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고발뉴스 합동 생방송
대다수 언론에서는 아예 언급이 없었거나 짤막한 보도로 대수롭지 않게 다뤄진 사실들이 <팩트TV+고발뉴스 합동 생방송>을 통해 전해졌다. 뉴스를 챙겨 보며 세월호 사고 피해자들의 고통을 진심으로 가슴 아파하는 국민들은 정작 중요한 뉴스, 피해자들의 고통의 핵심은 전혀 듣지 못한 채 언론과 정부가 희생양으로 지목한 사람들에게만 욕을 퍼붓고 있다.
언론과 정부는 성공했다. 여전히 진실을 모르고 있는 국민들이 태반이다. 작전 성공. 축하한다. 하지만 그 작전에 동참할 생각은 없다. 실패할 게 뻔하지만 구석에서나마 외쳐본다. 국민들의 알 권리. 이럴 때 써먹으라고 있는 거다. 팽목항 한 켠에서 스마트폰 테더링으로 전한 작디작은 목소리지만, 적어도 그들은 우리의 알 권리를 존중했다. 사고 5일째인 4월 20일부터 11일째인 26일까지의 알려지지 않은 진실. 때는 언론의 왜곡된 보도로 대부분의 국민들이 진실을 놓치고 있다는 사태의 심각성이 절정을 이루던 바로 그 시점이다.
2014-04-20 일요일 (사고 5일째)
250억 원씩 들인 우리나라 무인 잠수정(ROV)은 총 3대라고 한다. 합은 750억 원. 그런데 세 대 모두 현재 세월호 사고에 투입이 불가하단다. 이유를 알아봤다. 하나는 통영함에 있는데 성능 검증 전이라 투입할 수 없고, 다른 하나는 진해에 있는데 이동할 수가 없어서 투입할 수 없단다. 마지막으로 청해진함에 있는 세 번째 무인 잠수함 역시 수중 활용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투입이 불가하한다. 결국 사고가 일어난 지 4일이 지난 오늘, 그것도 밤 9시가 돼서야 미국의 ROV를 요청, 내일 밤 도착 예정이다.
MONZAQ 우리의 피 같은 세금 750억. 통탄할 일이로다!
민간인 홍가혜 씨에 대해 출판물에 의한 명예 훼손으로 구속 영장이 발부됐다. MBN 뉴스에서의 인터뷰Link가 문제였다. 해당 인터뷰에서 홍 씨는 해경들이 잠수를 못 하게 했다, 대충 시간이나 때우다 가라고 했다, 잠수부들에게 충분한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국내 민간 잠수부 자격증도 없는 상태에서 국가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이다. 희생자들은 자기 살점이 떨어져나가는 고통을 받고 있는데 이 와중에 정부는 국가의 명예를 돌보느라 영장을 발부했다. 확인 결과 홍 씨는 해외 민간 잠수부 자격만 갖추고 있었다.
MONZAQ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의 발언 중 일부는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이성한 경찰청장이 진도를 찾았다. "가족들의 고통과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자 확인차 방문했다." 피해자 가족이 묻는다. "진작에 오셨어야 되는 거 아닌가?" 이성한 경찰청장이 답한다. "... 그리고! 최근 각종 유언비어가 퍼져서 실종자 가족들에게 큰 상처를 주고 있는데, 저희 경찰에서 철저히 수사하도록 하겠습니다."
MONZAQ 상처. 과연 홍 씨가 준 상처가 클까, 정부가 준 상처가 클까?
오늘 새벽 현장에 있는 KBS 모니터용 수신기(TV)가 파손됐다. 거짓 보도에 대한 피해자 가족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MONZAQ 가족들은 홍 씨가 더 미울까, 언론이 더 미울까?
진행 중인 구조 작업은 엉망인데 굉장히 열심히 구조 중인 것처럼 보도돼 보다 못한 피해자 가족들이 결국 앞으로의 구조 계획에 대해 대통령께 직접 묻겠다며 청와대행을 결정했다. "상황실에 비상대책본부장이고 뭐고 아무도 없다. 전화도 안 된다. 그래서 청와대 가려는 거다." 그러자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던 정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19일 밤 가족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총리가 진도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가족들은 물었다. "현재 구조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향후 구조를 어떻게 진행시킬 계획인가?" 총리의 답변이 이어진다. "전문가와 협의해 내일 오전 10시까지 답변을 주겠다." 사고 4일째 밤, 정확히는 5일째 새벽에 총리라는 사람이 한 말이다. 다음날. 이제는 들을 수 있을까?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총리. "내일 다시 답변드리겠다."
