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부정성은 권력'' 부정성

 

<붕어빵> 보면 <줄줄이 말해요>라는 코너가 있다. 주어진 단어를 보고 아이들이 떠오르는 단어를 줄줄이 말하면, 어른들이 주어진 단어가 무엇인지 맞히는 퀴즈다. '권력'이란 단어가 주어졌다고 가정하자. 어떤 단어가 떠오르는가. 당연히 힌트는 정답이 빨리 떠올릴 있는 것으로 준다. 나라면 남용, 싸움, 쟁탈전, 욕심, 비리, 돈을 외치겠다. 어떤가. 쉽게 '권력' 연상되지 않나? 흥미로운 하나같이 부정적인 단어들만 떠오른다는 거다. 생각해 보면 부정적인 단어들만큼 권력을 쉽게 연상시킬 있는 말들도 없다.

 

사전을 찾아보자. 권력, '남을 복종시키거나 지배할 있는 공인된 권리와 '이란다. 사전적으로는 전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권력'이란 단어에서 어두운 구석을 먼저 떠올릴까? 흔히 가진 자들은 말한다. 가진 자들은 가졌기 때문에 가진 자를 손가락질하는 거라고. 권력도 그럴까? 권력을 가지지 못해서 부정적인 것으로 매도하는 걸까? 연상 단어들을 다시 꼼꼼히 짚어 보자. 돈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권력의 수단이 된다. 돈을 나머지는 모두 권력을 가진 , 많은 권력을 갖기 위한 자들의 행태를 가리킨다. 함부로 쓰고 욕심부리고 싸우는 권력자들의 '행패' 말이다. '권력' 부정성은 '권력자' 부정성 탓이다.

 

권력은 이동한다. 어제, 오늘, 내일의 권력자는 모두 같을 수도,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오늘' 권력자는 권력의 '이동 가능성'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권력을 잃게 되는 '내일' 상상하는 것조차 끔찍해 일부러 외면한다. 오랫동안 쥐어 권력이기에 너무나 익숙해져 가능성을 잊기도 한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내일' 인정하는 권력자도 있다. 이들은 어떻게 '내일' 대비할까. 어리석게도 가진 권력을 동원해 많은 권력을 차지하려 애를 쓴다. 그들의 불안한 심리가 비리로 이어지는 것이다. 사람의 욕심이 끝이 없듯 부정과 부패도 계속된다. 당연히 죽을 때까지 불안하다.

 

권력자가 불안함을 떨치고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권력' 양상과 '권력자' 행태를 심플하게 그려 놓은 영화, <도그빌>(2003) <히든 페이스>(2011)에서 해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하나는 잔잔하게, 다른 하나는 긴박하게, 그러나 끝에는 모두 화끈하게(!), '불행한 권력' 결말을 보여 준다. 그리고 '행복한 권력'이란 어떻게 누릴 있는지를 깨닫게 한다. 권력자들이여, 영화를 보라. 그리고 각성하라. 늦기 전에.

 

도그빌 Dogville  

<도그빌> 감독 '라스 트리에' <어둠 속의 댄서>(2000), <도그빌>(2003), <멜랑콜리아>(2011) 수많은 작품으로 국제 영화제에서 명성을 날렸다. TV 스크린을 오가며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연출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실력은 드라마,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에서 두드러진다. 조용하게 관객을 빨아들이는 재주가 빛을 발하는 장르이기도 하다. <도그빌> 이에 속한다. 영화의 유일한 배경인 도그빌 세트는 말초적인 자극을 생략하고 지적 자극을 배가시킨다.

 

줄거리

 

영화 <도그빌> 마을 '도그빌' 관한 이야기다. 록키 산맥의 폐광 , 막다른 국도 끝에 위치한 작은 마을 도그빌. 열다섯 남짓의 주민이 전부다. 소소한 이들의 일상에 파문이 일기 시작한 발의 총성이 울리면서부터다. 총성 등장한 낯선 . 그레이스(니콜 키드먼 ). 높은 지적 자존감에 마을 사람들을 통솔하려 드는 ( 베타니 ) 갱들에게 쫓기는 신세라는 그레이스를 숨겨 주고, 도그빌에서 지낼 있도록 주민들을 설득한다.

