꽈배기의 멋 -최민석

5쪽
하여 나는 또 한 번 매주 글을 쓰기로 했다. 작가는 좋은 평가에 목매는 사람이 아니라, 걸작이든 졸작이든 꾸준히 쓰는 사람이니까. 

88쪽
하지만, 자신의 창작물이 사랑받는 것은 신의 가호를 받는 것만큼이나 인간의 의지를 벗어난 영역의 것이다. 

107쪽
사람마다 타지에 가면 하는 일이 있기 마련이다. 

109쪽
눈을 뜨면 어제의 맥주를 몸에서 배출하고, 해가 뜨면 오늘의 맥주를 몸으로 넘기는 식이다. 

200쪽
비록 내가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표면적으로는 내 소유로 인정을 받더라도, 그것들은 언제나 살아 있는 나를 떠나 어느 순간 죽어버린다. 그렇기에 나는 항상 떠나보내야 한다. 과연 나를 스쳐지나갈 뿐인 것을, 온전한 내 것이라 할 수 있을까. ...... 나는 결국 모든 것을 빌려 쓰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인생은 '끊임없이 뭔가를 빌려 쓰는 날들의 연속'이다. 어떻게 생각하더라도, 내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게 이 땅에서의 삶의 전제조건이다. ...... 이 생각이 햇살처럼 꾸준히 마음을 비추면 얼음처럼 견고했던 헛된 희망도, 쓸데없는 꿈도 스르륵 녹게 된다. 인생은 담백해지고, 바라는 건 소박해지고, 일상은 간결해진다. 소유에 대한 집착도 줄고, 상실에 대한 안타까움도 준다. 

281쪽
작가가 가장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낼 때는, 그 누구도 부탁하지 않은 글을 위해 스스로 건 최면에 취해 손가락을 움직일 때라는 걸, 나는 경험칙으로 잘 알고 있다. 

283쪽
이 역시 '고통이 수반된 즐거움'이었다. 땀 흘리고 난 뒤에 맞이하는 산들바람처럼, 글쓰기의 고통은 겪어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알 수 없는 피학적 쾌감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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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몽자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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