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인
1. 사랑결핍
21쪽
그러나 현실에서 우리는 나라는 사람에 대하여 아주 다양한 의견을 가지고 있다. ...... 무시를 당하면 속에 똬리를 틀고 있던 자신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고개를 쳐들며, 미소나 칭찬과 마주치면 어느새 역전이 이루어진다. 혹시 남의 애정 덕분에 우리 자신을 견디고 사는 것은 아닐까?
2. 속물근성
29쪽
속물의 독특한 특징은 단순히 차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지위와 인간의 가치를 똑같이 본다는 것이다. ...... 속물은 시대에 따라 군인(스파르타, 기원전 400), 주교(로마, 1500), 시인(바이마르, 1815), 농민(중국, 1967) 등 여러 특정한 집단에 영합했다.
30쪽
어쩌면 우리는 이런 조건적인 면 때문에 괴로운 것인지도 모른다. ...... 우리는 무력하고 벌거벗은 상태에서 부모의 돌봄을 받으면서 처음으로 사랑을 경험했다. ......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애정은 성취와 관련을 맺기 시작한다. ...... 멍청한 아첨꾼이 아니고서는 아무도 권력이나 명성 때문에 당신을 사귄다고 말하지 않는다. 이것이야말로 우리 밑바닥에 그런 무조건적인 사랑에 대한 욕구가 존재한다는 증거다. ...... 권력이나 명성은 우리 자아의 진정한 알맹이 바깥에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33쪽
새커리는 영국인이 높은 지위와 귀족계급에 매달리는 원인이 궁극적으로 신문에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매일 작위가 있는 사람과 유명한 사람이 존엄한 존재라고 역설하는데, 이는 결국 작위가 없는 보통 사람들은 시시하다고 역설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35쪽
모든 학대 행위에 적용되는 패턴이지만, 속물도 속물을 낳는다. ...... 우리 자신이 속물적 전술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부인하기도 힘들다. 이 병은 애초에 집단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 가구를 산 사람을 비웃기보다는 그들이 살았던 사회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장식장을 구매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필요한 일일 뿐만 아니라 보람 있는 일이라고 느끼도록 상황을 조성한 것이 그 사회이기 때문이다.
3. 기대
58쪽
18세기와 19세기의 위대한 정치 혁명과 소비자 혁명은 인류의 물질적 운명을 크게 개선시키는 동시에 심리적 고뇌도 안겨주었다. 그 중심에 자리 잡은 특별하고 새로운 이상, 즉 모든 인간은 날 때부터 평등하며 누구나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무한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 사실 역사상 대부분의 기간에는 그 반대되는 가정이 영향력을 행사했다. 불평등과 낮은 기대 수준이 정상적이고 지혜로운 것이었다. 극소수만이 부와 충족을 갈망했다.
78쪽
루소는 사람을 부자로 만드는 방법은 두 가지라고 생각했다. 더 많은 돈을 주거나 욕망을 억제하는 것이다. 근대 사회는 첫 번째 방법에서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지만, 욕망에 줄기차게 부채질을 하여 자신의 가장 뛰어난 성취의 한 부분을 스스로 부정하고 있다.
4. 능력주의
83쪽
가난이 자존심에 미치는 영향은 공동체가 가난을 해석하고 설명하는 방식에 결정적으로 좌우된다. ...... 근대에 들어 왜 사람이 가난하고, 무엇이 사람의 사회적 가치를 결정하느냐를 설명하는 방식에는 응보의 관점이 강력하게 개입하게 되었고, 그 결과 낮은 지위에 처한 사람은 점차 감정적으로 견디기 힘든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5. 불확실성
120쪽
우리의 지위의 문제를 우연적 요소들에 맡긴다는 것은 불안한 일이다. 그러나 합리적 통제라는 관념에 완전히 물들어, '불운'이 실패를 설명하는 그럴듯한 이유가 될 수 있다는 관념을 폐기해버린 세상에 산다는 것은 더 힘든 일이다.
135쪽
그것(고용)은 경제학자가 그리는 그래프의 상승과 하강에 달려 있으며, 시장에서 벌어지는 경쟁에 달려 있으며, 운과 영감의 변덕에 달려 있다. ...... 그래서 우리의 요구와 세상의 불확실한 조건 사이의 불균형은 지위에 대한 불안을 끈질기게 들쑤시는 다섯 번째 이유가 되는 것이다.
