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성 曰 조선시대의 왕들은 가뭄만 들어도 자기 죄라 했다. 가뭄이 왜 왕의 죄겠는가. 세종은 자신이 부덕해서 그렇다며 궁궐의 기둥을 잡고 피가 날 때까지 머리를 짓찧었다. 크게 흉년이 들었을 때는 광화문 네 거리에 나와 초막을 짓고 살았다. 백성들에게 직접 밥을 퍼주기도 했다. 자기에게 많은 권한이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청와대에 엄청난 권한이 있는 만큼 책임 또한 무한하다. 책임을 지고 싶지 않다면 권한을 내려놓아야 한다.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라면 당연한 자세다. 중세의 왕들조차도 자신의 머리를 풀고 백성들과 고통을 함께했다.
서해성 曰 불이 꺼진 뒤에 건물 속으로 들어가는 소방관은 소방관일 수 없다. 구조를 서둘러야 할 시기에 우리 어른들은, 국가는 과연 무엇을 했는지, 혹시 불이 다 꺼질 때까지 지켜보고만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언론 또한 마찬가지다. 언론의 책무는 지금 그 구조를 채근하고 국가가 제대로 대처하고 있는지, 우리들의 잘못은 없는지를 심도 깊게 들여다보고 낱낱이 밝혀서 다시는 그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언론을 보고 있으면 외국의 사례를 동원해 상처를 덮기에만 급급하다. 분명히 말하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많은 아이들이 아직도 세월호 속에 갇혀 있다. 그 아이들을 위해 언론이 보다 정직하게 내 일이라는 생각으로 나서주길 부탁한다. 언론인은 진실을 위해, 진실의 불 속으로 뛰어드는 소방관이어야 한다.
서해성 曰 지금 피해자 가족들이 분노하지 않는다면, 제정신이라면, 그건 인간이기 이전에 '생물'이 아니다. 자기 새끼, 자기 자식을 지금 잃었거나 잃어버릴 위기에 처해 있는데, 극단적 위기의 순간인데, 어떻게 성나지 않을 수 있겠나.
서해성 曰 해수부 장관, 해경 청장은 현장을 떠나선 안 된다. 가족들을 위로하고 사죄하면서 같이 살아야 마땅하다. 그래야 그들의 이야기를 일상적으로 듣고 필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그게 뭐가 어려운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행정 체계든 뭐든 복잡한 걸 다 떠나서 그게 인간으로서의 도리다.
이상호 曰 대부분의 언론에서 강조하는 심리 치유. 정작 정신의학 박사 정혜신은 이렇게 말한다. "지금 우리 세월호 피해 가족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신적 치료가 아니라 한시 바삐 자식들을 건져내는 것이다."
이상호 曰 진도 팽목항 한쪽에 마련된 신원 확인소. 시신을 실은 배가 들어올 때마다 오열이 이어진다. 확인소 앞에서 한 어머니가 말했다. "시신이 건져질 때마다 게시판에 아이의 인상착의가 붙는다. 근데 인상착의를 구분할 때 다들 아디다스, 나이키, 폴로 같은 상표로 하더라. 그런데 우리 애는 내가 돈이 없어 그런 걸 못 사줬다. 그래서 우리 애 못 찾을까봐 이렇게 나와 있다." 아디다스, 나이키, 폴로 못 입은 우리 아이는 인상착의가 없는 거다. 그래서 엄마는 모든 아이를 다 봐야만 한다. 채널A 황순욱 기자가 방송 도중 눈물을 참기 힘들었다며 자신의 SNS에 남긴 글로 화제가 된 이야기다.
이상호 曰 이 시대 언론은 없다. 정부의 대변인만 있을 뿐이다.
시사IN 曰 청와대에서 진도까지 이렇게 시스템이 무너져내리고 있는 가운데 최종 책임자는 자신의 책임을 말하는 대신 책임질 사람들 색출 의지만 과시하고 있다. 침몰하는 시스템 속에서 대통령은 그렇게 가장 먼저 탈출했다.
외신 曰 서양 국가에서 의심할 여지가 없는 국가적 비극에 이렇게 늦장 대응을 하고도 신용과 지위를 온전히 유지할 수 있는 국가 지도자는 없을 것이다.
아무개 曰 "재난 사고 어쩔 수 없었다. 무능해서 어쩔 수 없었다. 직업이 기자라, 경찰이라 어쩔 수 없었다. 아는 게 없어서 어쩔 수 없었다. 돈이 많이 들어 어쩔 수 없었다. 지위가 높으신 분이라 어쩔 수 없었다. 내가 살려면 어쩔 수 없었다. 나라가 대한민국이라 어쩔 수 없었다..." 세월호는 소시민의 거울상이다. 책임을 다한 사람들은 피해를 보고 이기적인 것들은 결국 살아남았다. 나는 이 나라에서 내 소중한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는가. 억울하고 분하다. 지위 고하 막론하고 책임을 묻겠다는 박근혜 대통령. 선장은 무기징역.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이 달린 직업에 1년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게 맞느냐고 먼저 묻고 싶다. 1년 비정규직이 목숨 걸고 일한다는 말을 믿어야 할지 의문이다. 몇 백 명의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직업에 비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그런 사회를, 무책임한 사회를 만든 우리가 그 1년 계약직 선장에게 책임에 대해 묻는 것은 그야말로 책임 전가이며 책임 회피는 아닌지. 이 많은 사람들을 보내려니 마음이 아려온다. 내가 이런 참담한 세월을 몇 십 년 동안 보내야 하다니 착잡한 마음이 끝까지 올라온다. 더 이상 인명 피해 없이 무사귀환하길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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