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가 금기시해 온 이야기, 주변에 항상 존재해 왔지만 누구도 말하려 하지 않았던 사실, '가족 성폭행'이다. 지난해 아동 성폭행범 10명 중 2명이 친족이었고, 그중 1명은 아버지였다. 특히 가족이 해체되면서 아버지와 단 둘이 남게된 딸이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집안의 기둥? 모범생? 그냥 범죄자!
2012년 12월, 김 씨는 한 인터넷 사이트에 친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충격적인 글을 올렸다. 그의 하소연은 네티즌들의 공분을 일으켰고, 재수사를 해야 한다는 청원방이 생기기도 했다. 3남 1녀 중 막내딸인 김 씨는 부모가 맞벌이를 하면서 다섯 살 위인 큰오빠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았다. 학교에서 성적이 최상위였던 모범생 오빠는 집안의 기둥이자 누구에게나 칭찬 받는 존재였지만, 김 씨에겐 늘 공포의 대상이었다.
김 씨 가족 성폭행범 피해자 초등학교 땐 나를 많이 예뻐한다고만 생각했지 그게 성추행인지, 심각한 성폭행으로까지 이어질지, 그런 건 아예 생각도 못 했다. 무지했던 거다. 중학생이 되면서 오빠의 행동이 잘못됐다는 걸 알았지만 누구에게도, 가족에게도 차마 말할 수는 없었다. 무서웠다. 항상 오빠는 집안에서 엄마, 아빠보다 더 무서운 존재였다. 대학교 2학년 때 일이다. 임신이 됐다. 집을 나가 다른 지방 한 미혼모보호시설에 숨어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알았는지 엄마가 찾아와서는 강제로 낙태수술을 시키는 거다. 나를 감추고 숨기기에만 급급했던 엄마. 그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게 분명하다.
김 씨를 성폭행한 그녀의 오빠는 현재 한 병원의 원장이다.
김 씨 가족 성폭행범 피해자 엄마가 나를 보자마자 오빠 등쳐 먹으려고 그러느냐며 막 욕을 해 대는데... 오빠가 죗값을 받으면 그 고통을 엄마도 같이 받게 되니까, 100분의 1만이라도 좀 겪어 보시라고, 그래서 고소를 결심했다.
가해자는 계속해서 인터뷰를 거부하는 상황. 그는 동생의 주장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오히려 김 씨와 김 씨 남편을 명예훼손과 공갈 및 무고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관계자는 김 씨 남편이 사과를 요구하면서 아파트로 보상하라며 협박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내보였다. 사건이 공론화 되면서 경찰은 재수사에 착수했다.
해당 지방경찰청 관계자 직접적 증거가 없어 검찰이나 법원에서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고 논쟁의 여지도 있는 사건이기 때문에 애로사항이 많다. 노력은 하고 있다.
친족, 가족... 아버지!
얼마 전 김 씨는 친족에게 성폭행 당한 피해자들이 익명으로 글을 올릴 수 있는 카페를 개설했다. 만들자마자 가족들에게 성폭행 당했다는 글들이 쏟아졌다. 상습적으로 오빠들에게 성폭행 당했다는 사연부터 10살 때 할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해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는 이야기 등 믿기지 않는 사례들이 대부분이었다.
지난해 아동청소년 성폭행범 10명 중 2명은 다름 아닌 친족이었으며, 그중 가장 많은 가해자가 바로 친아버지였다. 전문가들은 이조차도 빙산의 일각이라고 말한다.
우경희 해바라기아동센터 부소장 주변 사람들이 인지를 해야 우리에게 알려 오는 것이지, 절대 아이가 제 발로 걸어오는 경우는 없다. 아이는 그게 성폭력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신고를 하더라도 또 다른 문제가 남아 있다. 한 가족이 나 때문에 감옥에 갔다거나, 단란했던 가족이 나 때문에 뿔뿔이 흩어졌다는 피해자의 죄책감이다. 또 다른 가족 내 성폭행 사건을 겪었던 K 씨.
