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 해 굶지 않아 - 윤태호 하종강 김현수 최혁진 고원형 김도현 송인수


1장   가지 않은 길에서 만난 <미생> - 윤태호(만화가)

20쪽
시나리오 작법책, 영화 이론서, 드라마 이론서 등 여러 책을 챙겨 읽었는데 플롯은 이미 다 만들어져 있더군요. 이러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어떤 드라마가 어떤 감정선을 끌어내며 전개된다는 것을 이미 여러 사람들이 규정해놓았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왠지 그 플롯이라는 것에 공감을 느끼기도 어려웠고 도대체 매력이 느껴지지 않았어요. 사람의 감정을 그런 규칙 속에 규정해놓는다는 게 어쩐지 사람을 기만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 그래서 저는 '어떻게'나 '왜'가 아니라 '누가' 하는 이야기인가, 그 작품에 어떤 캐릭터가 나오느냐에 집중했습니다.

29쪽
창작자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 좋은 거울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캐릭터를 찾기 위해서 남을 파악하고 남을 보는 게 아니라, 자기 안에 있는 수십 겹의 생각과 태도의 결(포토숍의 레이어와 같은 개념), 그리고 삶의 철학에서 어떤 지점을 끄집어 내느냐에 따라 인물의 성격이 창조되는 것이죠.

34쪽
지금도 역시 자주 후회를 해요. ...... 후회하는 과정이 제 자신을 객관화하는 과정인 것 같아요.

41쪽
기본기가 필요한 이유는 슬럼프에 빠지거나 방활할 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지점을 만들어줄 수 있기 때문이죠.

41쪽
자기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작품, 자기 자신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잖아요. 그렇다면 '나는 나 자신의 궁극을 본 적이 있는가, 나는 나에게 궁극적인 질문을 던져본 적이 있는가'를 끊임없이 물어야 합니다. 창작자는 끊임없이 이 질문 앞에서 고민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답이 없는 질문에 대해 답을 내려고 고민하는 그 자체가 예술인 것 같아요.

2장   내게 '노동'은 노래였다 - 하종강(성공회대학교 노동아카데미 주임교수)

46쪽
베르톨트 브레히트라는 독일 나치 시대 시인이 있습니다. 그의 시 <후손들에게>에 보면 아래와 같은 대목이 있습니다.
나무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조차
그 많은 범죄행위에 관해 
침묵하는 것을 의미하기에
부끄럽다

57쪽
경기도의 한 시청 앞에서 환경미화 노동자들이 파업을 할 때, 길거리에서 노동3권에 대한 설명을 한 적이 있습니다. ...... 그 지역 시민단체 대표 몇 명이 그곳에 찾아왔습니다. 엄청나게 항의를 하더군요."지금 길거리에 쓰레기가 넘치는데 청소 안 하고 뭐 하는 짓이냐? ...... 자기 할 일부터 먼저 하고 권리를 주장해야 할 것 아니냐?"고 다그쳤습니다. 
바로 그 무렵에 프랑스 파리의 환경미화원이 한 달 넘게 파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파리 시민들은 쓰레기를 모아서 시장 집 앞에 버리는 운동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곳에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였습니다. 

58쪽
유럽 사람들은 노동자가 파업을 해서 자신이 불편을 겪는다고 불평하는 건 천박한 자본주의라는 시각이 있습니다. ...... 한국 교육방송 프로그램에서 주한 프랑스대사관 부대사가 나와 이런 말을 했어요. "프랑스에서는 대부분 여론이 파업에 이해심을 보이는 편입니다. 파업권이 필수적 사회권리라는 신념이 뿌리 깊게 박혀 있기 때문에 문제 삼지 않는 편입니다."
노동자가 파업을 하면 당연히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사회 혼란이 야기될 수 있는데 공무원이 그 파업을 신성불가침의 권리라고 표현하는 겁니다. ...... 유럽에서는 누군가 불평을 하면 다른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지금 파업하는 노동자들을 비난하면 노동자의 권리를 빼앗는 사람들이 언젠가는 시민의 권리까지 빼앗습니다"라고 그 사람을 설득합니다.

