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컬리 수>(1991)
'귀엽다'는 기억만 남아 있는 영화, 귀엽다는 기억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영화, <Curly Sue>다. 코믹 영화를 즐겨 보진 않지만, 아무리 된장찌개를 좋아해도 매일같이 먹다 보면 스파게티가 '땡기는' 법. '코믹' 중에도 깨물어 주고픈 '아가들'의 재롱이 보고 싶었다. 심장이 원하면 머리가 돌아간다. 신통한 '머리'는 귀신같이 <컬리 수>를 떠올렸다.
감독 존 휴즈 Jhon Hughes
'재밌다'가 아닌 '귀엽다'로 기억되는 영화. 당연히 기대 없이 봤다. 초딩 때 본 영화가 30대의 눈에 찰리가 있겠나 싶었다. 그래서일까. 영화는 완전 사랑스러웠다. '재밌다'는 아니지만, '꽤 괜찮다'. 일단 '대사'가 훌륭하다. 알고 보니 시나리오는 <나 홀로 집에> 1편부터 3편까지의 각본을 쓴 존 휴즈의 작품이다. <나 홀로 집에> 시리즈 땐 각본과 제작을, <내 사랑 컬리 수> 땐 각본과 제작에 연출까지 맡았다. 그의 다른 작품들을 보면, 그가 어떤 영화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는지, 그의 어떤 작품들이 볼 만할지 알 수 있다. <베이비 데이 아웃>(1994), <34번가의 기적>(1994), <101 달마시안>(1996), <플러버>(1997) 등이 휴즈의 시나리오다.
배우 알리산 포터 Alisan Porter
<내 사랑 컬리 수>의 매력은 알리산 포터의 매력이 반이다. 1981년생으로 당시 10살이었을 포터. 그녀의 매력은 외모보다 표정, 즉 연기력이다. 얼굴만 귀여운 줄 알았더니, 특유의 헤어 스타일이 다인 줄 알았더니, 표정이 실로 압권이다. 꼼꼼하고 미묘한 표정으로 코믹 영화를 '완성'한다. 보는 내내 실실대게 만드는, 그야말로 '요물'이다. 영화에서 들을 수 있는 포터의 노랫소리도 상당히 인상 깊다. 스타킹에 출연해 심금을 울렸던 '코니 탤벗(Connie Talbot)'의 목소리를 연상케 한다. 친절한 위키피디아를 확인해 보니, 역시나! 그녀의 직업은 배우 겸 가수다.
줄거리
집도 절도 없이 떠돌며 숙식을 해결하는 부녀 빌(제임스 벨루시 분)과 컬리 수(알리산 포터 분). 유쾌한 날, 막막한 날, 훈훈한 날, 애틋한 날이 반복된다. 하루는, 한 끼 식사와 얼마간의 현금을 타 낼 요량으로 '접촉 사고 위장 작전'을 펼친다. 사고 피해자와 가여운 딸의 역할을 천연덕스럽게 연기하는 부녀. 졸지에 변호사 그레이(켈리 린치 분)는 가해자가 된다. '밥 한 끼'로 때우고 아쉽에 헤어지는 셋. 며칠 후 실제 사고가 벌어진다. 주차장에서 나오던 그레이가 정말 빌을 받아 버린 것이다. 컬리 수를 위해 일단 둘을 집에서 재우기로 한 그레이. 세 사람의 동거가 시작된다.
부녀를 무시하는 그레이의 남자친구 월터(존 게츠 분). 중간에서 난처해하던 그레이의 마음은 점점 빌과 컬리 수 쪽으로 기운다. 이를 괘씸하게 여긴 월터는 급기야 빌을 경찰에 신고한다. 딸을 방치한 혐의다. 컬리 수에 대한 법적 보호자 자격이 없는 그레이는 아동보호센터로 보내지는 컬리 수에 대해 어떠한 권리도 행사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된다. 그레이는 이를 계기로 결심을 굳힌다. 직접 빌의 변호를 맡아 그의 석방을 돕고, 컬리 수를 입양하기로 한다. 셋은 결국 진짜 가족으로 거듭난다.
평양감사도 저 좋아야 '성공'
본심 本心
영화 초반, 그레이는 철저하고 차가운 인물로 비춰진다. 시끌벅적한 시장 바닥 같은 데선 밥도 안 먹기 싫다. 이기는 게 목적인 재판에서, 똑 부러지지 못하게 상대를 '배려'하려는 우유부단한 의뢰인도 골칫거리다. 변호사에게 냉정함은 독이 아닌 약이다. 덕분에 그레이는 성공한 변호사가 되어 있다. 냉정한 변호사, 그래서 잘나가는 변호사. 시비의 문제가 아니라 호불호의 문제다. 남들이 훌륭하다고 여기는 삶이 아닌, 스스로 만족하는 삶인지가 중요하다. 지금의 그녀 모습이 과연 그녀가 진정으로 바라던 모습이었을까.
말 그대로 '잘살고' 있는 그레이가 자신이 낸 사고 때문에 낯선 사람들을 집에 들인다는 게 비약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단순히 차 사고를 이유라고 생각하면 그렇다. 진짜 이유는 '도저히 외면할 수 없는 아이에 대한 마음' 때문이다. 자세히는 아니지만, 영화는 그레이의 '아이와 관련된 상처'를 잠시나마 언급한다. 그 상처를 잊기 위해 일부러 일에만 매달렸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녀는 컬리 수, 빌과 함께 가정을 꾸리기로 결심한 이후 사직 의사를 밝힌다. 상사는 말리지 않는다. 그녀의 본래 성격을 잘 알고 있어서다. "원래 자넨 성공보다 가치를 중시하는 별종이었지."
※ Wikipedia [ Alisan Porter ] Link
※ 알리산 포터 (컬리 수) 비포 앤 애프터 이미지 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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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메시지 MONZA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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