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조 커플의 사기극

 

10대 초반의 남자아이들을 상대로 인터넷 채팅을 통해 성관계를 빙자해 접근한 뒤, 그 집에 침입해 재물을 강취한 사건이 있었다. 2인조 범죄자도, 피해자도 모두 10대다. 논산, 안양, 대전, 대구 등 전국에 걸쳐 10 2인조 커플이 벌인 연쇄 사기·강도사건의 전모가 얼마 전 한 초등학생으로부터 밝혀졌다.

 

담당 형사  논산경찰서 강력1  曰 한 날 어머니가 외출 준비 중에 귀걸이랑 목걸이를 하려고 봤는데 1,200만 원어치가 넘는 귀금속이 전부 없어진 거다. 아이들한테 아는 바가 없는지 물었더니 그제서야 아들이 실토해 사건의 진상이 드러났다.

일행인 남자애는 일단 아파트 계단 쪽에 숨어 있는다. 초인종을 눌러 여자애 혼자 온 줄 안 피해자가 안에서 문을 열어 주면, 여자애가 먼저 집 안으로 들어가 동태를 살핀다. 초등학생 혼자만 있는 게 확인되면 잠깐 슈퍼에서 스타킹을 사 오겠다는 등의 얘기를 하고 다시 현관문을 연다. 그때 남자애가 들이닥치는 거다.

자기를 여자애 친오빠라고 속이고는 지금 자기 동생하고 뭐 하려고 했느냐, 성관계하려고 한 거냐, 부모님께 다 이르겠다, 이렇게 겁을 준다. 겁 먹은 초등학생을 화장실로 몰아넣고, 그사이 집 안의 귀금속을 챙겨 달아나는 수법이다. 범행 현장을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 피해자를 계속 데리고 다니면서 감시하고 협박까지 한다.

지금까지 확인된 바로는 항상 거의 똑같은 식이었다. 현재 8건에 피해액 8천만 원 정도로 보고 있는데, 아마 확인되지 않은 범행이 추후 더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2인조 남녀 커플은 어떻게 매번 초등학생만 혼자 있는 집을 골라 찾아갔을까?

안에 있던 초등학생들은 왜 순순히 그들에게 문을 열어 줬을까?

그리고 피해 아이들은 왜 이날 있었던 일을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비밀로 묻어 뒀을까?

 

부모가 집은 비운 사이, 10대 초반의 남자아이들이

성적 호기심에 여자를 집에 불러들였다가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012

 

A   10, 조건사기단  曰 솔직히 가능할까 싶었는데, 너무 쉬워서 나도 사실 깜짝 놀랬다. 초등학생들도 요즘 음란물 같은 걸 많이 봐서 그런지 성관계를 하고 싶단 생각을 꽤 하나 보더라. 채팅 사이트에서 집 나온 가출 소녀라고 소개하면, 본인 집안의 사소한 것까지 의심 않고 술술 다 얘기한다. 집도 알려 주면서 집 어디니까 오라고, 걔네들이 먼저 스킨십 경험에 대해 물어보면서 그런 제안를 한다.

 

범죄의 미끼가 된 건 가출한 지 1년 됐다는 올해 16, 이제 겨우 중학교 3학년인 B 양이었다. B 양은 왜 이런 일에 동의했을까?

 

B 양  16세, 조건사기단  曰 처음엔 겁도 좀 났지만 돈은 없는데 할 줄 아는 게 없으니까 같이 하게 됐다. 알바도 부모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지금 내 나이로는 아무 데서도 안 받아 준다. 대부분 잘 데 구해 보려고 채팅하다 만난 사람들인데, 다 거기서 거기다. 좋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그냥 한 번 성관계 하고 버리는 그런 존재로 취급할 뿐이다.

 

A   10, 조건사기단  曰 나이 같은 건 따지지도 않고, 채팅방에 한 100명 정도가 막 몰려온다. 솔직히 빨리 잡혔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경찰에 쫓기고 감옥 갈 생각하면 매일매일 겁났다.

