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스스로 환상적이라 말하는 스웨덴의 연금제도

 

OECD 모든 국가가 공적연금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스웨덴은 1913년 최초로 강제식 연금제도를 도입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연금제도를 가진 나라다. 도중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지만, 세대 및 계층 간의 합의를 통해 총 다섯 번에 걸쳐 연금제도 개혁에 성공했다.

 

몰텐 팔매  스톡홀름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曰 국민연금제도에 따라 모두가 연금에 기여하고, 또 모두가 연금의 혜텍을 받는데, 이는 사회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사회통합''복지'가 바로 그 역할이자 의의라 할 수 있다.

 

군날 룬딘  스웨덴 연금수령자 曰 우리 부부는 돈 관리를 같이 하는데, 우리가 한 달에 받는 연금 총액은 약 460만 원26,000크로나이다. 이 가운데 실제 약 350만 원20,000크로나을 수령, 나머지 30%는 다시 세금으로 납부한다. 그러니까 매월 약 350만 원20,000크로나 정도의 순수입을 가지고 생활한다고 보면 된다. 젊었을 때 꾸준히 낸 덕이다. 부족하지 않다. 만족한다.

 

토르길 로센베리  남 曰 가장 좋은 건, 나이가 들어도 병원비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거다. 고관절 수술을 했는데 내가 낸 돈은 5만 원300크로나, 나머지는 정부에서 부담했다. 이런 게 연금 가입자를 안심하게 한다. 적당한 수준이라 생각한다. 류마티즘으로 지금 양쪽 다리에 의족을 착용하고 있는데, 연금 혜택을 못 받았다면 아마 휠체어에 앉아 있었을 거다. 이때도 비용은 5만 원300크로나밖에 안 들었다. 환상적이지 않나.

 

빚내서 납부하는 우리나라의 연금제도

 

국민연금 체납자 曰

 

7년 전 남편이 새로 사업을 시작하면서 빚이 크게 늘었다. 이게 전부 다 마이너스 통장이다. 대출이자만 월 40만 원씩 나간다. 최대한 모든 지출을 줄여야 된다. 가입했던 민간보험도 다 해약한 상태다. 하지만 남편의 국민연금은 매달 꼬박꼬박 마이너스 통장에서 빠져 나간다. 이 독촉장이 이때까지 300만 원 넘게 밀려 있다는 내용이다.

낼 돈은 없는데 연체된 채로 그냥 있자니 영 불안하다. 그래서 한번 직접 문의도 해봤다. 오늘 당장 살기도 너무 어렵다, 마이너스 통장에서 빚으로 국민연금을 낼 수는 없는 것 아니냐, 나중에 조금 덜 탈지언정 더 이상 체납액이 쌓이지 않게, 그만 납부해도 되게끔만 해 달라, 그랬더니 대답은 그렇게는 안 된다는 말뿐이다.

 

연체분은 일단 그대로 두고 다시 매달 납부하고는 있지만, 솔직히 별 기대는 하지 않는다. 그냥 당장 면제를 좀 해 줬으면 싶을 뿐이다. 빚이 늘어가는 상황에서 연금보험료를 내는 것은 힘겨운 짐일 뿐이다. 지금 당장 돈이 없는, 빚이 1억씩 목에 걸려 있는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국민연금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지금의 경제 사정을 봤을 때 나중에 탈 금액은 지금까지 낸 걸로 책정된 금액만으로도 감지덕지다. 그런데 이걸 이렇게 스트레스 받게 연체분까지 내라고 독촉한다는 건 정책에 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장애연금수령자 曰

 

국민연금 납부자는 후천적 장애를 생겼을 경우 시기를 앞당겨 장애연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신부전증으로 장애 2급 판정을 받은 게 4년 전이다. 그런데 장애연금을 받기 시작한 건 작년 11월부터다. 나는 매년 주민센터에 진단서를 제출했고, 그때마다 주민센터에서 국민연금으로 진단서를 올린 다음 재통보를 받아 다시 나한테 꼬박꼬박 통보를 해 줬다. 그런데도 연금공단은 국민연금가입자로 장애연금 수령에 해당할 수 있으니 알아보고 청구하라는 얘기를 단 한 번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래 놓고 청구 하지 않아 지급하지 않았다니! 결국 알아서 청구를 했더니, 또 장애판정일이 아닌 청구일을 지급 시작일로 계산해서 주더라.

 

민간보험의 경우 종신보험을 들었는데도 장애로 인정된 날부터 바로 납입면제 조치해 주고 모든 혜택은 다 주겠다고 하는데, 국민연금은 마땅히 줘야 할 지급금도 안 주면서 돈을 버는 한 계속해서 보험료를 내라고까지 하니, 참 한심한 노릇 아닌가.

 

연금제도에게 전하는 조언

 

김연명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曰 연금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이 연금을 받았을 때 삶의 질을 높이는 쪽으로 지출할 수 있도록 하려면 의료비를 잡아야 한다. 안 그러면 의미가 없다. 노후 연금 문제는 의료비 문제와 연관지어 접근해야 한다는 게 내 지론이다.

 

오건호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실장 曰 20세기에 완전 고용을 전제로 설계된 사회보장제도인 국민연금은, 21세기의 노동시장구조에서는 제대로 작동할 수가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깰 것인가? 그럼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결국 '보완'해야 한다는 얘기다. 자신의 근로 소득으로 보험료를 납부할 수 없는 저소득계층, 영세 자영업자들을 제도 안으로 편입시키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보험료를 지원하는 것이다.

 

조원희 교수  국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曰 연금의 안정화는 기본적으로 인구의 안정화를 말한다. 다른 추가적인 요인은 그 이후에 고려할 문제다. 인구의 안정화란 여러가지 사회 연대적 관점에서의 2030세대의 안정화라 할 수 있다. 그들이 안정적으로 출산하고 아이들을 기를 수 있는, 출산율이 적게는 1.8에서 바람직하게는 2.0이 될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누가 국민연금을 흔드는가 | 2013-04-09 | PD수첩 Link

 

 

Posted by 몽자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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