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쪽
사람이 많이 모인 공간을 찍은 사진을 보여준 다음 아이를 얼마나 낳고 싶으냐고 물으면, 피험자의 출산 동기가 감소해 낳고 싶다고 답하는 아이 수가 줄어듭니다. 즉, 실제 경쟁이 아닌 '경쟁 지각'만으로도 출산의 동기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58쪽
이유와 논리는 감정이 내린 선택을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우리가 의식을 하든 못하든 감정적 경험은 우리 일상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거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감정은 긴 진화의 여정에서 습득한 생존 지혜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61쪽
정리하자면, 뇌는 식물에게는 별 쓸모가 없으며 동물에게 고유한 기관이고, 이것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움직임을 통제하는 것입니다. 이 움직임을 통제하기 위해 개발된 중요한 뇌 '소프트웨어'가 바로 감정입니다. ...... 논리적 사고는 정확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신속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다소 역설적이지만, 많은 정보를 처리하는 생명체일수록 보다 간단한, 다른 형태의 처리법이 필요합니다. 디테일은 부족하지만, 신속하고도 강력하게 현재 상황을 처리할 수 있는 핵심 정보를 담은 시그널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감정입니다. ...... 긍정 정서는 목표물을 향해 돌진하도록 하는 에너지를 주는 파란 신호등입니다.
65쪽
긍정, 부정 정서가 가진 상반된 특성이 있습니다. 두려움이나 불안감 같은 부정 정서는 우리로 하여금 시공간에 대한 주의를 좁히고 목전의 작은 디테일에 주목하도록 만듭니다. ...... 반면, 긍정적인 정서는 우리의 생각과 시각을 확장시킵니다. ...... 불안하고 염려로 가득 찬 마음은 큰 그림을 볼 여유가 없습니다. 당장은 없어도 되지만, 먼 훗날 반드시 필요할 자원을 탐색하고 준비하는 노력은 여유와 즐거움이 있는 마음 상태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 내일이 아닌 30년 뒤의 삶을 생각할 때, 자녀의 필요성과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겠지요. 이러한 이유로 행복감과 출산은 관련이 있습니다.
85쪽
행동주의 심리학에 '강화 후 휴지기'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 재미있는 점은, 레버를 20번은 눌러야 먹이가 하나 나오도록 설정해두면 레버를 한 번만 눌러도 먹이가 나오던 때와 달리 '강화 후 휴지기', 즉 쉬어 가는 시간이 더 길어진다는 것입니다. ...... 심지어 레버를 쳐다보기는 것조차 싫어할 정도로 그 레버는 쥐에게 혐오자극이 되기도 합니다.
106쪽
그 누구도 완벽한 엄마일 필요는 없고, 실제로 완벽한 엄마가 될 수 없겠지만, 많은 사람이 아이에게 완벽한 환경을 제공해줄 자신이 없어 출산을 주저합니다. 즉, 정말 아이를 원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아직 집을 마련하지 못해서' 아직 내 인생도 잘 살지 못해서' '아직 부모로서 소양을 덜 갖췄기 때문에'와 같이 아이를 낳을 수 없다며 출산 결심을 지연하거나 비출산을 결정합니다.
그러나 이는 심리학적으로 아주 틀린 이야기입니다. 부모는 그저 최적의 좌절을 제공할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면 됩니다. 예상되는 장애물들을 미리 제거해두고 아이의 욕구가 언제나 즉각 충족될 수 있는 무균실과 같은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은 아이가 결국 스트레스에 취약해지는 결과를 낳습니다. 아이가 깊은 수준의 자기 통찰을 할 수 있으며 회복탄력성과 유연성을 갖춘 꽤 괜찮은 성인으로 자라는 과정에서, 부모의 불완전함은 아이에게 좋은 시험대를 제공해줄 것입니다.
127쪽
소셜 빅데이터에서 발견되는 부정적 키워드를 출현 빈도에 따라 정렬해보면, 시댁을 뜻하는 '시월드'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것이 '독박육아'입니다.
130쪽
사실 통계 자료를 보면 기혼자들이 낳는 아이 수는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결혼 자체가 줄고 있기 때문에 사회 전체적으로는 아이 수가 줄고 있는 것입니다.
204 쪽
그런데 왜 청년들은 대도시로 몰리는 걸까요? 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경쟁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짝짓기, 번식을 하기 위해서예요. 시골에 가면 기회가 없어요. 결혼을 하려면 사람이 많은 곳에 가야 하죠. 그런데 사람이 많은 곳은 경쟁이 심화되니까 결국 결혼을 해도 아이는 적게 낳을 수밖에 없어요. 딜레마입니다.
217쪽
OECD 국가 자살률 순위를 보면, 항우울제 복용률과 강한 역상관이 있어요. 항우울제를 많이 복용할수록 자살을 하지 않습니다. 한국은 복용률이 가장 낮아요.
[네이버 책] 아이가 사라지는 세상 - 서은국, 장대익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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