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뜨겁게 사랑하라! Love Is All You Need | 2012 | 로맨스 | 덴마크 | 116분
감독 수잔 비에르 Susanne Bier | 각본 앤더스 토머스 옌센 Anders Thomas Jensen | 이다 역 트린 디어홈 Trine Dyrholm | 필립 역 피어스 브로스넌 Pierce Brosnan | 애스트리아 역 몰리 블리트 에겔린드 Molly Blixt Egelind | 패트릭 역 세바스찬 예센 Sebastian Jessen
줄거리
유방암 수술을 받고 3개월 뒤 완치 여부 검사만을 남겨 둔 이다. 병원에서 돌아오자 어이없게도 남편이 집안에서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 남편은 배신감만 안긴 채, 이탈리아에서 보자며 휑하니 나가 버린다. 이다의 아들은 군복무 중, 딸은 이탈리아에서 결혼식 준비 중이다.
딸에게 가던 날, 공항 주차장에서 접촉 사고를 일으킨 이다. 상대는 딸 애스트리아의 결혼 상대자인 패트릭의 부친, 필립이다. 첫 아내를 사고로 잃은 후 줄곧 일에만 매달리며 바쁜 일상을 보내 온 필립. 빠릿빠릿하지 못하고 부주의한 이다가 참 못마땅하다.
딸 결혼식에까지 불륜녀를 데리고 나타난 이다의 남편. 창피하고 이해할 수 없지만, 딸의 결혼식을 망치지 않기 위해 애써 참고 넘긴다. 필립은 그런 이다에게 자꾸 마음이 쓰이고, 친절한 필립의 태도에 이다 역시 호감을 갖는다.
젊은 시절 필립이 살던 이탈리아 집에서 신혼살림을 꾸리기로 한 패트릭과 애스트리아. 살림을 장만하고 결혼 파티를 준비하며 며칠을 그 집에 묵는다. 그렇게 함께 지내면서도 패트릭은 애스트리아와의 잠자리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 결혼식 당일, 축하하기 위해 모인 지인들에게 결국 둘은 결혼 취소 의사를 밝힌다. 패트릭이 동성애자인 자신을 부정하고 부친을 만족시키며 평범하게 살기 위해 결혼을 결심했던 것이다.
3개월 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 네 사람. 필립만이 여전히 이다를 그리워한다. 이다의 남편은 불륜녀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이다에게 돌아온 상황. 필립이 다시 이다를 찾자, 이다는 그를 돌려보낸다. 병원으로부터 검사 결과 우편물이 도착한다. 그제서야 필립을 떠올리는 이다. 이탈리아로 가겠다던 필립을 따라 과감히 모든 걸 버리고 이탈리아로 향한다.
생긴 대로 살기
결혼식 초대 손님들이 모인 자리에서 예비 신부 애스트리아가 전한 대사다. "저희가 서로를 미워하는 건 아니에요. 다만 여러분들과 저희 자신을 속일 수가 없어서... 안 그런 척, 괜찮은 척하는 거 더는 못하겠어요. 진실이 아무리 불편해도 감추고 덮어 둘 수만은 없어요. 거짓말에 신물이 나요. 당장 편하다고 계속 거짓말할 순 없잖아요. 그렇게 살다간 결국 비참하고 끔찍하게 늙어 갈 텐데, 전 그러기 싫어요. 누구의 잘못이 아니라..."
자신의 동성애적 성적 취향을 외면하고 애스트리아와 결혼을 결심한 패트릭. 엄마와의 사별 이후 아버지는 본인의 감정을 추스리느라 아들과의 관계에 소홀했다. 일에만 매달린 아버지는 사업적으로 성공을 거뒀고, 아들은 부모의 사랑이 그리운 나머지 스스로를 부정하면서까지 평범한 가정을 꾸리려 한다.그런 패트릭이 결혼식을 하루 앞두고 자신의 결정을 뒤집는다. 아버지에게 죄송하면서도 소홀했던 아버지가 원망스럽다.
내가 만약 패트릭의 부모였다면, 나는 그를 칭찬해 줬을 거다. 자신을 속이는 삶을 그만두기로 한 건 그야말로 훌륭한 결정이다. 모두가 행복해하는 분위기에서는 더더욱 용기가 필요하다. 사전에 마음을 달리 먹었다면 더 좋았을 일이지만, 마지막 - 사실 마지막이란 말은 꺼림칙하다. 바로잡을 기회는 언제든지 있으니까. - 기회를 놓쳐 버리지 않은 것만 해도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필립은 비록 패트릭을 칭찬하진 않았지만, 그의 결정을 존중한다. 애스트리아와 그녀의 어머니 이다도 패트릭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막장 드라마와 휴먼 드라마의 '다른 결말'이다.
우리는 종종 자신이 원하는 것을 혼동한다. 아니, 원하는 걸 들여다보려는 '시도'조차 않는다. 남들이 그럴싸하다고 평가하는 삶을 무작정 좇는다. 패트릭은 말한다. 모든 게 원만하게 돌아가는데, 가슴이 텅 빈 것 같다고. 도저히 채워지지가 않는다고. 허울 좋은 삶을 비난하는 건 아니다. 뼛속까지 행복한 인생 대신 그 편을 택하겠다면 얼마든지 그 의사를 존중한다. 다만 나는 믿는다. 뼛속까지 행복한 인생은 반드시 허울보다 눈부신 빛을 발하게 될 거라고.
마음대로 즐기기
그저 그런 가족, 사랑 스토리이겠거니 했다. 영어를 알아듣는 것도 아니지만, 영어와 우리말이 아니면 영화는 더 낯설다. 자막을 읽느라 제작진이 공들인 배우의 손짓, 표정, 눈빛이나 소품 등을 만끽할 수 없다는 게 아쉬워서, 영어 대사를 알아들을 만큼 익혀야겠다 생각한다. 덴마크 영화. 북유럽에 대한 로망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를 택한다. 여성 감독이라는 점에 일말의 기대를 품으며.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여감독은 <키친>을 만든 홍지영. 소품 및 인테리어가 꽤 인상 깊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감독은 이탈리아의 그림 같은 풍경을 멋지게 담아 냈다. <다시, 뜨겁게 사랑하라!>의 감독은 수잔 비에르. <브라더스>(2004), <애프터 웨딩>(2006), <인 어 베러 월드>(2010) 등의 연출 및 각본을 맡았다. 주로 로맨스 드라마다. <인 어 베러 월드>에 이어 이 영화 역시 앤더스 토머스 옌센이 시나리오를 쓰고 수잔 비에르가 감독한 작품이다.
제목으로 보아, 제작진의 의도는 '느지막이 찾아 온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다. 엉뚱하게도 나는 '생긴 대로 살자'는 메시지에 집중한다. 50대, 60대, 나이를 먹어 갈 즈음엔 중년 또는 황혼의 사랑에 또다른 감정을 갖게 될지 모르겠다. 연륜 탓에, 아직은 그에 대한 공감력이 떨어진다.
시나리오 메시지 MONZA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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