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쪽
이 책에서는 자유 시장 이론가들이 '진실'이라고 팔아 온 사실들이 꼭 이기적인 의도에서 만들어 낸 것은 아닐지라도 허술한 추측과 왜곡된 시각에 기초를 두고 있다는 것을 밝히고자 한다. 즉, 자유 시장주의자들이 말해 주지 않는 자본주의에 관한 여러 가지 중요한 진실들을 이야기하는 것이 내 목적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반자본주의 성명서는 아니다. ...... 자유 시장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싶을 뿐이다.
21쪽
유럽과 북아메리카에서는 아동 노동에 대해 제대로 된 규제가 도입되기 시작한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 이전만 해도 사회적 지위가 있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아동 노동 규제를 자유 시장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이렇듯 시장의 자유는 아름다움과 마찬가지로 보는 이의 견해에 따라 달라진다. ...... 이렇게 똑같은 시장을 놓고서도 각자 입장에 따라 느끼는 자유의 정도가 다른 마당에, 그 시장이 얼마나 자유로운지를 객관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자유 시장이라는 것은 환상이라는 이야기다. 자유 시장처럼 보이는 시장이 있다면 이는 단지 그 시장을 지탱하고 있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는 여러 규제를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런 것일 뿐이다.
27쪽
이렇게 볼 때 공정 무역을 둘러싼 논쟁은 본질적으로 도덕적 가치판단이나 정치적 결정에 관한 문제이지 통상적인 의미의 경제학적 논쟁은 아니다.
29쪽
어떤 정책이 자유 시장 자본주의에 위배되지 않는 불가피한 국가 개입인지 아닌지는 견해 문제인 것이다. 과학적으로 엄밀하게 규정된 자유 시장의 경계라는 것은 없다.
특정 시장을 구분하는 신성불가침의 경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경계를 변경하고자 하는 시도 역시 그 경계를 지키고자 하는 시도만큼이나 정당한 것이다. 실제로 자본주의의 역사 자체도 시장의 경계를 둘러싸고 벌어진 끊임없는 투쟁의 역사였다.
30쪽
따라서 자유 시장 경제학자들이 시장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이유를 들어 특정 규제의 도입을 반대하는 것은, 그 규제를 통해 보호될 권리들을 부정한다는 자신들의 정치적 견해 표명에 불과하다. 물론 그들은 다른 사람들의 논리는 순전히 정치적인 반면에 자신들의 논리는 객관적인 경제학적 진실이라고 우기지만, ......
31쪽
시장은 객관적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는 것이야말로 자본주의를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43쪽
문제는 주주들이 기업의 법적 소유주이기는 하지만, 불행하게도 여러 이해 당사자 중에서 기업의 장기적 생존에 제일 관심이 없는 집단이라는 사실이다. 주주들이야말로 기업에서 가장 쉽게 손을 뗄 수 있는 사람들인 것이다. ...... 반면 노동자나 납품 업체 같은 다른 이해 당사자들은 해당 기업의 요구에 특화된 기술을 축적했거나 설비 투자를 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해당 기업에서 벗어나 다른 대안을 찾기가 훨씬 더 어렵다. 따라서 대부분의 주주들보다는 노동자나 납품 업체가 해당 기업의 장기적인 생존 여부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주주 가치 극대화가 경제 전체를 위해서는 물론이고, 해당 기업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51쪽
부자 나라에 사는 대다수 사람들의 생활수준은 자국 노동 시장에 대한 엄격한 정부 통제, 즉 이민 제한 정책에 따라 결정적으로 좌우된다.
53쪽
대부분의 부자 나라들이 받아들이는 이민자의 종류는 개발도상국 쪽에서 보면 '잘못된' 것일 수 있다. 일정액 이상의 '투자금'을 들고 오는 사람들에게는 거의 바로 이민 허가를 내주는 제도를 통해 국적을 '판매'하는 나라들도 많다. 이런 제도는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이 겪는 자본 부족 현상을 더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부자 나라들은 또 고학력, 고급 기술 소지자를 선호함으로써 개발도상국의 두뇌 유출을 심화시키기도 한다.
