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다이어트 - 롤프 도벨리


34쪽
'중요도'와 '관련성'은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다. 어떤 뉴스가 나에게 중요하며 내 삶과 밀접한지는 다른 사람이 정의할 수 없다. ...... 그런데 매체의 입장에선 대중의 관심을 확실히 끌 수 있는 것은 모두 중요하다. 뉴스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 중심에 바로 이 같은 속임수가 자리하고 있다. 매체들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고 우리와 관련이 없는 뉴스들을 마치 굉장히 중대한 것인 양 포장하여 판매한다. 

36쪽
뉴스를 생산하는 기관들은 우리가 뉴스를 소비하면 경쟁에서 훨씬 유리해질 거라고 현혹한다. 많은 사람이 이런 속임수에 쉽게 넘어간다. 실제로 뉴스 소비는 경쟁에 결코 유리하지 않으며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한다.

45쪽
인간의 중추신경계는 자극에 과하다 싶을 만큼 강렬하게 반응한다. ...... 뉴스 생산자들은 인간의 이 같은 왜곡된 인식을 조직적으로 이용한다. ...... 매체는 미묘하고 복합적이며 추상적인, 전개가 더디며 정체가 잘 드러나지 않는 은밀한 내용들은 조직적으로 감춘다. 그 결과 이 정보들은 뉴스 소비자인 우리의 시야에서도 사라진다. 우리의 삶과 관련 깊고 세상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내용이 추상적이고 복합적인 정보들 속에 담겨 있더라도 말이다.

50쪽
일상적인 뉴스 소비는 사건, 사고의 중요성을 판단하는 감각을 무디게 한다. 그로 인해 현실과 크게 동떨어진 판단을 내리게 만든다. 쉽게 말해 날마다 습관적으로 뉴스를 소비하면, 현실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게 된다. 이는 잘못되고 부적절한 행동으로 이어진다. 당신이 언론을 통해 접한 위험은 진짜 위험이 아니다. 

52쪽
언론이 내놓는 이 '사실'은 문제의 깊은 곳에 자리한 원인이라기보다 부차적이고 표면적인 현상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56쪽
이른바 팩트라 불리는 사실들은 우리의 생각을 가로막는다. 사실이 넘쳐나면 생각은 그 안에 갇힌다. 뉴스를 소비하면서 당신은 세상을 이해하고 있다는 환상에 빠지게 된다. 이 같은 환상은 자기 과신으로 이어진다.

57쪽
대신 좋은 책과 장문의 기사를 읽자. 이들은 세상의 복잡성을 올바르게 평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64쪽
뉴스 보도는 주로 '분석'된 자료라는 이름으로 팔리지만 사실 그저 일화에 지나지 않는다. 쉬운 방식으로 세상을 해석하려 드는 뉴스의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 ...... 짧고 단순한 뉴스의 유혹에 빠지면, 세상을 진정으로 진지하게 바라보며 고찰하는 길로부터 멀어진다. 더불어 세상의 본질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긴다.

65쪽
유명인이 누구인지를 보면 그 사회 구성원들의 수준을 알 수 있다.

69쪽
당신이 뉴스를 소비하면 가짜 명성이 드높아진다. 이는 당신 개인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 결코 득이 되지 않는다. 

115쪽
우리는 좋은 정보보다 나쁜 정보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즉 부정적인 정보를 더 중요하게 느낀다. 그런 이유로 부정적 정보는 긍정적 정보보다 2배 정도로 강렬한 영향을 미친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부정 편향이라고 한다. ...... 뉴스 매체들은 우리가 부정적인 정보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대신 이 취약성을 가지고 논다. 매체는 걱정으로 가득한 뇌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대량으로 만들어 제공한다.

136쪽
보통 기자들이 취재하는 것은 소방차가 투입되는 화재 현장이다. 누군가가 신중하게 행동하여 미연에 방치한 화재 사고에 대한 탐사 보도를 쓰는 기자는 없다. 화재와 맞서 싸우는 것보다 화재를 저지하는 일이 훨씬 더 효율적임에도, 기자들은 초점을 예방보다 사후 행동에 맞춘다. 

138쪽
기자들에게는 맹점이 있다. 이는 기자의 결함이 아니라 뉴스 형식의 문제이다. ...... 언론의 맹점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스스로의 시야를 가리지 말자. 뉴스를 끊고 세상을 다시 또렷하게 바라보는 법을 배우자!

146쪽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허버트 사이먼은 이미 반세기 전에 이 문제를 알고 있었다. "정보가 무엇을 소비하는지는 꽤 명백하다. 정보는 바로 수신자의 주의를 소비한다. 정보의 풍요는 주의의 빈곤을 낳는다." ...... 차고 넘치는 뉴스로 인해 우리는 주의의 빈곤을 겪게 됐고, 일상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자주 중단된다.

152쪽
뇌에서 한 영역이 발달하면 다른 영역은 퇴보할 수 있다. ...... 더 많은 뉴스를 소비할수록 두뇌의 신경 회로는 정보를 대충 훑어보며 멀티태스킹에 능한 쪽으로 단련된다. 그러면서 동시에 깊이 있는 독서와 심오한 사고에 필요한 회로들은 위축된다. 단언컨대 열렬한 뉴스 소비자의 대다수는 더 이상 장문의 기사나 책을 제대로 읽을 수 없을 것이다.

