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쪽
행위는 역사를 이루는 데 필수적이지만 문화를 짓는 힘은 아니다. 전쟁이 아니라 축제가, 무기가 아니라 장신구가 문화의 기원이다. 역사와 문화는 똑같은 삼각형들처럼 합동이 아니다. 목표에 도달하는 곧은 길이 아니라 본선에서 갈라지는 길들, 탈선하는 길들, 에움길들이 문화를 짓는다. 문화의 핵심 본질은 장식적이다. 문화는 기능성과 효용성의 바깥에 정착해 있다. 모든 목표와 효용으로부터 해방된 장식을 통해 삶은 자신이 생존 그 이상이라고 완고히 주장한다.
28쪽
우아함과 아름다움의 장소는 의식적 노력의 바깥에 있다. ...... 연습의 최종 목표는 의지가 단념하고 물러나는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다. 명인은 연습을 통해 의지를 떨쳐낸다. 명인의 솜씨란 무위다. ...... 행복한 손은 의지와 의식이 없다.
35쪽
지금 드러나고 있듯이, 행위 강제, 더 일반적으로 삶의 가속은 효과적인 지배 수단이다. 오늘날 혁명이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면, 어쩌면 그 이유는 우리가 생각할 시간을 갖지 못한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시간이 없으면, 깊은 호흡이 없으면, 같음이 지속된다. 자유로운 정신이 절멸한다.
88쪽
오늘날 우리는 우리가 가진 최고의 힘들을 삶을 연장하는 데 쓴다. 그러는 동안에 실은 삶이 생존으로 축소된다. 우리는 생존하기 위해 산다. 건강 히스테리와 최적화 열광은 만연한 존재 결핍에 대한 반사 반응들이다. 우리는 존재 결핍을 벌거벗은 삶의 연장을 통해 벌충하려 한다. 그러면서 집약적인(강렬한) 삶에 대한 감각을 완전히 상실한다. 집약적인 삶을 더 많은 생산, 성과, 소비와 혼동한다. 그러나 이것들은 생존꼴들일 따름이다.
148쪽
초기 낭만주의자들이 보기에 자연은 놀이다. 자연은 목적과 효용으로부터 자유롭다. 무위야말로 자연의 본질적 특징이다. ...... 또한 참된 언어는 목적을 위한 수단이 아니다. 소통 수단이 아니다. 참된 언어는 자기를 가리키며 자기와 논다. 참된 언어는 말하기 위해 말한다. 시를 지을 때, 참된 언어는 모든 효용으로부터 해방된다. 참된 언어는 노동하지 않는다.
68쪽
"가능하다"라는 단어 자체가 "좋아하다"에서 유래했다.
69쪽
'보살피다'라는 단어는 '아름답다'에서 나왔다.
146쪽
어원을 따지면, "자유롭다"는 말은 친구들과 함께 있다는 뜻이다. 독일어에서 자유를 뜻하는 Freiheit와 친구를 뜻하는 Freund는 둘 다 인도게르만어 어근 fri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 어근은 "사랑하다"를 뜻한다. 자유는 우호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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