61쪽
예전에는 이(환경미화원)분들이 그래도 직접고용 비정규직이었어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무원 수를 줄이라고 하니까 구청이 환경미화원 일을 아웃소싱한 겁니다. 그러면 공무원 숫자가 형식상으로는 줄어듭니다. 하지만 구청에서 지출되는 예산은 그대로죠. 다만 청소 노동자들에게 지급되던 임금이 청소용역 업체에 사업비로 나가니까 회계장부상으로는 인건비가 줄고 사업비가 늘게 됩니다.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를 평가할 때 인건비 비중이 높으면 낮은 점수를 주고, 사업비 비중이 높으면 높은 점수를 줍니다.
그러면 청소 노동자들에게는 어떤 변화가 올까요? 하던 일은 달라지지 않았는데 소속이 구청에서 청소용역업체로 바뀌면서 임금이 30퍼센트가량 줄어듭니다. 파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거죠. 아웃소싱이 되면 구청에서 용역회사를 관리하는 부서가 대단한 특권을 누리게 됩니다. 막대한 이권이 형성되는 거죠. 그래서 한번 아웃소싱되면 절대로 직영으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65쪽
최병승 씨는 자신만 혼자 정규직이 되는 것을 마다하고 "같은 형태로 고용된 8천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 그것이 현대차가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는 태도이다"라고 주장하면서 송전 철탑에 올라가 296일 동안이나 고공농성을 하기도 했습니다. "자동차 회사가 차를 잘못 만들어 '리콜'을 할 때 자동차 한 대만 고치냐?......"라는 겁니다.

66쪽
물론 기업이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습니다. 출산, 질병 등으로 잠시 자리가 비었을 때, 단기적으로 존재하는 업무일 때, 시용(試用)기간이 필요할 때, 이런 경우가 본래 비정규직 고용제도가 생긴 취지입니다. ...... 비정규직은 비정상적 고용계약이고 장기 지속되면 사회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니까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에만 제한적으로 채용하라는 거죠. 유럽은 이러한 원칙을 철저히 지킵니다. 그래서 유럽의 많은 나라들에서는 비정규직이 오히려 임금이 더 높습니다. 불리한 형태의 계약이니 더 많은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거죠. 그런데 한국은 이렇게 제한적으로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정규직을 채용해야 할 자리에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비정규직을 고용할 수 있도록 합법화한 것이 문제인 것입니다. 그 비정규직 법안이 노무현 참여정부 말기에 완성됐어요.

69쪽
다른 나라들은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노동문제를 정말 철저히 가르칩니다. 예를 들어, 독일 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특별활동을 통해서 1년에 여섯 차례 정도 모의 단체교섭에 참여할 기회를 갖습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노동조합 간부 역할도 맡아보고, 경영자 역할도 맡아봅니다. 나중에 노동자가 되거나 경영자가 될 테니까요. 

74쪽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노동조합을 탄압하는 사람들이 죄책감이나 부끄러움이 없습니다. 노동운동에 대해 제대로 배운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불순세력과 맞선다는 정의감으로 충만한 경우도 있죠. 

74쪽
얼마 전, 한 항송사 스튜어디스들이 바지 유니폼도 입고 일할 수 있게 되었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그렇게 되기까지 스튜어디스 노조가 몇 년을 싸웠습니다.

76쪽
네덜란드에서는 한 초등학생이 벽돌공이 되는 것이 장래 희망이라고 하던데, 그 이유가 음악을 크게 들으며 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꿈이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이유는 벽돌공의 임금이 대학교수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78쪽
독일에서 상사주재원으로 있던 한국 사람이 받은 아이들 취학통지서에는 이런 글귀가 있었답니다. '귀댁의 자녀가 취학 전에 글자를 깨우치면 교육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교육 전혀 없이 그대로 공교육에 보내라는 뜻이죠. 독일에는 사교육 기관이 아예 없습니다. 그래도 걱정이 돼서 그 아버지가 직접 독일어 알파벳과 덧셈 뺄셈만 가르쳐서 학교에 보냈답니다. 며칠 뒤, 담임교사가 전화하더니 "왜 그렇게 부도덕한 일을 하셨냐? 당신 아이만 100미터 달리기를 50미터 앞에서 뛰게 하고 싶었냐?"고 엄청 화를 내더랍니다. 그 아이만 수업시간에 산만하고 건방져서 만일 인격 형성에 문제가 생기면 부모님께서 책임지실 거냐고 따지는데 아무 말도 못하겠더랍니다. 영국에서도 '선행학습은 시험 부정행위보다 부도덕하다'고 가르칩니다. 프랑스는 취학 전 아동에게 학원에나 유치원에서 글자를 가르치는 등 외우는 공부를 시키면 규제하고 처벌합니다. 