56쪽
한 개인이 받는 임금은 그의 가치를 완전히 반영하지 못한다. ...... 자신의 가치만큼 임금을 받는다고 할 수 있는 사람들마저 그들이 일하는 사회 경제적 시스템 덕에 그만큼의 생산성을 올릴 수 있는 것이지 단순히 개인의 뛰어난 능력이나 근면성만으로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
75쪽
인간 행동 동기의 복잡성을 잘 보여 주는 또 하나의 좋은 예는 '규칙대로 일하기'라는 합법적 파업 수단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것은 노동자들이 일을 하는 데 적용되는 규칙들을 모두 철저히 준수해서 작업에 드는 시간을 늘리는 투쟁 방법이다.
* work to rule. 한국에서는 '준법 투쟁'이라 부르기도 한다. 단체 행동이 금지된 공무원들이 민원인들이 기다리는데도 점심시간을 엄수한다든지, 택시 기사들이 모두 규정 속도를 절대 넘지 않고 운행을 한다든지, 생산 라인 노동자들이 모두 동시에 휴가를 낸다든지 하는 식으로 법을 어기지 않으면서 의사표현을 하는 방법이다.
92쪽
한편 노동 시장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금융투자자들의 입장에서 볼 때 노동자들의 고용, 해고 절차를 쉽게 하면 기업들의 구조 조정이 더 쉬워져서 당장 보기 좋은 대차대조표를 만들기가 용이해지므로 기업 매매가 원활해져 높은 금융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147쪽
다시 말하면 스위스 택시나 노르웨이 식당이 비싼 것은 그 나라의 노동자 임금이 높기 때문이라는 이야기이다. 노동자 임금이 싼 멕시코나 태국 같은 곳을 가면 이런 서비스 또한 싸진다. 반면 국제적으로 교역되는 TV나 휴대전화 같은 상품들은 부자 나라든 가난한 나라든 상관없이 기본적으로 비슷한 가격을 지불해야 살 수 있다.
150쪽
정리하자면 미국 평균 소득의 구매력이 높은 것은 많은 수의 미국 시민들이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무 조건을 견뎌 내기 때문에 생긴 결과이다. ...... 다시 말해서 같은 시간을 일했을 경우 미국인들은 경쟁국 국민들과 같은 생활수준을 누리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들은 떨어지는 생산성을 더 긴 노동 시간으로 보충하고 있는 셈이다. ...... 어떤 사람이 얼마나 긴 시간 일하느냐는 각자 노동과 여가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의 문제뿐 아니라 사회 보장 제도라든지 노동자 권리 보호, 노동조합의 영향력 등으로 결정되기도 한다.
153쪽
소득으로 얼마나 많은 재화와 서비스를 살 수 있는지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면 여가 시간의 질과 양, 직업의 안정성, 범죄의 공포로부터 해방, 의료 혜택, 사회 복지 등 '질 좋은 삶'을 구성하는 여러 가지 다른 요소들을 간과하기 쉽다.
156쪽
...... 많은 사람들이 아프리카를 서로 잘 구별도 되지 않는 나라들이 똑같이 무더운 기후, 열대병, 극심한 빈곤, 내전, 부정부패에 시달리는 땅덩어리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169쪽
게다가 여전히 이 문제들이 존재했고, 때로 더 심했던 1960년대와 1970년대에도 아프리카 국가들은 성장을 하고 있었다. 아프리카가 최근 들어 성장 실패를 경험한 주된 이유는 정책, 즉 구조 조정 프로그램이 강요한 자유 무역, 자유 시장 정책에 있다. ...... 어느 나라가 겪는 문제가 정책 때문이라면 문제는 더욱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아프리카의 진정한 비극은 만성적 성장 실패가 아니라 우리가 이런 사실을 지금까지 깨닫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175쪽
흥미롭게도 이렇게 정부 주도로 시작된 기업들 중 많은 수가 큰 성공을 거두었다. 전자 업계의 거인으로 이름이 알려진 LG는 1960년대에 섬유 산업에 진출하고 싶었지만 정부로부터 이를 저지당하고 대신 전선 산업에 뛰어들어야 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전선 회사가 바로 LG그룹 중에서도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LG전자의 전신이다. 1970년대에 한국 정보는 현대그룹의 전설적인 창업주 정주영 회장에게 조선업을 시작하라는 압력을 넣었다.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기로 유명한 정주영 회장마저 처음에는 주저했지만 당시 독재자이자 한국의 경제 기적을 주도한 박정희 장군이 직접 현대그룹을 파산시키겠다고 협박하자 마음을 고쳐먹었다는 일화가 있다. 그렇게 시작된 현대조선은 이제 세계에서 가장 큰 조선 회사 중의 하나이다.