 

검은 손의 정체 - 조건만남

 

조건만남의 실태

 

18살 가출 소녀를 가장해 가출 청소년들이 많이 이용한다는 채팅 사이트에 접속했다. 가정이 있는 멀쩡한 회사원부터 일찍 성에 눈을 뜬 초등학생까지, 직업과 나이를 불문하고 수많은 남자들의 접근이 쪽지로 쏟아졌다. 모두 대화를 요청하는 남자들이다. 가장 많이 등장하는 문구는 'ㅈㄱ'. 조건만남을 뜻한다. '1:1대화'를 수락하는 순간, 조건을 확인하는 노골적인 질문들이 쇄도한다.

 

얼마?  |  미성년자?  |  시간은?  |  안 되는 거 없이 다 돼?  |  학생?   |   두 시간 동안 가능해?   |   횟수 상관없이?  |  사진 없어?  |  못생겼어?  |  옷은?  |  뭐 입고 나올 거야?

 

01234

만남은 신속하게 이뤄졌다.

 

C   38, 회사원  曰 어제 친구가 스마트폰으로 채팅하는 걸 봤다. 요즘 이런 게 있다면서 보여 주더라. 조건 하겠냐고 하면서 아무한테나 막 거는 거다. 2시간 정도 지나서 그 친구랑 다시 통화를 했는데, 여관에 갔다 왔다고 하더라. 그래서 호기심에 덩달아 어플을 한번 깔아 봤다.

친구 하는 거 보니까 대부분 미성년자를 찍고 나서 점점 나이 많은 순으로 찍어 나가더라. 20대 중반 넘어가면 안 찍는다. 아까 그분 만날 때 미성년자인 걸 알긴 했는데, 크게 신경 쓰진 않았다. 솔직히 말해, 같은 금액이면 어린 친구가 더 낫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하고는 있었다.

 

그에게서 죄의식은 찾아볼 수 없었다.

 

D   27, 회사원  어떻게 만났나? 연락해서 만났다. 조건만남인가? 아니다. 그냥 만나자고 해서 만난 거다. 조건만남 아닌가?  아니다. 미성년자인 줄 알고 만나지 않았나? 오늘 일찍 끝나서 여자 생각이 나길래 채팅하다 보니 저분이 걸렸고, 그래서 온 것뿐이다. 아무 증거도 없지 않나? 돈을 건네지도 않았고, 아직 여관에 들어가지도 않았다!

 

처음부터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고 말하자, 18살 가출 소녀와 조건만남을 하려 한 건 맞지만 아직 거래가 성사되지 않은 만큼 문제가 될 건 없다며 끝까지 당당한 태도로 일관했다.

 

하룻밤의 대가

 

모텔로 간 남녀 앞에 여자의 오빠라는 사람이 들이닥친다.

 

최정기  서울 중랑경찰서 강력3팀 팀장  曰 남자 셋이 현장을 덮치는 식으로 들어가서 윗옷을 벗으라고 하고는 흉기로 상체를 쭉 내리긋고, 무릎을 꿇려 허벅지를 여러 차례 찍는다. 미성년자인 여동생에게 몹쓸 짓을 했다며 남자를 폭행, 협박한 다음, 민원서류 발급기 앞으로 끌고 간다. 가족관계 증명서 등의 개인 정보가 담긴 서류만 있으면 즉석에서 서류심사만으로 대출이 가능하다는 걸 알고 범행을 저질렀다.

 

미성년자와의 성관계 때문에 경찰 신고가 두려웠던 남자10대 소녀와의 하룻밤 대가로 대출까지 받아 1,600여만 원을 건넸다. 이른바 조건사기단, 그들은 모두 10대였다. 아이들은 가출한 다른 또래에게서 배운 대로 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E   16, 가출 소녀  曰 돈은 오빠들 셋이서 나눠 갖고, 내가 따로 받는 건 없다. 오빠들은 그 돈으로 옷도 사고 놀러도 간다. 자기들 옷부터 신발까지 풀로 맞출 때, 내 꺼 한두 개 정도 같이 사 준다. 그래도 집에 갈 생각은 없다. 전에 가족들한테 집에 들어간다고 돈만 받고 안 들어간 적이 많아, 엄마도 다른 가족들도 더 이상 날 믿지 않는다.