79쪽
어떻게 벽돌공과 대학교수 임금이 같아졌을까요? 바로 노동운동의 영향입니다. 활발한 노동운동을 통해 저임금과 비정규직 차별을 해소했기 때문이죠. 일하는 사람들, 곧 노동자의 권리가 제대로 보장돼야 교육문제도 해결됩니다. 그래서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은 '노동자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는 세상'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80쪽
노동자의 권리가 존중되어야 사교육 없는 세상, 경쟁하지 않고도 행복한 세상이 됩니다. 경쟁하는 교육도 나름 일리가 있어요. 다만 그 경쟁이 승자뿐 아니라 사회구성원 전체에 유익하려면 두 가지 원칙이 있어야 합니다. 첫째, 그 경쟁이 공정해야 합니다. ...... 두 번째, 탈락자에게 계속 패자부활전 기회가 보장되어야 해요.

3장   정신과 의사, 대안학교 교장 되다 - 김현수(정신과 전문의, 성장학교 별 교장)

100쪽
과정을 보여주는 것을 부끄럽게 느끼지 않아야 발전합니다.

113쪽
'공동체 회복'이라고 하면 거창하지만 쉽게 생각하면 우리 동네에서 힘들게 사는 사람이 누구인지 빨리 알아내고 돕는 겁니다.

114쪽
부모가 결과로서의 성적만 따지는 것이 바로 가정 안에서의 신자유주의예요. 가정에서조차 성과가 중요한 것이 되어버렸어요. 아빠는 얼마나 돈 잘 벌어오는지, 애들은 공부를 얼마나 잘하는지, 엄마는 얼마나 잘 서포트하고 잘 기획하느냐만 따져요. 얼마나 훌륭한 가정인지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로 결정돼요. 그러다 보니 공부 잘하는 아이가 학교 폭력 가해자가 되면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있어났다고 난리죠. 반면 성적이 낮은 아이가 학교 폭력 가해자가 되면 일어날 일이 일어난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왜 학교 폭력을 성적과 연관시켜야 해요? 그 아이의 도덕성을 거론한다면 모를까.

116쪽
내가 속해 있는 조직이 얼마나 민주적인지가, 내가 그 조직에서 얼마나 민주적으로 행동하는지가 우리의 행복은 물론 우리의 치유와도 관련이 있어요.

4장   내 꿈은 협동조합이었다 - 최혁진(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기획관리본부장)

137쪽
가와시마 전무는 "협동조합이 자립해야 한다고 하는데 자립이 무슨 뜻인지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자립은 서로 기대어 서는 것입니다"라고 말했어요. 서로가 서로의 버팀목이 되면서 성장해가는 경제조직을 만들어가는 것, ...... 경제적으로 창출한 이익으로 버팀목이 필요한 새로운 조직의 기반이 되어주고 함께 공생의 길을 만들어가는 것이 바로 협동조합이 가야 할 길이죠.

152쪽
기본적으로 가장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을 하나의 작은 경제조직으로 모으고 그 조직들이 모여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 같은 기업이 됩니다. 이렇게 조직들을 연결해나가다 보면 새로운 가능성을 갖춘 기업들이 끊임없이 생깁니다.

154쪽
핀란드 아이들은 공부를 별로 안 하지만 한국 아이들보다 수학을 잘합니다. 핀란드에는 협동시험이라는 것이 있어요. 혼자 <수학의 정석>을 보면서 수학을 잘하는 것과 친구들과 함께 협력해서 여러 해법들을 찾아내는 것은 크게 다르죠.

