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뷰티풀 마인드>
원작
<뷰티풀 마인드>는 존 내쉬의 실화를 바탕으로 1994년 논픽션 원작이 쓰여졌고, 2001년 영화로 제작되었다. 원작자는 독일인 실비아 네이사(Sylvia Nasar).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그녀의 작품은 '뷰티풀 마인드' 단 하나뿐이다. 책 쓰는 게 업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에 미치자, 그녀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정확히 말하면 '무엇이 그녀로 하여금 존 내쉬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게 했는지'가 궁금했다.
작가
간략히 살펴봤다. 네이사는 문학 학사이자 경제학 석사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바실리 레온티에프의 경제분석연구소 연구원을 지낸 인물이다. 현재 직업은 세 가지. 저널리스트(기고가), 언론학 교수, 그리고 전기(biography) 작가. 2011년 두 번째 전기 <위대한 추적: 경제 천재 '사이먼 & 슈스터' 이야기>를 집필한 바 있다. 존 내쉬는 '경제학'과 '노벨상'으로 작가의 '쓰고자 하는 욕구'를 자극하지 않았나 싶다.
INTJ에게 보내는 위로의 메시지
위로가 필요할 때
작가는 <뷰티풀 마인드>를 가리켜 '천재, 광기, 회복으로 나누어 본 인간 정신의 신비'를 다룬 이야기라 표현했다고 한다. 혹자는 영화를 보고 '천재 수학자의 비극'을 담은 영화라고 말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 <뷰티풀 마인드>는 'INTJ에게 보내는 위로'다.
INTJ는 타인과의 '감정 교류'에 미숙하다. 이유는 'INTJ' 안에 있다. ① 내향적(Introverted)이어서 생각을 일일이 말로 내뱉지 않는다. ② 개인의 경험과 감정을 나누는 데에는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일부 경험보다는 총체적 결론으로부터 도출한 가능성과 의미를 중시(Intuition or Abstract)하기 때문이다. ③ 감정 자체를 본인 스스로도 파악하지 못할 만큼 사고(Thinking)가 발달해 있다. 사고가 감정에 앞선다. ④ 확고해서(Judging) 다른 사람의 말에 쉽게 생각을 바꾸거나 감정에 동화되지 않는다.
감정 교류에 서툰 INTJ에게도 위로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상사나 엄마에게 쓴소리를 들어 속상할 때? 물론 아니다. 기존에 정립돼 있던 이론과 다수의 직·간접 경험을 바탕으로 확립해 둔 '내적 확신이 흔들릴 때'다. 업무 능력보다 감언이설에 더 솔깃한 상사, 일관성 없는 엄마의 주장. INTJ는 혼란스럽다. 보통은 이렇게들 위로한다. 원래 사회란 그런 거니 그냥 받아들여라, 그러려니 해라, 너도 같이 상사한테 아부를 떨면 되지 않느냐, 부모 자식 간이니 빼도 박도 못한다, 엄만데 어쩌겠냐, 무조건 잘못했다고 해라. 주변 사람들의 이 같은 위로는 INTJ의 화만 더 돋굴 뿐이다. 도무지 이치에 맞지 않아서다. 전혀 도움이 안 된다.
명쾌한 위로
러셀 크로우가 보여준, 영화 <뷰티풀 마인드> 속 존 내쉬의 모습이 훨씬 더 위안이 된다. 존 내쉬(러셀 크로우)가 보내는 위로의 메시지는 이렇다. 당신보다 더 극단적인 존 내쉬란 사람도 있었다, 당신은 비정상이 아니다, 지극히 정상이다, 강점을 발휘하면 당신도 충분히 훌륭한 인생을 살 수 있다, 존의 끝은 훌륭했다, 당신은 당신다울 때 빛을 발할 수 있다, 당신이 느끼는 혼란은 곧 당신만이 가진 능력이다!
진정한 위로는 '공감'에 있다. <뷰티풀 마인드>는 수십 년에 걸친 존의 인생을 그리면서, 학자로서의 업적 대신 'INTJ적 인물' 묘사에 치중했다. '학생과 눈도 못 마주치는 수줍은 교수'와 '독창적인 이론에 다다르는 순간 세상을 집어삼킬 듯 자신만만해지는 눈빛'을 대비시킴으로써, INTJ의 공감을 완벽하게 이끌어낸다. 내내 연구에 집중했지만, 정작 교수에게 내보일 논문은 주제조차 정하지 못한 존. INTJ의 현실적 고민을 정확히 꿰뚫고 있다. 한 여자가 도둑에게 지갑을 뺏기는 걸 보고도 오로지 '분석' 삼매경인 캐릭터를 통해 '공감대 형성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있다'고 말한다. 참으로 명쾌한 위로다.
※ 책 정보 <뷰티풀 마인드> Link
※ 책 정보 <Grand Pursuit: The Story of Economic Genius, Simon & Schuster> Link
사운드 오브 심리 MONZA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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