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이어트 - 수전 케인


113쪽
<출애굽기>에는 자세히 설명되지 않았지만, 그 이야기를 따라가보면 내향성과 외향성이 음과 양의 관계였다는 점을, 언제나 매체가 곧 메시지인 것은 아니라는 점을, 사람들이 모세를 따른 까닭이 그가 말을 잘해서가 아니라 그의 말이 사려 깊었기 때문이라는 점을 유추할 수 있다.

143쪽
초기의 오픈소스 제작자들은 사무 공간을 공유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같은 나라에도 살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들의 협업은 대부분 텅빈 공간에서 일어났다. ...... 리눅스를 만들어낸 바로 그 사람들을 모아다가 일 년간 거대한 회의실에 자리를 준 뒤에 새로운 운영체제를 만들어내라고 해보라. 그다지 혁신적인 뭔가가 나올지 의심스럽다. 

158쪽
우리는 온라인 집단에 참여하는 일이 일종의 단독 작업이라는 점을 깨닫지 못했다. 대신 온라인 협력의 성공을 현실 세계에도 도입할 수 있다고 가정했다.

145쪽
'의도적 연습'은 여러 가지 이유로 혼자 있을 때 가장 잘할 수 있다. 강한 집중력이 필요한데 ...... 강력한 동기도 필요하다. ...... 가장 중요한 건, 그 사람 자신에게 가장 힘겨운 일에 도전해야 한다. 에릭슨은 이렇게 말했다. 오직 혼자 있을 때만 "자신에게 힘겨운 일에 곧바로 도전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하는 일을 더 잘하려면, 상황을 자기가 주도해야 하죠. 그룹 수업을 상상해 보세요. 그때는 전체 중에서 아주 작은 시간만을 주도하게 됩니다."

160쪽
청중은 자극이 되기도 하지만 스트레스가 되기도 했다.

163쪽
애쉬와 번스의 연구에서 지원자들이 항상 동조하지 않았다는 점을 기억해보자. ...... 그 순간에는 편도체라는, 거절의 두려움 같은 불쾌한 감정과 연관되는 뇌의 작은 기관이 활발하게 움직였던 것이다. 
번스는 이것을 '독립의 고통'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선거에서부터 배심 재판과 다수결 원칙이라는 기본적인 개념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제도들은 반대 의견에 의존한다. 하지만 집단이 문자 그대로 우리의 인식을 바꿀 수 있고, 홀로 거기에 맞서려 할 때 원시적이고 강력하며 무의식적인 거절의 두려움이 깨어난다면, 이러한 제도의 건전함이란 우리가 믿는 것보다 훨씬 약한 듯싶다.

164쪽
숲에서 조용히 산책하는 것에 장점이 있기는 해도, 밀집된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도시생활이 제공하는 얽히고설킨 다양한 교류에서 도움을 받는다. ...... 사람들이 만화경처럼 변하며 자유로이 교류할 수 있고, 집중하거나 그저 혼자 있고 싶을 때는 자신의 개인 사무 공간으로 사라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

193쪽
이는 <애틀랜틱>에 실린 훌륭한 글에서 데이비드 도브스가 '난초 가설'이라 명명한 새로운 이론이다. ...... 제이 벨스키에 따르면 ...... 난초 아이는 긍정적인 경험과 부정적인 경험 양쪽 모두에서 좀 더 강하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198쪽
"즐거움은 지루함과 불안 사이의 경계에서, 즉 행동 능력과 눈앞의 장애물이 서로 균형이 맞을 때 찾아온다." -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211쪽
각성 과잉은 불안을 일으킨다기보다는 똑바로 생각할 수 없다는 느낌을 유발한다. 이제 할 만큼 했으니 집에 가고 싶다고 느끼게 된다는 얘기다. 각성 미달은 소외감과 비슷하다. 심심하고, 근질거리고, 어쩔 줄 모르고, 나태해져서 마치 그새 다시 바깥에 나가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상태다.

213쪽
일단 내향성과 외향성을 자극 수준에 대한 선호도 정도로 이해하고 나면, 자신의 성격에 잘 맞는 환경을 의식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자극이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게, 지루하지도 않고 불안하지도 않게 만드는 것이다. 성격심리학자들이 '최적 수준의 각성'이라 하고 내가 '스위트 스폿'이라고 하는 것에 따라 생활을 구성하면, 전보다 더 활력 있고 생동감 있다고 느낄 수 있다. ...... 자기도 모르는 새 이미 그 지점을 찾고 있을지 모른다. ...... 자신의 스위트 스폿을 아는 사람들은 자신을 지치게 하는 일을 그만두고 새롭게 만족스러운 일을 시작할 힘이 있다.