154쪽
제 친구 아버님은 여든이 넘은 연세에도 수치 하나 틀리지 않고 강의를 잘하세요. 그분께 비결을 여쭤봤어요. "다 기억하는 방법이 있어. 아침에 신문에서 좋은 기사를 보면 잊어버리기 전에 다섯 명한테 그 내용을 얘기해주는 거야. 그러면 절대로 안 잊어버려." 평생 이를 실천하셨어요. 부인하고도 사이가 참 좋은데 아침에 부인이 밥을 하시느라 신문 보실 겨를이 없잖아요. 친구 아버님이 부인이 밥하는 동안 옆에서 부인이 좋아하실 기사를 읽어주신대요.

154쪽
남과 협업하는 능력, 남과 나누는 능력, 남과 공유하는 능력이 우리에게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줄 것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아이들이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 자체를 차단하는지도 몰라요. 내가 공부해서 얻은 성과물들을 주변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나를 더 성장시키고 새로운 리더십을 창조합니다.

160쪽
협동조합은 교육을 중요시합니다. '모든 교육은 서로 배우면서 가르치는 것이다'라는 원칙을 지켜나갑니다. 아무리 뛰어난 명의라 해도 환자가 아무 말도 안 하면 무슨 수로 병을 고치겠어요. 의사가 되면 내가 누군가를 치유하는 위치에 서게 되고, 교육자가 되면 누군가를 가르치는 위치에 서게 됩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귀를 막고 눈을 가리고 있는데 무슨 수로 가르치겠습니까.

5장   나를 찾게 해준 '아름다운 배움' - 고원형(아름다운 배움 대표)

177쪽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는 정부, 시장, 시민사회 세 영역입니다. 정부는 한계가 있습니다. ...... 정부의 정책은 개별화에 있지 않습니다. 보편성, 포괄성에 있죠. ...... 시장의 경우는 본질적으로 공익을 해결하는 주체가 될 수 없죠. 그렇다면 시민사회는 어떨까요. 

179쪽
사회를 움직이는 조직에는 정부, 시장, 시민사회 이렇게 세 가지가 있는데 사회적기업은 제4섹터라고 부릅니다. 

6장   화려한 스펙을 버리고 골목을 누비다 - 강도현(<골목사장 분투기> 저자, 카페바인 협동조합 기획자)

214쪽
모든 우연은 해석의 대상입니다. 어떤 우발적인 사건도 우리 자신을 좌지우지 못합니다. 그 사건을 내가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죠. 결국 사건에 대한 해석이 우리의 삶을 이끌어 나갑니다. ...... 본질은 '나에게 어떤 사건이 발생하느냐'가 아니라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입니다. ...... 사건을 해석하는 것은 바로 그 의미를 찾는 일입니다.

220쪽
제가 이 늦은 나이에 박사 공부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을 때 '슈바이처의 조언'을 들었습니다. 사실 슈바이처는 30대 초반 유망한 신학박사였는데 32세에 갑자기 의대에 갔거든요. 주변 사람들은 슈바이처 박아세게 의대를 졸업하면 무려 서른여덟 살이라고 말하자 슈바이처가 "의대에 가든 가지 않든 어차피 6년이 지나면 난 서른여덟 살이 되지"라고 대답을 했답니다.

221쪽
책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사람들, 그 저자들이 생각했던 사람에 대한 관점이 훨씬 더 중요하죠. 그런데 지금은 책이 중요해졌어요. 책을 읽는 게 중요하고 내가 무슨 책을 읽었는지를 세상에 알려야 하는 시대가 되었어요. 그래서 독서 목록이 마치 스펙처럼 보이고 아이들에게 책 읽기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정작 읽는 것은 요약본입니다. ......  앞으로는 책을 몇 권 읽었느냐가 아니라 '인간을 이해하고 있느냐'를 물을 것입니다. 