뭘 하든 돈이 필요한데 마땅히 구할 데는 없으니까, 막막해서 손목도 몇 번 그었다. 알바를 한다 해도 한 달 뒤에나 받을 수 있고, 그동안 지낼 데도 없을 때였다. 조건만남 같은 건 상상도 못하고, 몇 주 간 먹여 주고 재워 줄 테니까 오라고 해서 갔는데 잡힌 거다. 무엇보다 잘 곳이 필요했기 때문에 잘 곳을 내준 오빠들의 제안을 거부할 수 없었다.

 

F   18, 가출 소녀  曰 가출 일행을 찾아볼까 싶어 채팅을 하는데, 어떤 남자가 키알 하겠냐며 말을 걸었다. 그게 뭔지 물었더니 키스하면 5만 원을 준다는 거다. 그때 5만 원이면 엄청 큰 돈이라 요구에 응했는데, 그게 키스만을 말하는 게 아니었다. 갔다 와서 엄청 울었다. 뭐 때문에 울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서러웠다. 설명하기는 좀 그렇지만 나이 많은 사람들이 그러더라. 어린애들이 더 좋다고.

 

잠자리는 거리로 나선 소녀들에게 언제나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숙제다. 이런 절박함 때문에 소녀들은 추악한 욕망의 덫에 걸려든다. 미성년자인 걸 뻔히 알면서도 그냥 돌려보낸 어른은 없었다고 한다.

 

조건만남으로 유인한 뒤 미성년자와의 성관계를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어내는, 이른바 10대 조건사기단이 검거됐다는 소식이 최근 하루가 멀다 하고 전해진다. 아르바이트를 해서는 도저히 만질 수 없는 큰 돈을 벌 수 있는 데다, 피해 남성들 역시 미성년자 성매매 사실 때문에 신고조차 하지 못하니 가출한 청소년들에게는 가장 확실한 돈벌이로 통하는 거다. 가출 소녀들에게 잠자리는 생존 그 자체다. 검은 손은 바로 그 점을 노리고 있다.

 

검은 손의 정체 - 매매단

 

2010년 개정된 아동청소년성보호법청소년에게 성매매를 제안만 해도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남기지 않고 도움을 주겠다며 접근하는 이들의 비열한 의도를 걸러내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거리의 소녀를 찾는 어른들이 노리는 건 단지 하룻밤만의 쾌락만은 아니었다. 끈질긴 추적 끝에 미심쩍은 한 업소를 찾아냈다. 감춰진 방안에 숨어 있던 10대 도우미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담당 형사  인천 남부경찰서 조직범죄수사팀  曰 벽을 깨고 화장실에 들어가 보니,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돌려야만 들어갈 수 있게끔 비밀 통로로 연결된 밀실을 만들어 놨더라. 그 안에 청소년 200여 명이 숨어 있었다. 12명씩을 태운 승합차 20대 정도가 있다고 보면 얼추 맞다.

 

대개는 중3, 2, 1, 2까지 전부 미성년자다. 가출해서 돈이 아쉬운 애들을 합숙시키면서 시간당 25,000원을 받아 오면 10,000원을 소개비라는 명목으로 공제하는데, 실질적으로 갈취나 앵벌이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지난해 이 일대 보도방 업주 9명을 구속, 노래방 업주 16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을까?

 

우리는 노래방도 잘 아는 사장님네검증된 데만 들어가.  |  19살 언니들이 한 다섯 명은 있을 걸?  |  출장 아세요, 혹시?  |  연락 오면 한 번 나가고 연애 한 번 하고 오시고, 뭐 이런 거에요.  |  15만 원? 한 번 할 때 20? 1,000은 금방 땡기죠.  |  미성년자는 저희가 다 포장을 해서 데리고 가죠.  |  신분증 검사도 안 하고, 또 우리가 따로 잡아 놓은 모텔도 있고.

