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보다 슬픈 연쇄자살, 우리가 사는 이 도시에서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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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에 한 명 꼴

 

서울의 한 영구임대아파트에서 지난 석 달 새 여섯 명의 주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일정 지역에서 이렇게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자살한 전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들은 왜 세상을 등질 수밖에 없었을까.

 

장애를 가진 아들 내외와 손자와 함께 살던 94살 이 모 할머니, 늙은 두 아들과 함께 살던 옆 동의 98살 김 모 할머니, 시각장애와 인지장애증을 가진 외조부모 함께 살던 맞은편 동의 21살 이 모씨, 10여 년 전 부모의 이혼으로 형은 어머니와, 본인은 아버지와 살다 아버지가 음주폭행으로 구속되던 날 아파트에서 몸을 던진 23살 김 모씨, 이들의 죽음은 한 주민이 서울시에 자살대책을 마련해 달라며 글을 올리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고독해서, 아파서, 막막해서, 사는 것 자체가 고통이 된 사람들. 1990년대 초반에 건설된 이 아파트단지에는 최저빈곤층 1,780여 가구가 모여 산다. 빈곤의 굴레, 일찍 사별한 배우자, 치명적 장애와 질병, 오랜 실직과 가난. 이곳에선 흔한 일이다. 관리비 또는 임대료를 한 달 이상 체납한 가구가 전체의 20%(300여 가구), 석 달 이상 체납해 강제퇴거명령 대상이 된 가구도 10%에 달한다. 대부분이 판자촌 등 이른바 불량주거지를 전전하다 이사한 경우. 사는 환경은 그나마 좀 나아졌지만 빈곤의 굴레는 여전하다.

 

그들은 궁금하다  '...?'

 

조은 전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 曰 할머니, 아들, 손자 세대로 오면서 정말 놀라울 만큼 살아가는 상태가 똑같더라. 전혀 나이지지 않는다. 이렇게 살아 봐야 이 상태밖에 안 된다는, 출구가 안 보이는 데서 오는 절망감에 그들은 마지막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가난한 가정에 태어나 낮은 임금, 불안정한 고용 등으로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탈출구를 마련해 줘야만 한다.

 

남기철 동덕여대 사회복지학 교수 曰 가난에 빠진 사람들에게 사후적으로 지원한다는 선별적 현 복지 정책에서 사회적 배제와 빈곤에 처한 사람들이 자활할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어 보인다.

 

2580 曰 성장과 효율이 강조되는 사이,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은 점점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왜 이렇게 살게 됐나?',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도시의 외딴섬, 임대아파트에서 삶을 저버린 주민들이 마지막으로 우리 사회에 던지는 질문일지 모른다.

 

 

 

 

 

음 | 2012-09-09 | 진2580 Link

 

 

Posted by 몽자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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