241쪽
사실 내가 대화해 본 몇몇 과학자들에 따르면 바로 여기에서 사회적으로 '쿨하다'는 개념이 생겨났다고 한다. 저(低) 반응일수록 피부도 시원해지고, 사람도 쿨해진다.

280쪽
외향적인 사람이 이런 문제에서 생각은 적게 하고 행동은 빨리 한다는 점을 보여준 심리학자 존 브레브너와 크리스 쿠퍼의 말에 따르면 이러하다. "내향적인 사람은 '조사하게 되어' 있고 외향적인 사람은 '반응하게 되어' 있다."

284쪽
마치 외향적인 사람은 '지금 상태'를 보는 반면 내향적인 사람은 '만약 ......한다면'이라고 묻는 것 같았다.

346쪽
자유특성이론Free Traits Theory에 따르면, 우리는 특정한 성격 특성(이를테면 내향성)을 타고나거나 문화적으로 함양되지만, '개인에게 핵심이 되는 프로젝트'를 위해 거기에서 벗어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내향적인 사람들도 자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 자기가 아끼는 사람, 혹은 다른 귀중한 것을 위해 외향적인 사람처럼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363쪽
하지만 핵심 프로젝트를 위해 애를 쓴다고 하더라도, 너무 자신과 동떨어진 행동을 하거나 너무 오래 해서는 곤란하다. ...... 그런 행동을 보면 역설적이게도 자신에게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되도록 자신에게 충실해지는 것이다. 그러자면 일상생활에서 되도록 '회복환경restorative niche'을 많이 만들어두는 일부터 해야 한다. 
'회복 환경'이란 리틀 교수가 만든 말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 가는 장소를 가리킨다. 리슐리외강처럼 물리적인 장소일 수도 있고, 판매를 위해 전화하는 사이사이에 조용히 쉬는 것처럼 시간적인 공간일 수도 있다.

386쪽
아시아의 협상가들에게는 알맹이도 중요하지만 스타일이 그만큼 중요했던 반면, 이스라엘 협상가들은 전달되는 정보에 좀 더 집중했다. 이들은 동정심 많은 태도나 적대적인 감정 어느 쪽에도 별로 상관하지 않았다. 이러한 극적인 차이를 설명해 주는 것은 두 문화가 '존경'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와 관련되어 있다. 우리가 8장에서 살펴보았듯이 아시아 사람들은 갈등을 최소화함으로써 존경심을 보였다. 하지만 이스라엘인들은 "의견 차이를 무례함의 신호로 보지 않고 상대방이 그 일에 신경을 쓰고 있고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신호로 본다."

413쪽
내향적인 아이들이 새로운 사람뿐 아니라 새로운 장소와 사건에도 반응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그러니 아이가 새로운 상황에 조심스러워하는 것은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한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아이는 새로움이나 과도한 자극에 몸을 사리는 것이지, 인간과 접촉하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다. ...... 또래의 아이들보다 바다를 무서워하는 아이를 상상해 보자. 사려 깊은 부모라면 이런 두려움이 자연스럽고 심지어 슬기로운 것이라는 점을 이해한다.

422쪽
사실 수많은 학교가 외향적인 아이들에게 맞게 구성되어 있다. 윌리엄메리대학교의 교육학자인 질 버러스와 리사 캔지그에 따르면, 내향적인 아이들은 외향적인 아이들과 매우 다른 지침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러한 아이에게 아이들과 더 어울리고 더 사교적으로 행동하라는 조언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우리는 대규모 집단으로 배우는 것이 신성불가침의 영역이 전혀 아니라는 점을, 우리가 학생들을 이런 식으로 배치하는 이유가 최고의 학습법이기 때문이 아니라 비용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쉽게 잊는다. 더구나 어른들이 일하고 있는 시간에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외에 달리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 최악인 점은 생각하거나 창조할 시간 따위는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나면 학교생활이 아이에게 자극이 되기는커녕 거꾸로 진을 다 빼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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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몽자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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