뿐이다.
■ 누구를 미워할지 결정짓다
286쪽
차별은 단지 증오 때문만이 아니다. 그 반대로 생각하는 것, 즉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차별 따위는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위지윅으로 인한 또 다른 오해일 뿐이며 자신의 좋은 점만 보고 싶은 마음일 뿐이다.
287쪽
'우리'를 좋아하는 감정이 '그들'을 싫어하는 감정만큼 문제가 될 때도 있다.
292쪽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가끔 자기보다 못한 사람을 비교 대상으로 삼는 것처럼 외집단을 깎아내려야 내집단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으니까 말이다.
점 그림 실험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쉽게 편을 가르는지 알 수 있다. 하루는 너무 짧고 만나는 모든 사람을 세심하게 챙기기에는 세상 사람이 너무 많다. 사용할 수 있는 정신적 에너지가 한정되어 있을 때 편 가르기는 그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이다.
(......) 하지만 지나친 범주화의 부작용 또한 존재한다. 하나는 서로 비슷한 사물들의 차이를 과장하게 되는 것이다. (......) 지나친 범주화의 두 번째 부작용은 그룹 내에 존재하는 차이를 쉽게 인식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 여기서의 교훈은 사람들에 대한 인식도 사물에 대한 범주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첫째, 사람들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편을 가른다. 둘째, 그 편 가르기는 다른 편과의 작은 차이를 크게 만들고 같은 편 내의 큰 차이를 간과하게 만든다.
319쪽
인종이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할 기회가 생기면 말과 행동을 조심하느라 쓸데없는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라. 아무리 의도는 좋았다 해도 상대방에게 불안이나 관심 부족,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인상을 주게 될지도 모른다. (......) 긍정적인 결과를 얻기 위한 상호작용이 부정적인 결과를 방지하기 위한 상호작용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이미 증명되었다. 부정적인 결과를 방지하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쏟으면 결코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없다.
321쪽
진짜 문제는 우리가 어떤 주의자인가 아닌가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사회적 범주화에 따른 편견을 뛰어넘기 위해 노력할 의지가 있는가이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든 그럴 만한 정신적 에너지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가이다.
(......) 그러므로 주저하지 말고 자기 자신에게 다음과 같은 어려운 질문을 던져라. '그 사람이 나와 많이 다른 사람이었다면 내 반응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혹은 '내가 아는 사람들이 그 사고를 저질렀다면 그 사고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을까?'
(......) 충분한 휴식을 통해 편견을 인식할 수 있는 인지 능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에 충분한 시간을 갖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않도록 상대방만의 특징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
(......) 또한 삶의 방향을 좌우하는 것은 개개인의 변치 않는 성격이 아니라 바로 상황이다.
■ 에필로그
324쪽
그래야 서론의 요지를 가장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상황의 힘을 이해한다고 해서 반드시 '도덕적으로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단지 다양한 목적을 성취하는 데 더 '능력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 PS
187쪽
믿기 힘들 수도 있겠지만 통계학적으로 분석해보면 플로리다에는 이상하게도 '플로렌스'라는 이름의 여성이 많고 조지아에는 '조지아'가, 루이지애나에는 '루이스', 버지니아에는 '버지니아'가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많다. 또한 데니스Dennis와 데이즈Denise는 다른 사람들보다 치과 업계Dentistry에 종사할 확률이 높고, 래리Larry와 로라Laura는 변호사Lawyer, 조지George와 제프리Geoffrey는 지구과학자Gastroenterology가 될 확률이 높다.
[네이버 책] 무엇이 우리의 선택을 좌우하는가 - 샘 소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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