■ 해법
1. 철학
149쪽
철학은 성공과 실패의 위계를 완전히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판단 과정을 재구성할 뿐이다. 따라서 철학은 주류의 가치 체계에서는 어떤 사람이 부당하게 모욕을 당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부당하게 존경을 받을 수도 있다고 인정한다. 이런 불의가 벌어질 경우, 우리는 철학의 도움을 받아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칭찬이라는 후광 없이도 사랑받을 만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신념을 고수할 수 있다.
157쪽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무작위 집단에게 어떻게 보이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이렇게 말한다. "모든 질책은 그것이 과녁에 적중하는 만큼만 피해를 줄 수 있다. 자신이 어떤 질책을 받을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자신만만하게 그런 질책을 경멸할 수 있으며 또 실제로 그렇게 한다." ...... 우리는 논리에 기초하여 자신의 가치를 느껴야 하는데, 사실 이때 느끼는 만족감이 근거가 더 탄탄하다.
2. 예술
164쪽
예술은 "삶의 비평"이다. ...... 우선 가장 분명한 점은 삶이 비평이 필요한 현상이라는 것이다. ...... 예술작품은 세상을 더 진실하게, 더 현명하게, 더 똑똑하게 이해하는 방법을 안내해준다. 우리가 지위와 그 분배에 접근하는 방법만큼 비평(또는 통찰과 분석)이 필요한 것도 없을 것이다. ...... 예술의 역사는 지위의 체계에 대한 도전, 풍자나 분노가 서려 있기도 하고, 서정적이거나 슬프거나 재미있기도 한 도전으로 가득하다.
185쪽
일상생활을 묘사한 위대한 화가들은 제인 오스틴이나 조지 엘리엇처럼 세상에서 무엇을 존경하고 존중할 것인가에 대한 속물적 관념을 교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192쪽
비극 작품은 재앙을 피하는 우리의 능력을 과대평가하지 말라고 가르치며, 동시에 재앙을 만난 사람들에게 공감을 느끼도록 우리를 인도한다. 따라서 극장을 나설 때면 쓰러지고 실패한 사람들을 우월한 태도로 대하기가 어려워진다. ...... 비극 작가들은 저항할 수 없는 진실로 우리를 이끈다. ...... 우리는 의도와 결과 사이의 비틀린 관계를 만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신문에서 단순히 실패의 이야기의 뼈대만 읽었을 경우라면 가지게 되었을 무관심한 태도, 또는 적의에 찬 태도를 버리게 된다.
209쪽
따라서 웃음은 최고의 익살꾼의 손에 쥐어지면 도덕적 목적을 획득하며, 농담은 다른 사람들이 성격과 습관을 바꾸도록 촉구하는 수단이 된다.
216쪽
우리는 그런 유머를 보고 들으면서 세상에는 나만큼이나 질투심 많고 사회적으로 허약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처럼 돈 문제 때문에 고민하며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나처럼 멀쩡한 표정을 짓지만 속으로는 약간 맛이 간 상태인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안심한다. 또 나처럼 고통 받는 이웃들에게 손을 내밀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 그들(작가들)은 우리가 기본적으로 괜찮은 사람이라는 전제 하에 우리를 비판한다. 그들의 교묘한 솜씨 덕분에 우리는 마음을 열고 웃음을 터뜨리며 우리 자신에 대한 씁쓸한 진실을 받아들인다.
3. 정치
227쪽
이상적인 지위는 오래전부터 계속 바뀌어왔고, 앞으로도 계속 바뀔 수밖에 없다. 이런 변화 과정을 묘사하는 데 정치라는 말을 사용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여러 집단이 스스로 존엄을 얻고자 이전 체제에서 이익을 보던 사람들과 맞서 공동체의 명예 체제를 재구성하려고 시도한다. 이런 집단은 투표함, 총, 파업, 때로는 책을 이용해 높은 지위를 누릴 정당한 권리를 가진 사람이 누구냐에 대한 공동체의 관념을 바꾸려고 노력한다.
257쪽
억압적 상황은 영원한 고통을 겪으라는 자연의 심판으로 여길 수도 있지만, 정치적으로 해석하면 변화 가능한 어떤 사회 세력들 탓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죄책감과 수치감은 이해로, 지위의 더 평등한 분배 방식에 대한 탐구로 바뀔 수도 있다.