김영한 별자리사회심리극연구소 소장 가족 성폭행을 당한 K 씨는 불면증 및 신체화장애를 동반하고 있다. 근친상간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특히 아동청소년 시기에 당한 피해자들은 거의 이와 같은 증세를 보인다.
친족 성폭행 피해자들이 부딪히는 또 다른 문제는 '가족의 묵인'이다. 침묵으로 비극은 점점 깊어진다. 사촌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엄마에게 알린 소녀. 그녀에게 돌아온 건 싸늘한 시선과 입막음뿐이다.
박향헌 미국 LA검찰청 검사 한 여자아이가 할아버지로부터 성추행 당한 사실을 엄마에게 털어놓는다. 얘기를 들은 엄마는 나도 그렇게 당했는데 하면서 언니에게 전화를 건다. 그런데 언니 역시 아빠에게 당했다고 이야기한다. 알고보니 아빠한테 언니, 본인, 딸까지 다 당한 거다. 어린 여자아이를 통해 진실이 드러나면서 온 집안이 울음바다가 됐다. 참으로 안타까운, 하지만 실제 있었던 사건이다. 엄마는, 내가 진작 이런 얘기를 꺼냈더라면 딸에게 일어난 비극만큼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했다고 한다.
이 사실이 알려진 건 아이가 유치원에서 조기성교육을 받은 후였다. 어떻게 만지는 것은 좋은 것이고, 어떻게 만지는 것은 나쁜 것인지 교육을 잘 시켜야 한다. 미국에서는 유치원 또는 초등학교 1~2학년 때부터 이를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한국사회에서는 여전히 친족 성폭행 문제가 금기시되다 보니, 교육은 커녕 처벌도 쉽지 않다.
이혼으로 인한 가족 해체가 친족 성폭행을 야기하는 불행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얼마 전, 이혼 후 혼자 친딸을 키우던 아버지가 10대 친딸을 5년 간 성폭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법원으로부터 징역 10년의 중형을 선고 받은 사례가 있다.
신의진 새누리당 국회의원 가족 성폭력과 가족 해체는 분명 관련이 있는 문제다. 해체 과정에서 겪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부모가 정상적이지 않은 일을 저지른다고 볼 수 있다.
용기 + 자존감 = 상황 종료
또 다른 피해자를 만났다. 그 사람(아버지)의 침대는 성폭력 형틀 같았다고 말하는 은 씨는 아버지에게 성폭행 당한 경험을 책으로 펴냈다.
은수연 가족 성폭행 피해자, '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 저자 정확히 기억한다.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여름방학 때부터다. 폭력과 함께 성폭력이 시작됐고, 6학년 때는 임신 후 낙태수술을 시켰다. 엄마와 오빠도 공공연히 알고는 있었지만 모두 그 폭력의 희생자였기 때문에 누구 하나 도움을 주지는 못했다.
스무 살 되던 해에 집에서 나와 지금은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고 있는 그녀는 악몽을 겪은 뒤 '그 사람'이라고 불러 온 아버지를 18년 만에 아빠라고 불러 본다며 용서의 편지로 책을 마무리했다.
은수연 가족 성폭행 피해자, '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 저자 나를 위해 용서한 거다. 원수를 위해서 원수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나를 위해서 용서하려 할 뿐이다. 마지막으로 지금도 그런 고통을 겪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당장 그 힘든 상황을 끝내고 거기서 한 발짝 뛰어 밖으로 빠져나오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더 이상 감출 수만은 없는 친족 성폭행 문제, 사회가 함께 해법을 찾아야 한다.
김영화 소아정신과 전문의 미국은 부모가 성폭행할 경우 부모는 감옥에 보내고, 아이는 무조건 병원에 보낸다.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 가족성폭행범 | 2013-01-06 | 탐사코드 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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