MONZAQ 홍 씨가 더 미울까, 정부가 더 미울까?
그토록 불러도 대답 없던 정부. 아무리 울부짖어도 외면하던 정부. 가족들이 청와대로 간다니까 경찰 버스 10대, 경찰 100명이 순식간에 투입됐다. 청와대로 가겠다는 가족 대표단은 70명이었다. 고작 버스 두 대 대절해둔 상태였다. 더 많은 경찰이 막아서고 나선 것이다. 못 타게 막아서기에 그럼 걸어가겠다고 했더니 지금 중요한 건 청와대 가는 게 아니라 수색작업이란다. 그럼 어떻게 수색을 진행시킬 거냐 물으니 그건 내일 얘기하겠단다.
MONZAQ 위험 인물로부터 무고한 국민들을 보호하는 게 경찰의 존재 이유다. 그런데 세월호 사고 현장에선 사복 경찰들이 유가족을 감시하고 청와대행을 막아섰다. 그렇다면 유가족이 위험 인물, 박근혜가 무고한 국민이란 뜻인가? 경찰이 박근혜 경호원과 다른 점이 뭘까?
중국 환구시보에 실린 기사 내용 중 이런 문구가 있다. '한국 세월호 사고는 전형적인 후진국형 재난이다. 한국, 선진국 되긴 멀었다.'
MONZAQ 중국에게 듣는 후진국 소리. 불편하지만 사실 이쯤되면 들어도 싸다 싶다.
피플뉴스 서승만 기자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살려주면 안 된다. 그중에 종북 가족들이 있을 수 있다. 학생들 죽음은 운명이다. 이런 일을 정치적으로 연결시켜선 안 된다."
MONZAQ 종북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정치적 연결 아닌가?
2014-04-21 월요일 (사고 6일째)
해양수산부 이주영 장관 일행 중 한 명이 사망자 명단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자고 제안했다. 이를 들은 피해자 가족은 애들을 바다에 처넣고 뭐하는 뭐하는 짓이냐며 따져 물었다. 그때 이주영 해수부 장관 왈. "모르는 사람이다." 그리고는 곧장 상황실로 줄행랑쳐 버렸다. 이후 사복 경찰관들이 가족인 양 현장에 100여 명 가량 투입됐고 이주영 장관 구출 작전이 벌어졌다. 왜 안 나오냐는 가족들의 항의에도 계속 버티더니 해가 지고 나서야 배치해둔 사복 경찰에 둘러싸여 황급히 상황실을 빠져나갔다. 가족들은 사과를 요구했지만 이 장관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MONZAQ 경찰은 민중의 지팡이가 아니었다. 정부의 지팡이였다.
2014-04-22 화요일 (사고 7일째)
한국수중협회 대전본부 김영기 본부장 왈. "바지선에 탄 자원봉사차 나온 민간 잠수부들이 구조에 참여하려 하자 해경의 폭언으로 언쟁이 있었다. 결국 피해자 가족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70명 전원 철수하기로 결정됐다." 구조하기 가장 좋은 물때라 서둘러 구조에 참여하고 싶어도 해경이 저지하는 상황인 것이다. 납득할 만한 설명 따윈 없었다. 그리고 해경에게 철수 이유를 묻자 해경은 답한다. "피해자 가족들이 원해서 철수시킨 것이다."
교육부장관도 책임을 져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기자의 질문에 KBS 9시 뉴스 앵커 출신인 민경욱 전 KBS 문화부장이 이렇게 받아친다. "라면을 끓여 먹은 것도 아니고 계란을 넣어 먹은 것도 아닌데, 그저 '컵라면' 하나 먹었을 뿐인데, 팔걸이 의자 때문에 사진이 찍히고 국민 정서상 문제가 된 것이다." 당시 교육부장관이 식탁 삼아 썼던 테이블에는 피해자 가족들을 위해 마련된 구급약품들이 올려져 있었다. 그걸 치우고 먹은 라면이다.
지만원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제2의 518 반란을 조심해야 한다. 시체 장사에 한두 번 당해봤는가. 세월호 참사는 이를 위한 거대한 불쏘시개다."
'구조 174'라고 되어 있는데 엄밀히 말해 이건 구조된 사람들이 아니라 탈출한 사람들이다. '셀프 구조자'들이다. 그들 외엔 단 한 명도 구조된 사람이 없다. 지금까지의 성적표는 이거다. 사건 10일째 밤 11시 기준 실종 181명, 사망 121명.
사망자들 중 손가락이 부러지고 손톱이 빠진 학생들이 많다고 한다.
