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배신 - 앤드류 스마트


43쪽
스티브 샘슨 교수는 이 작은 위기를 해결하고자 루마니아 기업을 방문했다. 덴마크 관리자들은 컴퓨터 도입 후 일을 두 배로 처리할 수 있게 됐는데도 작업량을 늘리지 않으려는 루마니아 직원들을 이해할 수 없었고, 루마니아 직원들은 컴퓨터 도입으로 일을 두 배나 빨리 처리하게 됐으니 작업량을 두 배로 늘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덴마크 관리자들을 제정신이 아니라고 여겼다.
이는 어떻게 보면 나라 간의 문화적 차이를 보여주는 일화지만, PC처럼 노동자들의 근로시간을 줄여줄 듯 보이는 기술이, 사실은 오히려 노동자들의 여가시간을 줄인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일화이기도 하다.

47쪽
이 실험은 멀티태스커들이 불필요한 정보를 걸러내는 능력이 떨어지고, 본인이 신경 써야 하는 과제와 무관한 과제에 지나치게 집중력이 분산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 현대 정보통신 기술은 문자 그대로 인간을 더 멍청하게 만들 수도 있다.

56​쪽
하지만 현대인들은 특별히 원하지도 않는 것들을 사기 위해 딱히 즐겁지도 않은 직장에서 극도로 열심히 일해 장기적으로 건강을 해쳐야 할 의무라도 있는 것처럼 느낀다. 이는 자유시장 자본주의의 폐해다. 정치인, 경영자, 은행가들은 자유시장 자본주의를 인간이 마땅히 지켜야 하는 궁극의 사회조직 형태인 것처럼 주장한다.

63쪽
현재 과학자들이 알고 있는 것은 두뇌의 가소성이 생애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아무리 나이가 든 사람일지라도 새로운 악기, 외국어, 삶의 방식을 바꾸는 법을 배우기에 늦지 않았다. 아무리 나이가 들었을지라도 학습한 내용에 따라 두뇌가 바뀌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성인들에게 스트레스가 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두뇌 건강에는 긍정적인 의미가 된다.

70쪽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조용한 장소 또는 편안한 장소를 찾아가 하늘을 처다보고 한동안 멍하게 지내면서 쐐기앞소엽이 어떤 일을 벌이는지 두고 보는 것이다.

79​쪽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의 과잉 활동과 과소 활동이라는 양 극단 사이에는 행복과 신체 건강과 창의성을 증진하는 최적의 균형 상태가 존재한다. 이 최적의 균형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다행스럽게도 최적의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활동 수준을 달성하는 유일한 길은 과제 수행 활동에서 벗어나 베개를 베고 누워서 푹 쉬는 것이다. 훌륭한 예술 작품을 감상하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낙서를 끼적이는 것이 이러한 과정을 촉진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 사회에서는 게으름이 죄악으로 낙인 찍힌 탓에, 한가롭게 쉬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많다. 한가롭게 쉬는 것을 죄악시하는 오류에서 벗어나려면, 게으르게 살 권리를 이해하고 옹호하며 요구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한가롭게 지내는 것이 좋은 삶good life의 전제조건이라는 점을 배워야 한다. 그리고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활동이 왕성할 때 두뇌에서 일어나는 놀라운 통찰이 일부 사람에게서만 이례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닌,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뇌의 배신 - 앤드류 스마트 (런던 빅벤 시계탑, 노이즈, 그레이스케일)


93쪽
1875년에 태어나 1926년에 사망한 독일의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당시 시대에는 맞지 않는 섬세한 인간이었다. ......
이때 역사상 처음으로 사무실, 공장, 가정에 시계가 보급됐다. ......
릴케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것이 자신의 창작에 극히 중요한 활동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
신경과학의 관점에서 설명하면, 릴케는 내측 전전두엽피질이 본인이 절대 자각하지 못하는 내용이 잠재된 두뇌 부위인 해마와, 신피질이 보내는 이미지와 연상을 받아 자아에게 보고하도록 허용하는 법을 배웠다고 할 수 있다.

101쪽
현재 미국의 문화는 아동 개발 최적화에 집착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타인이 부여한 목표가 없이 성장하는 것이 두뇌 개발에 필수라는 과학적 증거들이 갈수록 더 많이 나오고 있다. 
...... 게다가 이렇게 어릴 적부터 활동에 내몰리는 아이들은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한다. ...... 주어진 온전한 자신의 시간 앞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아이들은 교사나 부모의 승인을 받은 디지털 기기에서 다시 외부 자극을 찾는다.

110쪽
복잡한 자기조직화 시스템은 '비선형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다수의 요소들로 구성되는데, 이러한 요소들은 집단행동을 보여주고, 환경과 에너지나 정보를 교환함에 따라 내부 구조와 활동 패턴을 쉽게 바꿀 수 있다.' 이러한 자기조직화 시스템의 예로는 공기대류, 난류, 해안선, 두뇌가 있다.

124쪽
권력자는 삼림계와 인간계가 외부 행위자가 통제할 수 없는 자기조직화 시스템이라는 과학적 사실을 피해갈 수 없다. 이러한 자기조직화 시스템에 자연적으로 내재한 파동과 복잡성을 생산성 증진이라는 명목 하에 억압하는 것은 언제나 혁명이나 위기, 붕괴를 초래한다.

133쪽
아인슈타인이 지적했듯, 인간은 각자 자신만의 질서와 구조에 따라 원하는 대로 시간을 보낼 자유를 가져야 한다.

169쪽
식스 시그마 운동은 인간을 로봇처럼 본인의 생각을 거의 개입시키지 않아 행동의 변이가 거의 없기에 예측가능하고, 오류를 저지를 확률이 낮은, 효율적인 노동자로 만들고자 시도한다. ......
사람의 뇌는 실제로 변이를 추구하고, 또 이를 활용한다. 사람은 새로운 경험을 할 때마다 뇌가 바뀔 수밖에 없다.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경험을 한 다음 쉬고 있을 때 더 근본적이고 확고한 변화로 안착한다. 인간이 쉬는 동안 뇌는 흡수한 정보를 응고하고 자아로 통합해, 경험에서 의미를 도출한다. 이러한 과정은 각 인간마다, 각 경험마다 다르게 일어난다. ......
인간의 자연적이고, 비선형적이고, 유동적이고, 종종 예측 불가능한 측면은 기업에게 문제다. 최고경영자들은 확실성과 예측성을 갈망한다.

171쪽
인간을 로봇처럼 일하게 하면서, 동시에 인간이 창의성을 발휘하게 할 수는 없다.

176쪽
변이를 줄이는 것은 여러 자연계에 유해한 결과를 초래한다.

177쪽
과학은 인간 정신 해방이라는, 예술과 똑같은 목적을 지닌 창의적 행위다.


[네이버 책] 뇌의 배신 - 앤드류 스마트

 

뇌의 배신

세상을 바꾼 위대한 아이디어의 숨은 공신은 게으름과 나태함이었다!우리는 고도로 발전된 현대사회를 살아가고 있지만 아직도 노동환경은 그리 나아지지 않았다. 기술의 발전은 오히려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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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몽자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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