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잡기-2023-055] 비행운 - 김애란 - 별 셋 - 1021

비행운 - 김애란

표현

 

137쪽
순수를 모르는 순수. 청춘을 모르는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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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쪽
택시 경력 5년이 넘는 용대는 서울의 괜찮은 식당을 속속들이 알았다. 처음에는 유명해지고 다음에는 천박해져버리는 음식점이 아니라, 허름하고 보잘것없지만 맛 하나만은 단정한 그런 집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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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쪽
"아저씨. 제가 저번에 택시에서 굉장히 놓은 노래를 들었거든요. 완전 감동적인. 근데 노래가 끝나기 전에 집에 다 와서 내려야 되는 거예요. ......"
...... "그러니까 제 말은요. 그렇게 우연히 노래랑 나랑 만났는데, 또 너무 좋은데, 나는 내려야 하고, 그렇게 집에 가면서, 나는 그 노래 제목을 영영 알지 못하게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때가 있다는 거예요."
...... "그런데 감동적인 음악을 들으면요, 참 좋다, 좋은데, 나는 영영 그게 무슨 노래인지 알 수 없을 거라는, 바로 그 사실이 좋을 때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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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쪽
여기서도 기분과 상관없이 미소 지어야 할 때가 많았지만, 사람 얼굴을 보며 직접 물건을 팔 때보단 감정 지출이 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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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쪽
그리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승객들은 이따금 기옥 씨가 거기 있는 줄 모르거나, 있어도 없는 사람처럼 여겼다. 마치 많은 이들이 재떨이와 재떨이 청소부를, 승강기와 승강기 청소부를 동격으로 대하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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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쪽
결혼식은 미소가 너무 많아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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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쪽
한 나라와 다른 나라 사이에 바다와 하늘만 있는 줄 알았는데, 면세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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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쪽
예전에도 서윤은 '나는 음악 없이도 살 수 있을 거 같아'라고 고백했다가 은지로부터 고생대 파충류 취급을 받은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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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쪽
"태국에 와 있다. 우리는 틈나는 대로 딴 나라말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내 나라말을 딴 나라말이라 불러보니 좋다. 고국에서는 한국어를 '하는' 혹은 한국어가 '있는' 느낌이었는데, 외국서는 '한국어를 가지고 다니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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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쪽
"힘든 건 불행이 아니라... 행복을 기다리는 게 지겨운 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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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쪽
이십대에는 내가 뭘 하든 그게 다 과정인 것 같았는데, 이제는 모든 게 결과일 따름인 듯해 초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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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7쪽
요즘 저는 하얗게 된 얼굴로 새벽부터 밤까지 학원가를 오가는 아이들을 보며 그런 생각을 해요. '너는 자라 내가 되겠지... 겨우 내가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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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쪽
왜 예전부터 사회의 지식인 집단으로 봐주던 그 '대학생'들 말이에요. 굳이 차이가 있다면 과거에는 대학생이 학생운동을 했고, 지금은 다단계 판매를 하게 됐다는, 그 정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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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쪽
언니는 엽서 끝자락에 그렇게 적었죠? 세월은 가도 옛날은 남는 거 같다고. 조만간 다시 옛날이 될 오늘이, 이렇게 지금 제 앞에 우두커니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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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비행운의 꿈, 혹은 행복을 기다리는 비행운 /우찬제
347쪽
본래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다지만, 함께 아파하기를 통해서라면 새로운 날개를 달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김애란은 생각하는 것 같다. ...... 요컨대 김애란은 행복에 대한 욕망이 하염없이 지연되는 비(非)행운의 현실을 정직하게 성찰한다. 그것을 지연시키는 대타자의 향락을 분석하고, 그로 인한 주체의 불안과 고통을 함께 아파하고자 한다.

 

 

[네이버 책] 비행운 - 김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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