183쪽
민간 기업의 유망주 선택만이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자유 시장 이데올로기에 묻혀 그 너머를 보지 못하면 결국 우리는 정부가 주도하는, 혹은 정부와 민간의 협력으로 추진할 수 있는 경제 발전의 거대한 가능성을 모두 놓치고 말 것이다.
204쪽
이렇게 볼 때 미국 경영자들은 너무 비싸다. 미국 노동자들은 경쟁국에 비해 15퍼센트밖에 더 받지 않는 반면에 CEO들은 적게는 두 배에서 많게는 스무 배를 받는다. 그럼에도 미국 기업들의 실적은 일본과 유럽 경쟁사들과 비슷하거나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207쪽
시장은 비효율적인 관행을 저절로 사라지게 만드는 힘이 있지만, 이는 아무도 시장을 자기 마음대로 조종할 수 없을 때에만 가능한 일이다. ...... 노동자들은 계속되는 임금 하락 위협, 간단해진 해고 절차와 정규직을 대체하는 임시직의 증가, 그리고 지속적인 다운사이징 등으로 압박을 받는 반면에 경영자들은 이렇게 해서 창출한 추가 이윤을 주주들에게 분배해서 그들이 경영진의 과도한 보수를 문제 삼지 않도록 한다. 주주들의 입을 막기 위해 배당금을 극대화하려면 투자가 위축되고, 결국 기업의 장기적 생산 능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여기에 경영진의 과도한 보수까지 보태면 영미 기업들은 국제 경쟁력을 잃게 되고, 결국 노동자들의 일자리만 없어지고 만다.
212쪽
그 결과 선진국에 사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자신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가 지닌 기업가적 비전을 실행에 옮기며 평생을 보낸다.
219쪽
토머스 에디슨이나 빌 게이츠와 같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자본주의의 전설과 오스트리아 출신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 조지프 슘페터의 선구적 연구 결과 등에 영향을 받은 우리는 기업가 정신을 너무 개인적인 차원에서만 보려는 경향이 있다. 마치 기업가 정신이란 탁월한 비전과 굳은 결의를 지닌 영웅들에게만 있다고 착각을 하는 것이다. 한걸은 더 나아가서 누구나 열심히 노력만 하면 성공적인 사업가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도 여기서 나온 발상이다. ......
다른 무엇보다 에디슨이나 빌 게이츠처럼 특별한 인물들도 수없이 많은 제도적, 조직적 지원을 받지 않았으면 오늘날과 같은 업적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 과학 인프라, ...... 회사법 및 기타 상거래 관련 법률, 이들이 설립한 회사에서 고용한 엔지니어, 경영진, 노동자 등을 양산한 교육 시스템, ...... 금융 시스템,, ...... 특허법과 저작권법 등이 모두 그 예이다. ......
영웅적인 기업가들이 등장하는 신화를 거부하고 집단 차원의 공동체적 기업가 정신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조직과 제도를 마련하도록 돕지 않으면 가난한 나라들이 빈곤에서 벗어나기란 불가능하다.
231쪽
우리가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자 할 때 흔히 맞닥뜨리게 되는 중요한 문제는 정보의 부족이 아니라 정보를 처리하는 우리 능력의 한계이다.
232쪽
도널드 럼즈펠드는 ...... 이렇게 말했다. "알려진 기지수(旣知數)들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알려진 미지수(未知數)들이 있다. 즉 우리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알려지지 않은 미지수들도 있다. 우리가 모르고 있다는사실을 우리가 모르고 있는 것을 말한다."
233쪽
사이먼에 따르면 인간은 자신의 제한된 합리성을 극보하기 위해 규칙을 도입한다.
235쪽
오히려 규제의 효용성은 행위의 복잡성을 제한해서 피규제자들이 보다 나은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한다는 데에 있다.
236쪽
일례로 어떤 회사가 새로운 약품을 개발했다고 해서 그것을 곧장 판매할 수는 없다. ...... 따라서 금융 상품도 판매하기 전에 안정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제안은 전혀 특별한 것이 아니다. ...... 규제의 필요성을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의 제한된 정신적 능력에 대한 겸허한 인정인 것이다.
244쪽
사실 많은 업종에서 평범한 노동자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알아야 하는 지식의 양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245쪽
기계화 과정의 정확한 원인이 무엇이건 간에 그 결과는 기술적으로 발달한 경제일수록 교육받은 사람을 덜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다.