진도 실내 체육관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황 모 군이 토로한다. "팽목항 상황이 매우 안 좋다. 야간에는 단체로 참여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전부 빠지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투입되는데, 취객들이 난입해서 소란을 피워 가족들이 이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외부인을 통제한다거나 하는 등의 정부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여기 모인 자원봉사자들만으로는 역부족이다.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은데 그럴 수 없는 상황들이 생각보다 많다. 아침에는 도우러 오는 사람들이 꽤 많은데 저녁에는 상당히 부족하다. 각종 단체에서 나오는 자원봉사자들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대부분이 보여주기식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적인, 단체로 움직이는 자원봉사자들보다 개인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 허드렛 일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이 정말 절실하다."
MONZAQ 자원봉사자들이 충분한 것처럼 보도하는 언론. 실제 상황은 딴판.
2014-04-23 화요일 (사고 8일째)
다이빙벨 작업에 방해된다며 이종인 대표를 돌려보냈던 바로 그 해경이 오늘 새벽 2시 30분 언론 몰래 어디선가 대여한 다른 다이빙벨을 반입하려다 취재진에게 포착됐다. 해당 다이빙벨은 이종인 씨가 대표로 있는 알파잠수기술공사의 것보다 더 작은 것으로, 한국폴리텍 대학 강릉 캠퍼스에서 위급한 상황이라며 빌린 것으로 확인됐다. 알파 다이빙벨은 해외에서 연구, 작업하던 기본 모델이 아닌 한국 바다 사정에 맞게 추가로 제작한 장비다. 게다가 규모가 작다는 건 그만큼 수용할 수 있는 잠수부의 인원수가 작다는 뜻이다. 실제로 해경이 반입하려던 다이빙벨은 2인용, 알파 다이빙벨은 8인까지 수용이 가능하다.
알파잠수기술공사 이종인 대표는 해저 300미터 이상까지의 잠수, 해저 동굴 탐험 등으로 내셔널지오그라피가 인정한 세계 챔피언 중 하나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에어 부분이 짧다는 건 일본에서 약식으로 만들어 쓰던 것일 가능성이 크다. 잠수부의 잠수병을 막기 위해서는 허벅지 윗부분을 수면 위, 즉 공기 중에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감압을 낮출 수 있고 잠수병도 막을 수 있다. 알파 다이빙벨은 빠른 유속에도 견고하게 버틸 수 있도록 기본 3톤에 1톤을 더한 것이다. 이종인 대표는 현재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출석을 요구 받은 상태다. JTBC 방송에 출연한 것이 문제시됐다. 검증되지 않은 사람의 의견을 방송에 내보내 국민을 혼란에 빠뜨렸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한국수중협회 황대영 회장 왈. "이종인 대표의 다이빙벨? 당장 들여보냈어야 했다. 작업에 방해되지 않게, 얼마든지 원할하게 진행시킬 수 있는 일이다. 현재 문제는 소통이 안 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화할 사람이 없다. 회원 일부는 사고 당일인 16일, 나는 전국에 다이버 모집 공고를 내고 17일부터 이곳에서 지내고 있는데, 뜻을 전하고 싶어도 도무지 책임자를 만날 수가 없다. 분명 인터뷰는 해갔는데 아무데서도 볼 수가 없다. 우리의 요구 사항, 무책임하고 허술한 구조 현황에 대해서는 일절 방송되지 않고 있다."
한 자원봉사 잠수부가 토로한다. "현재 자원봉사 잠수부들은 모두 작업에서 제외된 상태다. 거센 조류에도 불구하고 자원봉사자들이 첫 가이드라인 구축해 놓았는데, 더구나 현재 해경 측에서 그 가이드라인을 사용하고 있으면서 이제 와서 빠지라니! 실제 12명의 다이버들이 6개의 가이드라인을 2인 1조로 사용하고 있다. 한 사람이 계속 작업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어제 작업한 사람은 오늘 쉬고, 중간중간에도 로테이션으로 돌아가고 해서 잠수부는 많으면 많을수록 구조에 도움이 된다. 말로는 검증 안 된 민간 다이버는 제외하고 최정예 요원을 투입했다고 하지만, 우리 대부분이 천안함 등 실제 구조 작업에 참여했던 다이버들이다."
