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와 '독립'의 부작용
INTJ의 특징을 하나만 꼽으라면? 참 어렵다. 합리와 독립.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인간의 모든 성향이 그렇듯, 합리와 독립 역시 때론 장점이 되지만 때론 단점이 되기도 한다.
현실 도피
합리는 치명적이게도 '현실'에서 수시로 단점이 되고 만다. 많은 INTJ들이 학문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는 건 합리적인 사고가 장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인 동시에 단점, 즉 '현실 도피' 현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론은 처음부터 끝까지 합리적일 수 있다. 합리적이어야만 한다. 그래야 이론이다. 이론을 세우기 위한 실험 및 조사 시, 결과는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다. 그 예측은 가설이 되고, 가설은 재실험을 통해 검증, 수정된다. 그렇게 얻은 결과에는 규칙이 존재하고, 그 규칙은 비로소 이론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조건이 붙기는 하나, 주어진 조건이 성립할 때 실험 결과는 정확하고 명쾌하다.
현실은? INTJ의 바람대로 합리적이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다. 이론을 세울 때는 변수를 고정한다. 현실에선 그 어떤 것도 고정할 수 없다. 수많은 변수가 작용한다. 현실에서 조건이란 무의미하다. 조건을 내세웠다간 비현실적이라는 맹비난만 쏟아진다. 도로가 예상보다 더 많이 밀려 30분이나 늦게 약속 장소에 도착한 사람이 이렇게 말한다. "차가 평소만큼만 막혔다면 난 약속 시간 30분 전에, 그야말로 여유 있게 도착했을 거야." 말을 마는 게 낫다. "어떻게 나쁜 사람이 성공할 수 있지?" 하나 마나한 이런 질문은 외면 받기 딱 좋은 멘트다.
INTJ의 질문에 유일하게 답해 주는 건 '과학적 이론'뿐이다. '이론'은 합리적으로 작동하는 INTJ의 사고 방식을 존중하듯, '결론'으로 답한다. 이해할 수 없는 현실과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이론. INTJ는 현실보다 이론에 마음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 '합리'는 '적응'을 더디게 만든다. '극단적인 논리 추구'는 '극단적인 현실 도피'로 이어진다. 목적에 맞게 계획하고 계획을 실행하면 목적이 이루어지는 게 타당한 이치다. 이론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현실은 '다중 변수'로 인해 이론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현실에 대한 배신감'은 INTJ로 하여금 '논리적으로 굴러가는 이론' 세계에 대한 집착을 부추긴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존 내쉬는 현실과 상상을 구분하지 못했다. '정신분열'이라는 이름의 병. 병의 시발점이 된 건 다름 아닌 '합리성'이다. 실험 과정상 전혀 오류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방향으로 치닫는 현실. 존 내쉬는 상상 속에서 '이치에 맞는 현실', '원인에 따른 결과'를 보고자 했다. 불행히도 이것이 그를 '병자'로 만들어 버렸다.
대인 기피
모든 것이 통제되지 않는 현실. 그중 으뜸은 사람이다. 사람의 생각은 저마다 다르다. 이성적인 INTJ는 다름을 인정하고, 항상 염두에 둔다. 다르다는 것에 흥분하지 않는다. 그저 차분히 '사고'할 뿐이다. '다를 수 있다'고. 물론 원칙과 이치에 맞지 않는 '틀린 것'과 '다른 것'도 잘 구분할 줄 안다. 그리고 불합리한 것에는 광분한다. 다름을 인정한다는 건 상대를 바꾸려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치에 어긋나는 것만 아니라면, 상대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받아들인다.
'존중' 하나만 놓고 보면 매우 바람직하다. 문제는 '존중'이 INTJ의 강한 '독립성'과 만났을 때다. 이치에 맞지 않는 현실을 외면하듯, INTJ는 '다름'을 기피한다. '다른' 사람과 어울리기를 피하는 것이다. 존 내쉬가 현실에서 도피해 상상 속으로 빠져들었던 것처럼. 결국 INTJ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긴다. '사람'이 아닌 책, 공부, 일과 어울린다. 존 역시 '이론'과 '찰스'랑만 어울렸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기 힘들어질수록, 존은 점점 더 일과 찰스에 집착했다.
타인과의 교류에 애를 먹는 INTJ에게 '대인 관계에 힘을 쏟으라'는 '멍청한 조언'을 하려는 게 아니다. 사람은 잘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행복하다. 굳이 되지도 않는 '어울리기'에 찬란한 실력을 뽐내고자 애쓸 필요는 없다. 당연히 아예 무시해서도 안 된다. 약점을 '수긍'하되 '집착'하거나 '외면'하지는 말라는 거다. '독립'의 정도가 맥시멈을 넘지 않을 정도면 충분하다. 이는 강점을 살리고, 약점이 병으로 번지는 불행을 막는 방법이다.
사운드 오브 심리 MONZA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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