 

시험 삼아 함께 지내 보기로 2. 외딴 마을 주민들은 낯선 그레이스를 경계한다. 하지만 그녀는 사람들의 경계심을 겸손히 받아들이고 자신이 있는 일을 모색한다. 마을에 머물도록 허락해 대한 보답으로 궂은 일도 마다 않고 부지런히 집의 일손을 돕는다. 그레이스의 노력에 사람들도 하나둘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경찰이 그레이스를 찾는 실종자 벽보를 붙이러 도그빌을 방문하는 번의 위기가 찾아오지만, 소박한 그레이스는 따뜻이 대해 주는 주민들의 태도에 행복하기만 하다. 적어도 실종자 벽보가 범죄자 신고 전단으로 바뀌기 전까지는.

 

경찰은 그레이스가 2 은행 강도 사건에 가담한 혐의가 있음을 전한다. 마을 사람들은 점을 의심하지는 않는다. 당시 그녀는 그들과 함께 마을에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고하라' 법을 어기는 데에 대한 부담이 가시지 않는다. 이때 다시 톰이 중재에 나선다. 지금처럼 그녀를 마을에서 지낼 있도록 하되, 사람들이 감수하는 위험 부담에 대해 그녀의 많은 노동으로 대가를 지불하도록 것이다. 그레이스와 주민들은 톰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마을 사람들은 '신고' 볼모 삼아 그레이스에게 권력을 행사하기 시작한다. 그레이스는 이상 그들을 위해 수고하는 '이웃' 아닌 여기저기 써먹기 좋은 '여자' 또는 '인력' 뿐이다. 불어난 작업량에 몸이 힘든 얼마든지 참을 있었다. 버티기 힘든 사람들의 태도가 하루가 다르게 변해 간다는 거였다. 마음을 다친 그레이스는 도그빌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탈출을 계획하지만 실패에 그친다. 사람들은 그녀가 다시는 탈출하지 못하도록 그녀의 목에 방울과 사슬, 쇳덩이를 단다.

 

톰은 그레이스를 쫓던 갱들이 주고 명함을 찾아 연락을 취한다. 그레이스를 돈을 받고 넘길 심산이다. 갱들이 마을로 들어선다. 다름 아닌 그레이스의 부친이다. 그레이스는 아버지를 피해 도그빌에 숨어 있었지만, 이제 아버지를 따라 도그빌을 떠나기로 마음 먹는다. 살인을 일삼는 갱이 되기 싫어 도그빌에 왔던 그녀다. 이곳에서 겪은 사람들의 무자비한 횡포는 절대 용서할 없다. 갱들은 주민들을 모두 총살하고 마을에 불을 지른다. 그녀의 고통을 외면하고 그녀의 존재를 이용해 마을에 군림한 톰은 그레이스가 직접 처리한다. 도그빌의 이야기는 그렇게 막을 내린다.

 

히든 페이스 Hidden Face

<히든 페이스> 많이 접해 보지 못한 스페인, 콜롬비아 영화다. 감독 '안드레스 바이즈' 시나리오 작업을 함께 명의 작가, '스튜어트 세인트 ' '하템 크레이치' 역시 생소하다. 눈에 띄는 작품도 없다. 이들이 참여한 다른 작품을 보지 못하는 아쉽지만, 앞으로의 역작에 대한 기대로 아쉬움을 달래는 수밖에. <히든 페이스> '시간 가는 모르고 봤다' 평이 많다. 실제로 영화는 긴장감 있게 흐른다. 소재는 '남자의 사랑을 확인하려는 여자가 스스로 함정에 빠지는 이야기'. '사랑을 확인하려 드는 어리석음' 대한 조소가 엿보인다. 주목해야 메시지는 따로 있다. 이야기 안에 녹여 진리, '권력의 이동으로 엇갈리는 운명'이다.

 

줄거리   

 

오케스트라 지휘자인 아드리안. 보고타 시립 교향악단을 맡게 되면서 그는 연인 베렌과 함께 스페인을 떠나 콜롬비아로 향한다. 주변에 지인 하나 없는 베렌은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혼자 보낸다. 품은 아드리안에 대한 의혹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그녀를 괴롭힌다. 아드리안이 바이올리니스트와 함께 있는 것을 후부터다. 베렌의 고민을 들은 집주인은 그녀에게 안의 밀실을 보여 준다. 베렌은 집주인이 일러 대로 아드리안을 시험해 보기로 한다.

 

밀실에서는 침실과 욕실의 상황을 보고 들을 있다. 밀실 밖에서는 전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 짐을 챙기고, 떠난다는 영상 편지를 남기는 베렌. 아드리안이 집에 들어서는 것을 확인하고 서둘러 비밀의 방으로 몸을 숨긴다. 그녀는 들떠 있다. 그녀가 사라졌다는 사실에 슬퍼할 아드리안을 상상하며 기대에 부푼다. 편지를 보고 흐느끼는 아드리안. 그의 마음을 확인한 베렌은 흡족해하며 게임을 마치려 한다. 그런데 열쇠가 없다! 황급히 몸을 숨기느라 방에 떨어뜨리고 것이다.