248쪽
대학을 가는 사람들의 비중이 일정 선을 넘어서면 괜찮은 직장을 얻기 위해서는 대학을 가지 않으면 안 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 앞으로 일하는 데에 하등의 쓸모가 없는 것을 배우면서 '시간 낭비'를 하게 되리라는 걸 알면서도 대학을 가게 된다. ...... 이제 '모든 사람'이 대학을 나왔기 때문에 그 중에서 돋보이려면 석사, 심지어 박사까지 하지 않으면 안 된다. ...... 미국, 한국, 핀란드 같은 나라에서는 대학 교육의 절반 정도는 기본적으로 제로섬 게임인 '분류' 과정을 위해 낭비되고 있다는 말이다. 이 나라들의 고등 교육 현실은 영화관에서 화면을 더 잘 보려고 자리에서 일어서는 장면을 생각나게 한다. 한 사람이 서기 시작하면 그 뒷사람도 따라서 서게 되고, 그러다가 일정 비율 이상의 사람들이 서면 결국 모두가 서서 영화를 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 말이다. 영화관에 있는 사람들은 이제 화면을 더 잘 볼 수도 없으면서 앉아서 보지도 못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262쪽
규제들 중에는 반기업적인 것보다 친기업적 성격을 띤 것들이 더 많다. 많은 수의 규제들이 기업 모두가 사용하는 공유 자원을 보존하고, 장기적으로 산업 부문 전체의 집단적 생산력을 향상할 수 있는 기업 활동을 장려하는 기능을 한다. 이런 사실을 인식해야만, 문제는 규제의 절대량이 아니라 규제의 목적과 내용이라는 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266쪽
마르크스와 그 추종자들에 따르면 자본주의의 근본 문제는 생산 과정의 사회적 성격과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라는 성격 사이의 모순이다.
268쪽
쿠바나 북한에 사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결국 우리는 모두 시장 경제 시스템에서 살고 있다.
277쪽
기회의 균등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결과의 균등이 보장되어야 한다. 말하자면 부모가 아이를 굶기지 않을 정도로는 돈을 벌 수 있어야(결과의 균등) 그 아이도 같은 조건에서 다른 아이들과 경쟁을 할 수 있는 것이다.
278쪽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등 강대국의 이해가 충돌하는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어서 주변 강대국의 이데올로기를 받아들이고 본고장보다 더 철저하게 적용하는 데 능숙해졌다. 공산주의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북한은 러시아보다 더 철저한 공사주의를 했다. 1960년대부터 1980년대에 일본식 정부 주도 자본주의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남한은 일본보다 더 철저히 정부 주도 자본주의를 실시했다. 미국식 자본주의로 스타일을 바꾸겠다고 마음먹은 후에는 미국인들에게 자유 무역의 장점을 설교하면서 금융 시장과 노동 시장을 사방팔방으로 완전히 개방하여 미국인들은 무색하게 했다. 그러니 중국의 영향권에 있던 19세기까지 한국이 중국보다 더 유교적이었던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
285쪽
모든 것을 사회 경제적 환경에 돌리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 자기 자신을 믿고 열심히 노력하면 뭐든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는 생각 또한 말도 안 되기는 마찬가지이다. 기회의 균등은,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사람한테는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296쪽
...... 직업 안정성이 낮으면 사람들이 열심히 일을 할지는 몰라도 자기에게 맞지 않는 자리에서 열심히 일한다는 문제가 있다. ...... 이 논리는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다. ...... 파산법의 배경을 이루는 논리와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 노동자들에게 제2의 기회를 준다는 의미에서 복지 정책은 노동자를 위한 파산법이라고 할 수 있다. 파산법이 기업가들로 하여금 위험을 더 적극적으로 감수하게 해 주는 것처럼, 복지 정책은 노동자들이 변화에 더 개방적이고, 그에 따른 위험을 더 기꺼이 감수하는 태도를 갖도록 해 준다.
314쪽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 어디든 재빨리 옮겨 갈 수 있는 바로 이 효율성 때문에 금융이 경제의 다른 부문에 해로운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이다.
326쪽
지난 30여 년에 걸쳐 벌어진 경제 현상들을 보면 우리는 자유 시장 경제학보다 ...... 이제는 무시당하고, 심지어 잊힌 이런 경제학자들에게서 중요한 교훈을 배워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경제학은 쓸모없거나 해로운 것이 아니다. 다만 올바른 경제학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네이버 책]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 장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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