 

가출 소녀들에게 수상한 알바를 제안하는 검은 손의 존재는 여전했다. 한 번 통화를 하고 난 뒤에는 집요하게 연락 왔다.

 

담당 형사  인천 남부경찰서 반장  曰 묵비권으로 일관했다. 일절 진술을 거부했다. 현장에서 돈이 오간 명확한 증거 확보가 전혀 안 됐기 때문에 처벌은 물론 강제구인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남윤인순  국회의원  曰 가출청소년들은 굉장히 약자다. 이런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해 성매매가 이루어졌는지 아닌지를 따질 것이 아니라, 성적 유인행위 자체만으로도 처벌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10대가 10대를

 

한 상담센터가 2009년부터 3년 동안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가출 소녀 4명 가운데 1명이 성매매를 경험한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성매매 중 상당 부분이 그녀들과 같이 거리를 떠돌고 있는 또래 집단, 이른바 가출팸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거다. 소녀를 노리는 검은 손은 어른들만이 아니다.

일찌감치 가출해 소년원도 다녀왔다는 F 군과 G 군은 가출팸이 아니냐는 질문에 강한 거부감을 보인다.

 

F   가출 소년  曰 뉴스 못 봤나? 남자 세 명이서 여자 하나 돌리다가 잡힌 거. 소년원에 있을 때 가출팸 들어오면 패 주려고도 했다. 그에 비해 우린 정말 착한 거다. 우리만 특별한 거다. 그런 애들 같은 경우엔 그냥 여자를 가지고 노는, 이용하는 것뿐이다. 본인들 살려고 '조건' 해서 돈만 벌면 그만이라 생각한다.

 

G   가출 소년  曰 일단 그런 가출팸을 만나면 힘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여자애들은 그야말로 인생 망치는 거다. 가출했는데 도와줄 사람이 어딨겠나. 그렇다고 경찰서에 신고를 하겠나? 그냥 고스란히 당하는 거다. 그게 현실이다.

 

이들은 다른 가출팸에 있다 얼마 전 빠져나온 두 소녀와 함께 지내고 있다고 했다. 가출팸을 옮겨다니는 건 흔한 일이라고 한다. F 군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이전 가출팸에서 새로 온 H 양을 찾는 전화다.

 

F   가출 소년  曰 여자애가 자기네 팸에 있다가 우리한테 오니까 화가 나서 전화한 거다. 2차를 뛰려면 나이 어린 애가 필요하니까 H를 찾는 것 같다. 나이가 어릴수록 돈이 많이 들어온다. 그 애들이 중간에서 돈 받아 먹고 여자애들한텐 하나도 안 주고, 먹여 주고 재워 주는 게 전부다. 여자애들이 집에 있으면 도망가지 못하게 감시한다. '돈줄'이라고 생각해서다. 말 그대로 노예. 원하지 않아도 가라고 하면 가야 된다. 안 간다고 하면 쫓겨나거나 감금시키니까 선택권이 없다. 사창가 같은 데 팔아넘기기도 한다. 잘 데 없는 여자애들은 널렸다. 인터넷 조금만 뒤져 보면, 전화 한 통 만에 만날 수 있다. 잘 데 없고 돈 없는 애들이 진짜 수두룩하다.

 

H 양은 F , G 군과 함께 모텔에서 지내고 있다.

 

H   17, 가출 2년째  曰 언니들이 집단으로 조건만남 성매매를 시킨 적이 있다. 카페에서 가출팸을 찾다가 언니들이 재워 준다고 오래서 갔더니, 처음 이틀 정도는 잘해 주더라. 그러다 3일째 되니까 잠깐 어디 좀 같이 가자고 해서 갔는데, 모텔이었다. 안을 보니 어떤 아저씨가 옷을 다 벗고 앉아 있었다.