 

열쇠 없이는 절대 나갈 수도,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는 상황. 스스로를 밀실에 가둔 꼴이다. 며칠 . 집에 들어선 아드리안은 다른 여자, 파비아나와 함께다. 베렌이 떠나고 만취한 우연히 도움을 받으면서 만나게 여자다. 둘의 애정 행각은 스피커를 통해 밀실 베렌에게 그대로 전해진다. 베렌은 괴로움에 치를 떤다. 파비아나는 아드리안이 없는 동안에도 그의 집에서 여가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욕조와 세면대에 이는 물결을 발견한다.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 그녀는 대화를 시도한다. 베렌은 파문을 일으켜 파비아나의 질문에 답한다. 파비아나는 욕조와 침실 거울 뒤에 베렌이 갇혀 있음을 알게 된다. 침대 옆에서 주운 열쇠 목걸이의 정체도 알아챈다. 하지만 그녀는 베렌을 꺼내 주지 않는다. 며칠 물결은 잠잠하다. 파비아나는 베렌이 괜찮은지 궁금하다. 결국 걱정스런 마음에 밀실 문을 연다. 누워 있는 베렌이 보인다. 숨이 붙어 있는지 확인한다. 순간 베렌은 눈을 뜨고 파비아나의 머리를 병으로 내려친 열쇠를 챙겨 밀실을 빠져나온다. 문이 닫힌다. 파비아나는 밀실 안에 쓰러져 있다.

 

그들은 어리석었다

 

권력자의 탄생

 

육중한 <도그빌> 가뿐한 <히든 페이스>. 겉모양은 확연히 다르지만 '권력' 대한 공통된 철학을 일깨운다. 주민들은 그레이스를 경찰에 넘기지 않는다는 이유로, 파비아나는 베렌이 갇혀 있다는 이유로 각각 권력을 휘어잡는다. 그레이스는 고된 육체적 노동이야 얼마든지 견딜 있다고 생각했다. 다만 주민들이 진심으로 그레이스를 받아들여 주기를 바랐다. 베렌의 마음도 그레이스와 일맥상통한다. 파비아나로부터 아드리안을 되찾기 위해 도움을 요청한 아니다. 파비아나와 아드리안을 갈라 놓고 다시 찾은 사랑을 과시하고 싶었다면, 베렌이 밀실 안에서 보고 들은 것처럼 파비아나에게 똑같이 고통을 겪게 했을 것이다. 베렌과 그레이스는 인간적인 배려를 원했을 뿐이다.

 

어리석은 주민들과 파비아나에게는 권력을 쥐게 되는 순간이 있었다. 상대방의 처지를 알게 바로 그때다. 그레이스와 베렌이 약자가 되는 순간, 주민들과 파비아나는 강자가 되었다. 그렇게 점한 우위는 상대적 약자에 대한 강자의 횡포로 이어졌다. 이전을 떠올려 보자. 그레이스는 적이자 동지인 아버지 무리에게 쫓기는 친절한 이방인이다. 베렌은 사라지기 전까지 아드리안의 연인이었던 존재다. 둘의 정체는 분명 그대로다. 달라진 오직 하나, 강자의 '인식'이다. 대상의 실체는 변하지 않았지만 대상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불의를 자각하지 못하는 꼴이 버렸다. 도그빌 주민들은 점점 비인간적으로 변해 갔고, 파비아나는 보란 듯이 애정 행각을 벌였다.

 

권력자의 불행

 

흥미로운 점은 강자와 약자로 나뉘면서 시작된 비극이 약자만의 일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주민들은 그레이스를 마음대로 부리면서도 그전만큼 행복하지 못했다. 그녀를 배려하고 존중했을 사소한 것에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딱한 처지의 누군가를 돕는다는 생각에 뿌듯하고 흐뭇했다. 파비아나도 베렌이 어딘가에 갇혀 있다는 알게 후에는 전만큼 마음이 편치 못했다. 실종됐다고 알고 있을 느꼈던 질투심보다, 오히려 갇힌 베렌을 구해 주지 않았다는 지금의 양심상 가책이 짐스럽다. 베렌이 파비아나의 말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불길한 예감에 밀실 문을 수밖에 없었던 것도 때문이다.

