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투자할까 했더니 국가가 부른다
2008년 8월 27일 청와대 기획관리비서관실이 작성한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 문건이 2012년 7월 공개됐다. 다음은 해당 문서의 내용 중 일부를 그대로 옮긴 것이다.
- 대부분의 문화예술인은 정부와 기업의 지원금에 의존하는 점을 고려, 의도적으로 자금을 우파 쪽으로만 배정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해 문화예술인 전반이 우파로 전향하도록 추진
- <괴물>(2006년 청어람), <효자동 이발사>(2004년 청어람), <공동경비구역 JSA>(2000년 명필름)는 국민의식 좌경화 영화
- CJ, KT, SKT 등 영화자본과 협력해 투자 방향을 긍정적 우파로 선회, 대규모 전쟁영화 독려
영화 <26년>, 사건의 전말
2008년 9월 청와대 비서관이 KT 대표에게 접근, 영화 <26년> 투자 만류 → KT 대표, 담당 임원에게 투자 취소 지시 → 다른 투자자들의 연이은 투자 취소 → 배우 캐스팅 완료 후 갑작스레 제작 무산 → 2012년, 제작사 청어람이 배급사 및 기업들과 재접촉 시도, 모두 투자 거절 → 일부 기업, 대선 전 상기 소재의 영화 배급·투자에 대한 불편함을 솔직히 토로 → 새로운 방식인 '제작두레'를 통해 소규모 개인투자와 자발적 후원금을 모아 영화 제작
영화 촬영할까 했더니 기업이 부른다
당시 촬영 스태프 曰 '현장편집본을 확인한 결과 흥행에 대한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할 것 같으니 감독을 교체한다'는 통보를 받고 누구의 결정인지 물었더니 CJ의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하더라.
CJ E&M 曰 당시 스태프 회의에 CJ 소속 프로듀서가 참석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명세 감독 하차를 공식 언급하지는 않았다.
영화 <미스터K> 사건의 전말
제작사 JK필름과 이명세 감독, 감독계약서 작성 (매 10회차 촬영이 끝날 때마다 현장편집본을 투자사인 CJ E&M에게 성실히 제공해야 한다는 조항 포함) → 2012년 3월 이명세 감독, 태국에서 영화 촬영 시작 → 계약 내용에 따라 열 번째 촬영이 끝난 후 가편집본 발송 → 투자사, 편집본 확인 후 '혹평' → 제작사, 작품 재정비를 이유로 촬영 중단 지시 → 감독 교체 통보 → 이명세 감독과 윤제균 감독이 액션과 코미디를 나누어 연출하는 방법 등이 중재안으로 제시되었으나 불발 → 제작사에서 내세운 다른 감독이 영화 촬영 재개
'시사매거진 2580' 방송 당시, 영화 <미스터K>는 <협상종결자>로 제목을 바꿔 상영을 준비하고 있었다. 현재 <스파이>로 재차 제목을 변경해 상영 중이다. 제작사는 JK필름, 배급은 CJ E&M로 처음 그대로다. 캐스팅에도 변동은 없어 보인다. 감독만 바뀐 듯하다. 감독은 이승준. 그는 <우리 동네>(2007 시네마서비스 정길영 감독), <해운대>(2009 JK필름 윤제균 감독), <돌이킬 수 없는>(2010 재크필름 박수영 감독), <퀵>(2011 JK필름 조범구 감독)에서 조감독으로 참여했다. <스파이>가 그의 감독 데뷔작인 셈이다. 물론 감독은 죄가 없다. 그 역시 피해자일 수 있다. 각성해야 할 작자들은 몸집으로 밀어부치는 '막돼먹은 강자씨'들이다.
투자자가 영화의 상업적 성공을 걱정하는 건 당연하다
vs.
창작의 자율성은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
스파이. 아직 보진 않았다. 과연, 얼마나 잘 찍었을까.
무지 궁금하지만 참으련다. 명절날 TV에서 만나자!
※ 이상호 "청와대, 영화계 좌파 청산 공작" 파문 | 2012-07-21 | 조수경 기자 | 미디어오늘 Link
※ 한국영화의 제작 환경 | 2012-08-26 | 시사매거진2580 Link
막돼먹은 강자씨 MONZA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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