259쪽
관념이나 제도가 "자연스럽다"고 생각할 때는 고통의 책임을 아무에게도 묻지 못하거나 고통을 겪은 당사자에게 묻게 된다. 그러나 정치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우리가 아니라 관념이 문제일지도 모른다고 상상하게 된다. 수치감에 싸여 "나에게 무슨 문제가 있을까[여자라는 것일까/피부색이 검다는 것일까/돈이 없다는 것일까]?" 하고 묻는 대신 "나를 비난하다니 다른 사람들이 틀렸거나, 부당하거나, 비논리적인 것이 아닐까?" 하고 묻게 된다. 이것은 자신의 무죄에 대한 확신에서 나오는 질문이 아니라, 자연주의적인 관점이 이야기하는 것과는 달리 제도, 관념, 법은 어리석고 편파적이라는 인식에서 나오는 질문이다.
4. 기독교
278쪽
우리는 죽음에 대한 생각에서 용기를 얻어 사회의 기대 가운데 정당성이 없는 것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283쪽
우리 자신의 유한성을 생각하는 것 외에 다른 사람의 죽음, 특히 우리가 큰 열등감과 질투를 느끼게 되는 업적을 쌓은 사람의 죽음을 생각하는 것도 자위로 인한 불안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296쪽
광대한 풍경 역시 폐허와 마찬가지로 불안을 다독여주는 효과가 있다. ...... 광대한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사회적 위계 내에서 우리가 하찮다는 느낌은 모든 인간이 우주 안에서 하찮다는 느낌 안에 포섭되면서 마음에 위로를 얻게 된다.
306쪽
공동체가 부패할수록, 개인적 성취의 유혹도 강해진다. ...... 도시의 공적인 공간이나 시설이 그 자체로 훌륭할 때에도 개인적 영광에 대한 야심은 어느 정도 줄어든다. ...... 공동체에서 제공하는 주택, 운송, 교육, 보건의 수준이 낮으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집단에 소속되는 것을 피해 단단한 벽 뒤에서 살게 된다. ...... 성공하여 피어날 것이냐 아니면 실패하여 시들 것이냐 하는 이분법의 그 가혹한 칼날도 약간은 무디어지는 것이다.
311쪽
이 도식에 따르면 모든 사람이 서로 전혀 연관이 없는 두 가지 종류의 지위를 가진다. 하나는 직업, 소득, 평판으로 결정되는 세속적 지위다. 또 하나는 사람의 영혼과 심판의 날에 신의 눈에 드러나는 장단점으로 결정되는 영적 지위다. ...... 기독교는 위계의 개념을 없앤 것이 아니라, 성공과 실패를 윤리적이고 비물질적인 방식으로 재규정했다. ...... 물론 기독교는 세속 도시와 그 가치를 없애지 못했다.
5. 보헤미아
* 보헤미안들의 사회 또는 집단
337쪽
돈이 없다는 것은 어떤 사람이 자신의 에너지를 사업 말고 다른 활동에 쏟는 쪽을 택했고, 그 과정에서 현금이 아닌 다른 것에서 부유해졌다는 뜻일 수도 있다.
337쪽
주류문화와 갈등하면서도 자신 있게 살아가려면 우리의 직접적인 환경에서 작동하는 가치 체계, 우리가 사교적으로 어울리는 사람들, 우리가 읽고 듣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보헤미안들의 통찰이다.
354쪽
기독교의 수도원이나 수녀원과 마찬가지로 보헤미아의 다락방과 카페, 집세가 싼 동네와 협동 사업은 부르주아적인 보답을 추구하는 데 관심 없는 사람들이 생계를 유지하고 동료를 찾을 수 있는 피난처가 되었다.
355쪽
지위에 대한 불안의 성숙한 해결책은 우리가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데서 시작한다. 산업가로부터 인정받을 수도 있고 보헤미안으로부터 인정받을 수도 있으며, 가족으로부터 인정받을 수도 있고 철학자로부터 인정받을 수도 있다. 누구로부터 인정받기를 원하느냐 하는 것은 우리의 의지에 따른 자유로운 선택이다.
356쪽
철학, 예술, 정치, 기독교, 보헤미아는 지위의 위계를 없애려 하지 않았다. 그들은 다수의 가치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가치, 다수의 가치를 비판하는 새로운 가치에 기초하여 새로운 위계를 세우려 했다. ...... 이들 덕분에 우리는 삶에서 성공을 거두는 데는 하나 이상의 길, 판사나 약사의 길과는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며 위로와 확신을 얻을 수 있다.
31쪽
따라서 유능한 아첨꾼은 자신이 관심을 가지는 것이 상대의 지위와는 전혀 관계없는 부분임을 암시해야 함을 안다.
34쪽
오만 뒤에는 공포가 숨어 있다.