226쪽
우리 스스로에게 솔직히 질문해봅시다. 자녀에게 김구가 되라고 하시겠습니까, 이완용이 되라고 하시겠습니까? 어쩌면 우리는 자녀들에게 김구가 되기를 바라면서도 실제 삶에서는 이완용이 되기를 요구하는 것이 아닌지요. 우리 안에 있는, 우리를 괴롭히는 불일치가 바로 그 지점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우리가 해야 할 질문은 '김구가 행복했는가, 이완용이 행복했는가'입니다.

229쪽
진로를 선택할 때 무언가를 예측하고 그 예측에 기반해서 선택을 하게 되면 수없이 밀어닥치는 우연적 사건에 의해 삶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삶에서 불확실성은 제거될 수 없습니다. 오히려 내게 들이닥치는 우연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해석할 수 있는 여유와 안목을 갖춘다면 어떤 우연에도 우리는 즐거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삶을 그렇게 바라보면 우연이라는 단어가 정말 좋아집니다. 언제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니까요.

230쪽
진로는 어떤 직장에 들어가느냐, 어떤 직함을 얻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생산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무엇을 생산할 것인가'에 답하기 위해서는 역사의 흐름 위에서 내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스스로 묻고 답해야 합니다. ...... '무엇을 생산할 것인가? 역사의 진보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 이 질문들이 저를 더 행복하게 만듭니다.

7장   강은 곡선으로 흘러 아름답다 - 송인수(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240쪽
우리 부모들이 사교육을 끊지 못하는 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즉, 자녀의 진로와 관련해서 한국 사회가 갖는 불안과 공포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죠. 따라서 사교육과 진로 사이에는 매우 긴밀한 관계가 형성돼 있습니다. 진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기만 해도 사교육 소비 행태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249쪽
안정성은 진로 선택의 '조건'이 아니라 '결과'입니다.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는 이들은 생애의 어느 단계에 가면 안정성을 얻게 돼요. 

256쪽
부모에 의해 자기 꿈이 꺾인 아이는 현실 속에서 주어진 길을 갈 때, 늘 그 길을 의심하면서 자기 꿈에 집착하게 되어 있습니다.

257쪽
그리고 아이들에게 이야기합니다. '일단 성적이 좋아야 네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넓어지는 것 아니겠니?' 이렇게 말입니다. 하지만 객관적인 옵션이 늘어난다고 해서 주관적인 옵션까지 넓어지는 건 아니에요. 아무리 객관적인 옵션이 늘어난다고 해도 정작 아이들이 선택하고 싶은 길이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나요? ...... 주관적 옵션을 넓히려면 아이들의 욕구와 판단을 존중해야 합니다. 

265쪽
사회적 가치에 관심 있는 사람은 경제 독립의 기준이 소박합니다. ...... 사회적 가치에 대한 감수성이 풍부하면 나중에 우리 아이들이 경제적으로도 독립할 가능성이 큽니다. ...... 사회적 가치에 대한 감수성이 부족한 아이들은 넘쳐나도 만족을 모르고 짜증만 냅니다. 독립적인 아이로 키우려면 반드시 사회적 가치에 대한 감수성을 심어줘야 합니다.

278쪽
점수가 아닌 재미와 쓰임새로 교과를 대하는 근력을 키우는 것이 오래 공부할 수 있는 길이다.

279쪽
우리 부모들은 온통 불안과 공포를 부추기는 유해한 환경에 포위돼 있습니다. 이것을 이대로 두면 안 되고, 우선은 내 자신의 마음을 지키기 위해 뜻이 같은 사람들과 공동체로 관계를 맺으며, 나아가 세상을 바꾸는 일에 나서야 합니다. 잘못된 대학서열체계, 학벌을 부추기는 채용 환경 등을 바꿔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법률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잘못된 법과 제도는 잘못된 의식을 먹고 사는 것이니, 사실은 우리 속에 있는 잘못된 의식과 싸우는 것이 더 중요한 일입니다. 


[네이버 책] 하고 싶은 일 해, 굶지 않아 - 윤태호 외

 

하고 싶은 일 해, 굶지 않아

돈은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 그리 높은 장벽이 아니다!행복한 미래를 위한 직업찾기 발상전환법『하고 싶은 일 해, 굶지 않아』. 이 책은 학벌과 스펙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관심과 적성을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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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몽자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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