 

혹자는 이렇게 물을지도 모르겠다. 그때 파비아나가 마음을 강하게 먹고 베렌을 외면했다면 권력을 유지할 있지 않았겠냐고. 대답은 ''. 영화는 이미 권력의 이동을 예고했다. 베렌이 의심했던 바이올리니스트와 아드리안의 사진이 파비아나에게 배달됐다. 파비아나도 위기를 직감했다. 바이올리니스트와의 관계를 알아채지 못했다손 치더라도, 아드리안에게 다른 여자가 없었다손 치더라도, 파비아나는 결코 행복을 누릴 없었다. 이유? 간단하다. 사람이니까. 마음 구석에 불편과 불안을 품고서는 절대 행복할 없다. 사람이라면 불편하고 불안한 당연하다. 양심은 성향이 아니다.

 

버스는 떠났다

 

권력은 도그빌 주민들에게서 그레이스로, 파비아나에게서 베렌으로 옮겨 간다. 그것도 순식간에. 갱인 그레이스의 부친이 마을을 다시 찾아오면서, 파비아나가 밀실에 들어서면서 상황은 역전되었다. 양자 간의 입장이 뒤바뀐 이후 영화는 빠르게 막을 내린다. 덕분에 여운은 오래도록 남는다.

 

<히든 페이스>에서 놓치기 쉬운 가지가 있다. 집주인의 존재다. 베렌과 아드리안이 이사한 집은 밀실을 알고 있는 집주인 엠마의 소유다. 여기에는 중요한 의미가 숨어 있다. 베렌이 밀실에 갇히더라도 사실을 아는 이가 명은 있다는 말이다. 엠마로부터 열쇠를 받은 베렌과 베렌이 떨어뜨린 열쇠를 주운 파비아나가 처한 상황에는 차이가 있다. 엠마는 베렌에게 악의가 없지만, 베렌은 파비아나의 악행을 겪은 탓이다. 파비아나는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유일한 구세주인 베렌을 외면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베렌은 아드리안과 찍은 사진 장과 밀실의 열쇠만을 덩그러니 남긴 그를 떠난다. 파비아나에 대한 줄의 메모도 없다. 밀실 문에 달라붙어 절규하는 파비아나.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다.

 

도그빌은 개만도 못한 동네였다

 

섣부른 용서는 지독한 오만

 

<도그빌> 밀도 높은 결말을 선사한다. 그레이스와 그녀의 아버지는 '오만' 대해 이야기한다. '갱들이 벌이는 ' 오만이라고 말하는 그레이스에게 아버지는 도리어 그녀의 '용서' 오만이라 지적한다. 그의 말대로 섣부른 용서는 지독한 오만이다. 정해진 기준 없이 가엾다는 이유로 죄를 벌하지 않는 것은 '자비로운 은혜' 아닌 '무책임한 방치' 뿐이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언행에 책임을 져야 한다. 책임에는 합리적인 기준, 일관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용인과 용서 역시 정당하고 일관된 기준으로 결정할 문제다. '인정' 아닌 '기준' 따를 일이다.

 

함께 집으로 돌아가자고 제안하는 아버지. 그녀는 고민에 잠긴다. 살인과 폭력으로 물든 갱이 되기 싫어 아버지를 떠났었다.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도그빌에 희망을 가져 본다. 그녀가 정성을 다해 마을 사람들을 대하면 언젠가는 사람들도 그녀의 진심을 알아 주리라 믿고 싶다. 그러나 이내 정신이 번쩍 든다. 아버지가 말한 '그릇된 인정' 걷고 보니 사람들의 흉물스런 실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레이스는 생각했다. '내가 저들이 대로 똑같이 했다면 어땠을까? 아마 자신을 용서하지 못했을 거다. 저들을 비난하지도 못했겠지. 저들의 최선은 훌륭하지 못했다. 그렇다. 그들은 권력을 올바로 사용했어야 했다. 그건 일종의 의무다. 다른 마을에 대한, 인간성에 대한, 적어도 그레이스라는 인간에 대한.'

 

염치를 알라

 

시대의 권력자를 표상하는 . 막판에 그의 우매함은 극에 달한다. 톰은 갱들에게 그레이스를 넘기고 금전적 보상을 받으리라 기대했다. 대가를 목적으로 갱에게 연락한 것은 그의 비극적 최후를 스스로 자초했음을 말해 준다. 가진 자의 끝없는 욕심이 불러 파멸이었다. 그녀의 부친인 것도 모르고 마을로 들어서는 갱들을 환영해 마지않던 톰이 내뱉은 말이다. ' 보상을 바라는 아니지만 금전적 대가를 치뤄야 마음이 편하시다면 그렇게 하셔도...' 보는 내가 쪽팔린다.