거부의사를 밝히진 않았나? 다른 여학생은?  너무 싫어서 도망치면 문 바로 앞에서 감시하고 있던 언니들이 잡아끌고 쓰러질 정도로 때린다. 새벽에만 거의 6~7번씩 반복됐다. 그 팸에선 늘 나만 조건만남에 끌려다녔다. 화장시키고, 완전 높은 구두 신기고, 짧은 치마에 이상한 옷 입혀서 모텔로 데려간다.

돈은 커녕 밥도 안 준다.

탈주하다시피 겨우 무리를 빠져나왔는데, 쉼터에서 만나 알게 된 언니가 나를 또 보도방 업자에게 넘겼다. 지금 같이 사는 오빠들의 도움으로 거기서 나올 수 있었던 거다.

세균성 클라미디아라는 성병에 걸린 적이 있다. 골반이 계속 아파서 병원에 가니까, 그대로 방치하면 골반염이 전이될 수 있고 세균이 위로 올라가서 뇌로 침투할 수 있다는 둥 뭐 그런 말을 하더라. 15살 때였다.

 

I   15, 가출 소녀  曰 당장 잘 데도 없는데 돈 벌어야 되지 않냐, 진짜로 하는 것도 아니고 사기만 치는 거다, 그러면서 언니들이 한 번만 하라고 해서 같이 갔었다. 내가 먼저 들어가 있으면 중간에 오빠들이 들어와서 지금 내 동생이랑 뭐 하는 거냐, 경찰에 신고 안 할 테니까 돈으로 달라, 그렇게 해서 돈을 뜯어냈다. 20살짜리한테 1,000만 원 뜯어서 한동안 잘 지냈다. 돈은 오빠들이랑 언니들이 나눠 갖는다. 그냥 당연하다는 듯이 그렇게 가져갔다.

돈을 벌려면 또래 남자들의 보호가 필요하다는 것도 언니들이 일러 준 거리의 생존법이다. 여자끼리 하면 위험하니까 남자가 있어야 된다. 사기 칠 때도 아저씨들한테 맞을 위험을 오빠들이 다 무릅쓰고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몸을 밑천으로 살아가는 생활에 소녀들도 조금씩 익숙해져 갔다.

 

F   19, 가출 소년  처음이 어렵지, 여자애들도 나가서 한 번 해보면 돈 쉽게 벌 수 있구나, 그냥 그렇게 생각한다. 어찌 보면 본인들도 즐기고 돈 버는 거다. 

 

문윤주  응급의학과 전문의  曰 전반적으로 영양수치가 많이 떨어진다. 위생상, 영양상 열악한 요소들이 겹쳐 면역기능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사후 피임약을 사 먹었다는 H의 뱃속에는 이미 두 달째 아이가 자라고 있었다.

 

H   17, 가출 2년째  아이를 함께 책임져야 할 아이 아빠로 짐작되는 사람이 있을까? 부모님께 이 상황을 말씀드리면 어떨까?  엄마도 19살 땐가 그때쯤 사고 치고 나를 낳은 거라서, 내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딸까지 그랬다고 분명 뭐라 할 거다. 그러면 어떻게 할 계획인가?  모르겠다.

 

앞날을 생각하면 머리가 하얘진다는 H에게 외면할 수 없는 깊은 고민이 시작됐다. 뱃속의 아기를 어떻게 해야 할 지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한 지금, H 곁에는 아무도 없다.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거리를 떠돌고 있는지 정확한 통계도 없는 가운데,

작년 한 해 가출신고가 접수된 청소년만 28,996명이다.

그중 60% 16,945명이 여자아이들이다.

 

비열한 거리에 뒤얽힌 먹이사슬의 가장 아래에서

소녀들은 때론 먹잇감으로, 때론 미끼로 살아가고 있다.

일부는 먹이사슬의 상층부로 오르기 위해 스스로 범죄자의 길로 접어든다.

전과가 9범이 넘는 10대 청소년이 작년, 3천 명을 넘어섰다.

 

 

비열한 거리 1 소녀를 노리는 검은 손 | 2013-04-06 | 그것이알고싶다 Link

 

Posted by 몽자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