한국수중협회 황대영 회장도 같은 입장이다. "제외당한 다이버들이 해경의 조치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면책 동의서에 서명을 요구하기에 그렇게 했는데도 투입한 19명을 전원 퇴출시켰다. 대부분이 특수부대 출신들이고 서해 페리호, 천안함 때도 참여했던 인력들이다. 존중 받고 대접 받아도 모자랄 판에 왜 내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언딘의 잠수부들 중 10명 정도가 탈진과 마비 증세를 보이고 있다. 해양 구조 업체의 특성상 평소에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소수 인원으로 운영하다가 사고가 발생하면 그때 프리랜서 다이버들을 추가로 모집해서 구조에 나선다. 추가 인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인 것이다. 지나가는 배라도 붙잡고 구조 작업 좀 도와달라고 하는 게 정상인데, 장비를 싣고 온 배도 돌려보내고 스스로 돕겠다는 자원봉사 다이버들까지도 철수시키고 있다.
피해자 가족의 말을 들어봤다. "단 한 명의 구조자도 없어 희망을 품지도 못한다는 사실이 정말 괴롭다.
구조 작업에 대한 확신도 없다."
2014-04-25 화요일 (사고 10일째)
9시 40분에 학생이 부모에게 보낸 카톡 사진이다. 9시 38분. 선장은 이미 배를 떠난 뒤다. 사진을 제보한 피해자 가족 왈. "30~40명, 아니 80명 가까이 선수 쪽에 있다. 사고 당일 이미 경찰에 다 진술한 바 있다. 정부가 모를 리 없다. 그런데 그 많은 인원을 구조하지 않고 있다. 한시가 급한데 그 부분을 피하고만 있는 거다. 그때는 분명 선수 쪽이 수면 위에 떠 있었다. 그런데도 구조를 하지 않았다. 아직도 안 하고 있다. 정말 분통 터진다."
24시간 내내 구조가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도되고 있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 특히 정조기였던 지난 3일간은 정말 구조 작업을 멈추지 말았어야 했는데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았다.
24일 저녁 8시경, 사고 후 9일 만에 드디어 첫 소통의 장이 마련됐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과 김석균 해양경찰청장, 이후 해경 차장까지. 가족들이 그들을 다그친다. "왜 전기를 뺐나? 지금 바로 전화해서 전기 넣으라고 지시해라. 불 키고 작업 계속하라고 해라." "이건 대화가 아니다. 말로만 대화한다면서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지 않나." 대화 도중 시체 발견 소식이 전해진다. 가족들, 일제히 박수를 친다.
"지금 당신들 구한다고 전경들이 오고 있는데 가실 건가?" 해경청장. "여러분들이 있으라면 있겠다." 피해자 가족들 다시 한 번 박수로 답한다.
"아직도 민간 잠수부들이 작업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경찰청장이 민간잠수부들을 투입시키라고 지시했는데 어떻게 현장에서 최고 책임자의 지시를 무시하고 민간 잠수부들의 작업을 저지할 수 있는 건가?" 구조 작업의 지휘 체계를 두고 가족이 묻는다. 해경. "여기 온 지 대여섯 시간밖에 안 돼서 상황을 좀 자세하게 파악해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가족들, 어이가 없다. "그럼 해군을 불러서 여기서 직접 보고를 받아라. 지금까지 계속 이렇게 중구난방식이다. 속이고 떠넘기고. 도대체 뭘 숨기는 건가?" "민간 잠수부들 필요없다고 다 돌려보낸 지 4시간 만에 다시 잠수부 구인 광고를 낸 이유는?"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다."
소조기 마지막 날을 맞아 민, 관, 군의 최대 규모 구조 작업 중이라고, 선박 수백 척, 항공기 수십 척이 동원됐다고 언론이 나팔을 불어댔다. 실제 그 시점에 가족들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달랑 5명 정도가 잠수하고 있을 뿐이었다고 한다. 배 또한 그리 많지 않았다. 몇 십 척은 돼 보이지만 해당 언론이 공개한 정도는 결코 아니었다. 해당 보도를 접한 가족들은 진저리를 쳤다.
해경과 수의계약을 맺은 업체(수의계약: 경매나 입찰 등을 거치지 않고 임의로 선택한 개인이나 조직과 계약을 맺는 일)인 언딘에 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언딘과의 수의계약에 대해 당시 공보관은 심해 잠수에 있어 해경보다 탁월하기 때문이라고, 해경은 국제 기준 자격을 갖춘, ISU가 인정한 국내 유일 업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취재 결과 언딘의 대표는 현재 한국해양조사협회 부총재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해양경찰 차장도 이 협회의 임원 중 하나다.
* ISU(International Salvage Union, 해양 구조 단체)
목적: 가입된 해양 구조 업체의 이익을 대변한다.
가입 조건: 가입되어 있는 60여 개의 회사 중 두 곳 이상으로부터 추천을 받아야 한다. 단 한 명의 회사라도 반대하면 가입할 수 없다.