56쪽
어떤 것-예를 들어 부나 존중-의 적절한 수준은 결코 독립적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그것은 준거집단, 즉 우리와 같다고 여기는 사람들의 조건과 우리의 조건을 비교하여 결정된다. 우리가 가진 것은 그 자체만으로 평가할 수도 없고, 중세 조상의 생활과 비교하여 판단할 수도 없다. 역사적 맥락에서 우리가 놀라운 번영을 이룩했다고 강조하는 소리를 들어봤자 전혀 감동을 느낄 수 없다. 오직 우리가 함께 자라고, 함께 일하고, 친구로 사귀고, 공적인 영역에서 동일시하는 사람들만큼 가졌을 때, 또는 그보다 약간 더 가졌을 때만 우리는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 우리가 현재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일 수도 있다는 느낌-우리가 동등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우리보다 나은 모습을 보일 때 받는 그 느낌-이야말로 불안과 울화의 원천이다. ...... 우리는 우리 자신이 같다고 느끼는 사람들만 질투한다.
67쪽
민주사회에서는 언론과 여론이 하인들도 사회의 정상에 올라설 수 있다고, 그들 역시 산업가나 판사나 과학자나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무자비하게 부추겼다. ...... 처음에는 명랑한 분위기가 조성될 수도 있다. ...... 토크빌은 그들의 분위기가 어두워지는 것을 보았다.
68쪽
이 체제는 가장 밑바닥 계급에 속하는 사람들에게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자유를 주었다. 사회의 많은 사람들의 성취를 비교 기준으로 삼을 필요가 없는 자유였다. 덕분에 그들은 열등감에 시달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었다.
122쪽
1800년에는 미국 노동력 가운데 20퍼센트가 다른 사람에게 고용되어 있었다. 1900년에는 그 수치가50퍼센트로 늘었다. 2000년에는 90퍼센트가 되었다. ...... 1724년부터 1815년 사이에 150만 에이커 가량의 땅이 이런 식으로 폐쇄되었다. 전통적인 마르크스주의 분석에서 이 인클로저 운동은 근대의 산업 프롤레타리아의 탄생을 알린다. 근대의 산업 프롤레타리아란 자신이 가진 자원으로 먹고살 수 없어 불리한 조건으로 돈을 받고 자기 자신을 고용주에게 팔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집단으로 정의된다.
* 1에이커 = 1,224평
* 인클로저 운동 : 근세 초기의 유럽 영국에서, 영주나 대지주가 목양업이나 대규모 농업을 하기 위하여 미개간지나 공동 방목장과 같은 공유지를 사유지로 만든 일. 15~16세기의 제일 차 인클로저와 18~19세기의 제이 차 인클로저로 인하여 중소 농민들은 농업 노동자 또는 공업 노동자로 전락하였다.
* enclosure : 1. 울타리를 친 장소 2. 울타리를 두름
166쪽
소설은 감추어진 삶의 목격자이기 때문에 지배적인 위계 관념에 상상의 평형추 역할을 할 수 있다. ...... 예술적 매체는 사람이 찾지 않는 무덤에서 쉬고 있는 모든 드러나지 않은 삶의 가치를 이해하고 평가하는 데 도움을 준다. ...... 이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의 공감은 확대된다.
235쪽
그렇다고 이런 비판자들이 능력이나 지능은 모두 똑같다거나 측정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당신이나 나는 제대로 측정하는 법을 모를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알 수 있다는 가정하에 함부로 행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일 뿐이다.
240쪽
루소는 세계의 역사가 야만에서 출발하여 유럽의 훌륭한 작업장과 도시로 진보해왔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소박하게 살기는 했지만 우리의 요구를 정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던 특권적 상태로부터 우리 자신의 인격과는 거의 관련이 없는 생활 방식들에 선망을 느끼는 상태로 퇴보해왔다고 말한다.
247쪽
인생은 하나의 불안을 다른 불안으로 대체하고, 하나의 욕망을 다른 욕망으로 대체하는 과정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불안을 극복하거나 욕망을 채우려고 노력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노력은 하더라도 우리의 목표들이 약속하는 수준의 불안 해소와 평안에 이를 수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256쪽
이데올로기적 진술이란 중립적으로 말하는 척하면서 교묘하게 어떤 편파적인 노선을 밀어붙이는 진술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 이곳에서 이데올로기는 자신이 편파적인, 어쩌면 비논리적이고 부당할 수도 있는 방식으로 세상에 접근한다는 사실을 감추면서, 자신은 그저 오래된 진실을 이야기할 뿐이며, 오직 바보나 미치광이만이 여기에 반대할 뿐이라고 주장한다.
[네이버 책] 불안 - 알랭 드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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