 

톰은 스스로를 마을의 으뜸가는 지식인이라 여긴다. 마을 회의를 소집해 일장 연설을 늘어놓기도 한다. 말로는 엄연한 작가다. 어제도 오늘도 집필 중이다. 실제로는? 능력도 없고 노력도 않는 놈팡이다. 아버지 앞으로 나오는 연금으로 먹고산다. 그럴 듯한 집에 살고 있긴 하다. 연금 덕이다. 나름의 철학과 경제적 조건을 갖추긴 했다. 물론 도그빌 내에서일 뿐이다. 감독은 자주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도그빌의 모습을 연출한다. 우물 개구락지 같은 톰의 꼴은 그래서 우스꽝스럽다. 감독이 극대화한 효과다.

 

기회주의, 기회주의, 기회주의 

 

그레이스가 처음 나타났을 때나 경찰이 신고를 지시했을 그는 얼핏 따뜻한 마음과 열린 시각을 지닌 것처럼 보였다. 톰은 처음부터 그레이스에게 끌렸다. 둘은 서로 사랑을 고백했다. 그레이스는 지금까지 줄곧 톰을 포함한 마을 사람들 모두를 믿어 왔다. 그러나 톰은 수차례 그녀를 외면했다. 결정적인 순간엔 그녀를 배신하기 일쑤였다. 아버지의 돈을 훔치고 발각되자 그레이스에게 누명을 덮어씌웠다. 갱의 연락처를 버렸다며 그녀를 속였다. 탈출에 실패한 그녀가 처절하게 도움을 필요로할 등을 돌렸다. 그레이스가 옳은 말을 하자 자신의 권위에 흠집 것이 두려워 그녀를 짓밟는 주민들과 합세했다. 주민들과 그레이스의 중재 역할에 나선 것은 순전히 그의 권력을 확고히 하는 이용 가치가 있어서였다.

 

톰은 본색을 드러냈다. 이상 그녀 편에 서는 것이 마을에서의 권력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서부터다. 톰은 철저한 기회주의자였다. 자기가 도그빌로 부른 갱이 그레이스를 '죽이러' 아니라 '모시러' 왔다는 알게 됐을 때도 기회주의적 면모를 보여 준다. 그레이스에게 털어놓는다. 어리석고 오만했다고. '두려워하는 죄가 아니지?' 시작해 '누굴 이용하는 나쁘지만, 당신은 많이 고통스러웠겠지만, 교훈을 얻은 것도 사실이잖아?'까지. 기똥찬 자백이다. 반성의 기미는 찾아볼 없다. ' 죽어 마땅하다'거나 아니, 그냥 아무 말도 하지 말았어야 했다. 부끄러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 정상이다. 적어도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었다면 그게 맞다.

 

유일하게 살아 남은 개뿐

톰의 행각에 그레이스는 진저리를 쳤다. 아버지로부터 권력을 받아 나은 세상을 만드는 써야겠다고, 그러기 위해 도그빌을 없애는 좋겠다고 결론 내렸다. 톰의 발언이 그녀의 결심을 굳혔다. 주민들은 전부 사살되었다. 마을은 불탔다. 톰은 그레이스가 직접 처단했다. 도그빌에서 살아남은 모세, 개뿐이었다. '도그빌' '개만도 못한 동네'였다.

 

그레이스 부친 ,

저들은 나처럼 고고한 성품을 가질 없으니 면죄해 주자, 세상에 이보다 더한 오만이 있을까?

인정을 베풀 베풀어야지. , 기준을 잃어선 .

인간은 자기 행동에 책임을 져야 . 근데 그들에게 기회조차 주지 않았어.

권력이 무조건 나쁜 아냐. 너의 방식으로 사용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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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그빌 (2003)

Dogville 
8.3
감독
라스 폰 트리에
출연
니콜 키드먼, 해리엇 안데르손, 로렌 바콜, 장-마크 바, 폴 베타니
정보
미스터리, 스릴러 |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영국,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 177 분 | 2003-08-01
글쓴이 평점  


히든 페이스

The Hidden Face 
8
감독
안드레 바이즈
출연
마르티나 가르시아, 쿠임 구티에레즈, 클라라 라고, 알렉산드라 스튜어트
정보
스릴러 | 콜롬비아, 스페인 | 97 분 | -
글쓴이 평점  

 

 

Posted by 몽자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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