* 언딘의 전적 MONZAQ
2010년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8일째가 되던 4월 2일, 쌍끌이 어선 5개 조가 천안함 사건 주변 수색에 추가로 투입된다. 그중 한 쌍이 97, 98금양호. 수색 중 투입된 10척 가운데 98금양호를 포함한 6척의 그물이 파손된다. 수색을 시작한 지 2시간여 만에 작업이 중단되고 인천으로 귀항하던 중 98금양호가 침몰한다.
해경은 금양호 구조 업체를 공개 입찰에 붙인다. 이유나 과정은 드러난 바 없지만, 해경은 결국 언딘을 채택한다. 그리고 구조 작업의 대가로 5억 원을 지급한다. 당시 입찰에는 알파도 참여했는데, 확인 결과 이종인 대표는 구조에서 인양 작업까지 모두 포함한 금액으로 5억 원을 제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3일간 구조 작업을 펼친 언딘은 배에 타고 있던 총 9명 중 수면 위로 떠오른 두 명을 제외하고는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했고, 결국 시신마저 영구 실종이라는 비극을 낳았다. 당시 실종자 가족 중 한 사람의 말에 따르면 3일 동안 잠수한 시간은 총 30분. 가족이 더 수색해 달라고 부탁하자 언딘은 추가로 5억 원을 요구했다고 한다. 결국 7명의 실종자를 남긴 채 구조 작업은 그렇게 막을 내린다.
쌍끌이 어선은 두 척의 선체에 와이어를 연결한 뒤 양쪽 와이어를 수십 미터의 그물로 연결해 바다 밑바닥을 훑으며 어류를 포획할 때 쓰인다. 두 척의 배가 2척 1조를 이뤄 2~3노트의 비교적 느린 속도로 해저 100미터 이상의 부유물까지 건져올릴 수 있다. 쌍끌이어업은 치어(알에서 깬 지 얼마 안 되는 어린 물고기)까지 그물에 걸려 어류의 씨를 말릴 수 있기 때문에 시기 및 지역별로 엄격히 제한돼 있다.
2014-04-26 화요일 (사고 11일째)
금양호 침몰 당시 언딘의 구조 행태를 확인하기 위해 97금양호 선장과 침몰한 98금양호 유가족들을 만났다. 2박 3일간의 행적은 이렇다. 첫날, 다이빙벨 설치. 첫날부터 설치한 다이빙벨을 이번 세월호 때는 극구 반대하다가 며칠 뒤 한 대학교에서 빌려서 밀반입하다 들켰다는 것. 방해가 된다더니 왜 빌려서까지 갖다 놨느냐고 물었더니 가족들의 마음이나마 안정시키고자 비치해둔 거라는 답변. 둘째 날, 가이드라인을 쳤다. 하루 종일. 마지막 셋째 날, 30분간 수색했다. 그리고 언론에서는 2박 3일간 수색 작업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당시 이춘재 인천해양경찰서장은 이렇게 말했다. "용역을 맡긴 입장에서도 선내 진입이 그토록 어렵다는 것을 알게돼 당혹스럽다." 당혹스럽다던 그. 세월호 사고 때도 언딘에게 구조를 맡긴 이춘재 해양경비국장이다.
MONZAQ 국민들이야말로 당혹스럽다.
오후 5시에 이종인 대표와 다이빙벨이 도착했다. 당시 물때가 좋아 언딘이 한창 구조 작업 중이었다. 그래서 7시부터 합류하기로 했다가 언딘 측에서 역시나 미루고 미루는 바람에 새벽 3시까지 기다리다가 겨우 들어갈까 했는데 또다시 언딘 쪽의 만류로 결국 물때를 놓쳐 바지선도 붙여보지 못하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언론에선 기다렸다는 듯이 '다이빙벨 실패'를 보도하고 나섰다. 시작도 못하게 막더니 국민들에겐 앞다퉈 실패라고 전한 것이다. "거리를 두고 붙이라는 둥 이런 저런 핑계를 대더니, 풍랑 특보가 떨어지자마자 같이 작업을 시작하자고 제안하더라. 결국 이번에도 같이 작업할 생각이 없었다는 얘기다." 이종인 대표와 함께 다이빙벨 바지선에 타고 있던 실종자 아버지들 세 명과의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에서 세 부모는 다이빙벨 투입을 저지한 언딘 측에 대한 반감과 실망을 표했다. "이런 사람들한테 구조를 맡겼다니 정말 세상에 믿을 놈 없다. 왜 그렇게 고압적이고 비협조적인지 이해할 수 없다. 해경도 아닌 언딘이 꼭 컨트롤타워인 것만 같더라."
※ 유투브 [팩트TV+고발뉴스 합동 생방송] 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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