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꾸고 싶은데, 바꿀 수 있을 것 같은데, 바꿔야 하는데,

또 그대로다.

근래 나의 '바꿀' 상대는 절주.

20대에 자기계발서에 열 올리듯 유튜브의 썸네일에 홀렸다.

건진 걸 적어본다.

유튜버는 장동선. 뇌과학자다.

뇌과학자. 무엇에 집중하여 얻은 학위인지 1도 아는 게 없으나,

파시즘에 파김치처럼 절여진 나는 과학자라니 덮어놓고 신뢰하오, 한다.

 

제목이 걸려 있다.

인생 안 바뀌는 이유, 뇌의 한계 때문?

뇌과학자가 뇌를 말하니, 아무렴, 눌러야지.

그래도 제목에 건 내용을 읊는다. 이 정도면 정직한 유튜버.

뇌의 한계, 의지와 노력의 부족 때문이 아니라는 설명. 그렇다면 뭐 때문?

첫째, 상황.

둘째, 다른 데 써버려 바닥난 인내심.

셋째, 마음이 동하지 않음. 머리로만 알고 있음.

 

그렇다. 소기의 목적 달성. 

따듯한 뇌과학자 같으니라구. 

나의 의지박약 탓이 아니라는 위로 받기, 성공해 버렸다.

 

'둘째'는 알고 있던 이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나의 인내심은 바닥이 보일락 말락.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역시 간당간당. 

퇴근 이후에도, 주말에도, 절주는 매번 고난이도다.

 

이런. '셋째'도 짐작하던 터.

중독의 특성일 수도 있겠다.

끊어야지 싶지만 완전히 끊고 싶진 않은 마음.

줄여야지 싶지만 꼭 줄어야 하나 싶은 마음. 

절실함의 부족인지, 자가합리화의 일환인지, 그저 알코홀릭 증상인지.

 

희망은 '상황'.

상황을 만들면 바뀔 수 있다는, 

마음을 다잡는 것보다 바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결론.

지지난주 주말. 상황을 조작하려는 시도를 벌였다.

거실을 서재로, 남편 방을 침실로, 내 방을 옷방으로, 

화장실 달린 침실을 소파에 널브러져 넉 놓고 TV 보는 방으로 세팅했다.

남은 상황은 술친구인 남편의 언과 행이 채울 판이다.

나의 언과 행 또한 남편 앞에 떡하니 상황으로 놓이겠지.

인생 술친구가 무슨 상황을 선사할지.

지금까지 무진장 좋았는데, 

이제와 다른 상황을 기대해야 하나.

이제는 다른 상황을 제공해야 하나.

우리, 차tea친구 할까?

비웃음 금물.

 

 

장동선의 궁금한 뇌 - 동기부여 영상 따라해도 인생 안 바뀌는 이유 뇌의 한계 때문?

 

<룬샷> 사피 바칼 저. 흐름출판 펴냄.
<스위치 크래프트> 일레인 폭스 저. 김영사 펴냄.
<스위치> 칩 히스 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https://youtu.be/QBCKki_PFKo?si=dxPKC6HI_fNGQynU

 

Posted by 몽자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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