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쪽
자립의 긍지만 한 즐거움도 없다.
49쪽
선의의 강요는 악의보다도 곤란한 결과를 낳는 경우가 있다.
51쪽
젊을 때에는 푸념도 애교가 된다. ...... 불평만 늘어놓는 노인 곁에는 사람들이 모여들지 않는다.
87쪽
돈도 쓰고 싶지 않고 피곤한 것도 싫고 혼자 조용히 있는 것은 따분하다고 한다. 전부가 불만인 것이다.
96쪽
죽음의 유일한 장점이란 그땐 이미 아무것도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나의 뼈가 어디에서 어떻게 되건 이미 아무런 아픔도 느끼지 못한다.
131쪽
일반적으로(젊은 사람을 포함해서) 남자들의 가장 강압적인 구애의 형태는 '죽여버린다'라는 표현이며, 여자들은 '죽어버리겠다'는 식이라고 한다. 어느 쪽도 폭력이다.
169쪽
지난날 젊은 시절 좌절을 몰랐던 나이에는 셰익스피어 작품 중에 무심코 읽었던 말의 여기저기에 함축된 의미 따위들을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차츰 이런 재미를 알게 되는 것이 노년의 특권이다.
171쪽
그러나 '그것이 즐겁다면' 몇 살이 되어서 무슨 공부를 시작해도 좋은 것이다.
171쪽
유치스러워지는 것 역시 노화의 조짐이다.
174쪽
친구가 먼저 세상을 뜨는 일은(남편이 먼저 떠나가는 것도 마찬가지) 늘 사전에 마음속으로 예상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하면 막상 닥친 운명에 대해 마음의 각오가 서게 된다. '드디어 헤어지게 되는구나' 하고 한탄하기보다 '몇 십 년 동안 즐겁게 지내주어서 고마웠어'라고 감사하면 되는 것이다.
186쪽
내가 좋아하는 희랍어의 해석을 한 번 더 빌리자면, '걷다'라는 말은 '페리파테오'라고 하는데 이는 '걸어 돌아다니다'라는 뜻이기도 하고, '그 사람답게 처신하다'라는 의미이기도 하며, 또 무엇보다 '생활하는 것'을 가리킨다.
207쪽
나는 '덧셈의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고, 내 친구가 깨우쳐준 것은 '뺄셈의 불행'이라 나는 생각한다.
231쪽
훌륭하고 의연하게 죽는 것이 최상이다. 그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용기 있는 행동이며 또 살아남아 앞으로 죽음을 맞이할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일이다. 게다가 그것은 본인으로서도 멋지게 죽으려 하는 것은 오히려 공포감이나 고통에서 스스로를 구하는 힘이 될지도 모른다.
242쪽
이것을 하나의 달콤한 꿈이라고 말한다면 그뿐이겠지만 나는 역시 사후의 재회를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싶다. 나는 이 사람 저 사람 모두를 저세상에서 만나길 원한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로 즐거운 기대이다. 특히 장수하면서 배우자나 자식이 먼저 세상을 뜬 사람의 경우 죽음이란 다름 아닌 재회의 기회일 것이다. 어째서 공포나 슬픔을 느낄 필요가 있을 것인가.
[네이버 책] 나는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 - 소노 아야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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