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도 예방할 겸, 곁다리 취미도 하나 챙길 겸 남편과 나는 틈틈이 영어를 공부한다. 당연히 각자. 공통 취미이면서 동시에 다른 취미다. 공부하는 방식도, 일상에 들여놓는 방식도 달라서다. 물론 간섭은 없고 존중만 있다. 이젠 꽤 자연스러운 일상이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영어를 끼고 사는 일상. 

 

며칠 전 불현듯 화두가 됐다. 몇 달, 몇 년째 끌고가는 이 취미로 결국 무얼 하고 싶은지. 남편은 영여권 여행지에서 '말하고' 싶다고 했고, 나는 여행지에서든 방안에서 넷플리스를 보면서든 '듣고' 싶다고 했다. 놀랍고도 재미난 조합이다. 말하고 싶은 자와 듣고 싶은 자. 언어를 배우려는 목적은 이렇게 다를 수 있다. 말하고 듣는 건 별개가 아니지만, 언어를 배우는 입장에서 목적이 다르면 여러 가지가 달라진다. 

 

오늘도, 우리 안의 다름을 만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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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몽자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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