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재능 - 재능의 양면

 

밤낮 게임에 매달리는 남편 때문에 속깨나 썩는 아내들이 의외로 많다. 그네들에게 보다 근본적인 접근을 시도해 보라고 권한다. 무언가에 중독된 사람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장점, 그들만의 특징, 지금껏 생각지 못한 그들만의 강점이 분명히 있다. 이를 파악하고 바라보는 시각을 달리하면, 무언가에 중독된 배우자가 중독에서 벗어나든 아니든, 적어도 자기 자신만큼은 행복할 수 있다.

 

그 어떤 것에도 빠지는 일이 없는 남편. 그는 어딘가에 중독되지 않을 뿐 아니라, 소속도 거부한다. 중독과 소속이 무슨 상관인가 싶겠지만, 이를 거부하는 사람은 같은 이유에서 중독과 소속 모두를 사양한다. 둘 대신 좇는 건 '자유'. 중독은 사람을 구속한다. 본인의 의지가 아닌 중독 증세에 의해 무언가를 무한 반복하게 만든다. 어딘가에 소속되는 것 역시 안정감을 주지만, 소속된 집단의 구성원으로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이 규정된다. 맡아 해야 할 일이 추가되기도 한다. 일종의 구속인 셈이다.

 

그는 소속감을 느껴 본 적도, 무언가를 하고 싶어 안달해 본 적도 없다. 한 집단의 구성원으로 속해 있어도, 항상 관찰자 모양 뒷짐 지고 한 발짝 떨어져 지켜만 본다. 의도하지 않아도 어느 새 그런 자신을 발견한다. 게임에도, 여타 취미 생활에도 깊게 빠지지 않는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빠지지 '못한다'는 게 맞을지 모른다. 게임을 해도 5분 만에 흥미를 잃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정보를 탐색하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이내 또 다른 재밋거리를 찾는다. 한 가지에 매달리지 않는 만큼, 취미에서도 다양한 것을 계속해서 필요로한다. 경제적 여력이 있을수록 더 많은 지출이 발생할 수 있다. 자전거, 기타, 카메라, 와인 등 스포츠에서 악기, 전자제품, 식품에 이르기까지 취미 생활의 영역과 비용은 무한하다. 컴퓨터 게임으로 눈이 벌겋게 충혈된 배우자. 조용히 방 안에서 약간의 전기만 사용하고 있는 그. 오히려 참 다행일지 모른다.

 

자유에 대한 갈망은 부담 내지 속박을 거부하는 성향으로 나타난다. 극도로 자유를 원할 경우, 그 어떤 경우에도 자유를 포기할 수 없는 사람의 경우, 자식 낳기마저 거부할 수 있다. 다름 아닌 남편 얘기다. 부모가 된다는 건 '기존의 권리에 의무만 더해지는 걸 기꺼이 감당하는 것'이다. 자식이 주는 기쁨은 비할 데가 없다고들 하지만, 개인적인 성향상 그 기쁨과 자유를 맞바꿀 수 없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에게 자녀 양육이란 평생토록 끝나지 않을 의무일 뿐이다. 자녀 양육에 더불어 얻게 되는 보상. 존재 자체만으로도 기쁨이 되는 자녀. 그 기쁨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의무가 줄어들진 않는다. 자녀 양육의 부담을 덜어 주는 건 씁쓸하지만 ''이다. 자식이 사랑스럽지 않아 키우기 힘들다고 말하는 부모는 없다.

 

일일이 챙겨 줘야 하는 아내, 놀아 달라고 보채는 올망종말한 아이들의 애원에도 게임에서 빠져나올 줄 모르는 남편, 애인, 또는 동거남(). 답이 없어 보인다면 하나만 명심하자. 지금 당신의 상황은 누군가가 사무치게 바라는, 그야말로 '평범한' 가족, 연인의 모습일지 모른다는 것.

 

 

 

Posted by 몽자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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