160쪽
뉴스에 나오는 소식의 99퍼센트는 당신의 통제 밖에 있다. 당신이 아무런 영향도 미칠 수 없는 것들을 계속해서 접하다 보면 '학습된 무기력'이라 불리는 심리적 구렁텅이에 빠지게 된다. ...... 당신의 통제 하에 있는, 인생과 직결된 것에 집중하자.

161쪽
나는 책이나 장문의 기사를 읽기 전에 일부러 잠시 시간을 두고 해당 주제와 관련된 나만의 생각을 떠올리려 애쓴다. 무척 힘들기는 하지만 그만큼 가치가 있다.
책이든 기사든 일단 읽기 시작하면 뇌는 지은이의 생각으로 채워진다. 그럼 더 이상 나만의 생각이 생겨날 기회는 거의 없다. 하지만 이와 달리 무언가를 읽기 전에 일종의 사전 의식을 치르면, 지은이의 생각과 나만의 생각을 비교하면서 보다 깊이 내용을 이해하게 된다. 때론 지은이와 나의 생각이 일치하고 때론 어긋나기도 하는데, 이는 결코 중요하지 않다. 정말 중요한 건 지은이와 정신적 논쟁을 벌이며 얻은 독서 경험이다.

170쪽
뉴스보다는 소설, 영화, 음악, 미술, 연구 자료 등이 인생의 지혜를 얻기에 더욱 적절하다.

183쪽
사람들 대다수는 매일같이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살고 그것이 교양 있는 삶이라고 믿는다. 뉴스와의 단절은 비도덕적인 태도로 여겨진다. 중세 시대에 일요 예배에 참석하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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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쪽
만약 모두가 뉴스를 끊는다면, 민주주의는 무너질까? 이는 다시 2가지 구체적인 질문으로 쪼갤 수 있다. (뉴스 없이) 시민들이 선거와 투표에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가? (뉴스가 없으면) 누가 권력자들을 감시하는가?

184쪽
뉴스가 없어도 얼마든지 옳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 선거에서 누군가를 제대로 뽑고 싶다면 제일 먼저 할 일은 후보자가 지금까지 성취한 것을 찾아보는 일이고, 그다음은 후보자의 공약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인터넷 속에서 길을 잃지만 않는다면 구글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얻는 일은 문제가 아니다. 

187쪽
누구 하나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다른 이들도 큰 소리를 질러야 하고, 한쪽에서 터무니없는 이야기로 논쟁을 펼칠수록 다른 쪽도 보다 엉망진창으로 달려들어야 한다. 그 결과는 빤하다. 결국 우리는 소란과 백색소음, 그리고 양극화된 사회 속에서 살게 될 것이다. 뉴스는 바닥으로의 경쟁을 초래한다. 이 경쟁을 최소 공통분모는 선정적인 '초단신'이다. 이처럼 밑바닥까지 치닫는 경쟁은 도중에 그만둘 수도 되돌아갈 수도 없다. 그러나 동참하지 않을 수는 있다.

188쪽
우리에게는 2가지 종류의 저널리즘이 필요하다. 사실과 폐해를 낱낱이 보도하는 '탐사 저널리즘'과 큰 그림을 그리며 배경과 내막을 설명하고 분석하는 '해석 저널리즘'이다. 하지만 이 두 저널리즘은 오늘날의 뉴스 체제 안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이 둘은 복잡하고 어려우며, 실현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든다. 게다가 생산자에게는 고도의 전문성이, 소비자에게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189쪽
역사적으로 가장 유명한 탐사 보도 사례로 '워터게이트 사건'을 꼽을 수 있다. ......
뉴스를 끊는다고 '제3 권력'인 언론의 기능이 방해 받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 반대다. 단신 중심의 뉴스 저널리즘을 멀리하며 깊이와 분석을 겸비한 탐사 저널리즘에 관심을 가지면 제4의 권력은 제 기능을 제대로 해낼 것이다. ......
분석 보도 중심의 해설 저널리즘에 적합한 형식은 신문과 잡지의 특집 기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팟캐스트, 그리고 서적 등이다.

195쪽
이 알고리즘은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는 법을 알고 있다. ...... 무수한 계산을 마친 컴퓨터 뒤에는 목적이 분명한 회사 소유주라는 이해 당사자가 있다. 컴퓨터 뒤에 선 사람들은 당신의 돈을 원하고 당신에게 항상 무언가를 팔려고 한다. 광고, 상품, 정치적 견해, 세계관 등을 말이다.

202쪽
시간이 흐르면서 내가 가는 길이 옳다는 확신이 생겼다. 나의 논거는 보다 날카로워졌고 삶의 태도는 보다 명확해졌다. 더 많은 시간이 생겼고, 유연해진 사고로 더 나은 결정을 내리게 됐으며, 내면의 고요함을 얻었다. 이 모든 일을 여러분들 또한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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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몽자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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