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
영화에 대한 개인적인 평점은 별 세 개. <위험한 아이들>(1995), <굿 윌 헌팅>(1997)을 보고 난 뒤라서 그런지, 교사와 학생들의 훈훈한 이야기 치고는 감흥이 덜했다. 차별화된 메시지도 딱히 눈에 띄지 않는다. 관심은 실제 주인공이자 원작의 저자, 에린 그루웰에게로 쏠린다. 그녀의 사고 방식은 꽤 배울 만한 데다가, 영화를 보면서 상당 부분 공감 가는 캐릭터란 생각이 들었다.
현재 나이 마흔다섯. '프리덤 라이터'들을 처음 만난 건 우리나라 나이로 그녀가 26살 때다. 위키피디아의 정보에 따르면, 그녀는 여전히 교직에 머무르면서 강연(Motivational Speaker)을 겸하고 있다. 원작 「The Freedom Writers Diary」의 첫 출간은 1999년. 우리나라에서는 영화가 개봉된 2007년에 번역본이 나왔다. 페이지는 자그마치 534장. 큰 챕터 8개 안에 소제목 142개로 구성되어 있다. 본문의 일부를 토씨 하나 수정 않고 그대로 덧붙인다.
"왜 나하고 상관없는 사람들의 책을 읽어야 하죠?"
"그걸 어떻게 장담하지? 넌 책을 열어 보지도 않았잖아. 직접 읽어 보기 전에는 절대 알 수 없어. 아마 읽다 보면 생생하게 살아 있는 이야기라는 걸 알게 될 거야."
그래서 나는 「안네 프랑크: 어느 소녀의 일기」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그루웰 선생이 틀렸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책 읽기가 싫고, 그루웰 선생이 싫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놀랍게도 틀린 건 나였다. 안네 프랑크의 일기를 읽으며 그녀가 죽어 가는 동안, 내 마음의 일부도 같이 죽어 가는 기분이었다. 결국 그가 죽었을 때 나는 울고 말았다.
번역본의 경우, 저자의 문체와 뉘앙스가 번역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옮겨지는 때가 있다. 다른 문화권에서 쓴 글을 완벽하게 옮긴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한 외국 작가의 사상이 마음에 들어 그의 책을 찾아 읽다 보면, 단어 및 표현에 의문이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다행히 '네이버 책'이 발췌한 본문 중 일부를 보니, 작가 김태훈에 의해 번역된 「프리덤 라이터스」는 읽어 봄직하겠단 생각이다. 원작이 안겨 줄 더 큰 감동을 기대해 본다.
※ 위키피디아 [Erin Gruwell] Link
※ 네이버 책「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Link
시나리오 메시지 MONZA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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