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에 침 흘리는 게걸스런 소액결제 놈들에게 다같이 jaaab--- -!

 

잡초보다 강한 생명력, 그 이름은 스팸 메일

 

최근 개인정보에 관한 '이용내역 안내' '약관 변경'에 관한 메일이 쏟아지고 있다. 인터넷이 활성화된 15년 간 한 번쯤 들러 봤을 사이트이긴 하지만, 아이디도, 비번도, 가장 최근 언제 방문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 사이트들. 그들의 '친절한' 메일 세례 덕분에 하루가 멀다 하고 메일함이 미어터진다.

 

대부분 여러 개의 메일 계정을 가지고는 있지만, 주로 쓰는 계정은 한두 개로 압축된다. 나머지 계정들이야 스팸으로 가득 차도 으레 그러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만, 업무상이나 공과금 관리상 정기적으로 체크하는 계정은 스팸이 깔리는 걸 막기 위해 시간을 들여 가며 '신고'도 하고 '거부'도 한다.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관리'를 뿌리째 갈아엎을 심산으로 직접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서 탈퇴 또는 메일 수신 거부를 요청하려 해도 주의가 필요하다. ', 땡큐' 의사를 밝히는 게 목적이었음에도, 로그인 기록이 남아 오히려 더 많은 메일이 쏟아지기 일쑤기 때문이다. '메일 서비스상에서 걸러 주는 시스템'을 이용하는 게 그나마 간편하고 효과적이라는 게 결론. 그래도 비집고 들어앉는 잡초 같은 스팸 메일에 대해선 아직까지 별다른 방법이 없다.

 

'' 개인정보는 '그들' 손안에

 

문제는 개인정보 관련 메일이다. 이놈들은 확인하지 않으면 개인정보가 도용 당할 것 같은 불안감을 조성한다. 한두 번은 내용을 확인해 본다. 해당 사이트에 로그인한 후에야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는 안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찾는 데만도 휴대폰 인증 등등으로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잡아먹는다.

 

친절하게 동의를 구하는 경우도 있다. 그것도 알고 보면, 굉장히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게끔 비비 꼬아 놨거나 앞으로 발생할지 모를 불이익을 경고하는 마지막 협박 단계를 대기시켜 놓는다. 결국 동의하냐는 질문에 Yes, No도 답하지 못하고 홧김에 창을 냉큼 닫아 버리게 만든다. 시간만 버린 셈이다. 근래에 들어 유난히 개인정보 관련 메일이 많은 이유가 뭘까 궁금해진다. 불경기로 줄어 버린 이익을 개인정보 매매로 충당하려는 건 아닌지 심히 의심스럽다.

 

달콤한 멜론? 앙큼한 멜론!

 

그러던 중 휴대폰 구입 1년 반 만에 '요금 청구 내역'을 살펴봤다. 매달 알 수 없는 명목으로 19,800원과 6,600원이 요금에 더해져 빠져나가가고 있었다. 도합 16,400. 일단 소액결제 서비스를 차단했다. 그리고 한 달이 흘렀다. 짚고 넘어가야지 마음만 먹은 채 미루고 미루다 어느 새 다시 돌아온 휴대폰 요금 납부일. 이번에도 16,400원이 증발했다.

 

의심스러운 청구 요금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114를 눌렀다. 6,600원은 '멜론'으로, 19,800원은 '다날' 소액결제로 더해진 항목이라고 한다. 멜론. 마지막으로 사용한 게 언제였던가. 1년은 족히 넘은 듯 하다. 휴대폰 인증으로 한 차례 유료 서비스 상품을 구매했던 기억이 난다. 일일이 꼼꼼하게 관리하지 못하는 성격이기에, 정액제를 멀리하는 편이다. 자동인출은 공과금 이외에는 절대 신청하지 않는다.

 

개인적인 실수였을 수도 있다. 매월 결제인 줄 모르고 선택했을 수도. 그런데 수개월 동안 메일, 문자 메시지 하나 없이 매달 결제됐다니, 황당하기 짝이 없다. 그래도 멜론은 '멜론'임을 당당히 밝히는 양심을 보였다. 휴대폰 요금 청구 내역에 「기타금액: 멜론이용료 로엔*」이란 명목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114(SK텔레콤)에 요청하면, 바로 추가 결제를 막을 수 있다.

 

참 살갑기도 한 그 이름, 줄넘기, 채송화, 무비스토리

 

문제는 「소액결제: 소액결제 다날*. '다날' 5~6년 전, 벨소리나 통화연결음을 신나게 고르던 소싯적에나 들어본 단어 아닌가. 통화 연결음은 어언 2년 전 폰 구입 후 처음 한 번 이외에 절대 구매해 본 적이 없다. 벨소리도 마찬가지. 뒤늦게나마 114를 통해 확인한 결과, 사업자 이름이 '줄넘기'란다. 생뚱맞다.

 

SK 114 안내자가 묻는다. 영화나 동영상 사이트 이용한 적 없냐고. 물론 있다. 정해진 단골 사이트만 이용한다. 그 낯선 이름은 듣도 보도 못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단골 사이트 하단의 사업자명을 확인했다. 전혀 다른 이름이다. 114를 통해 '취소 신청 접수'를 해 두는 걸로 일단락 짓는다.

 

몇 시간 이후, 걸려 오는 전화를 놓쳤다. 문자가 전송된다. '[채송화] 요청건으로 연락드렸습니다. 당사 고객센터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통화를 시도한다. 6~8월 세 달 간 19,800원씩 결제됐다는 답변. 사업자명을 묻자 '채송화'란다. 사업 내용은 무비스토리. '무비''스토리', 참 익숙한 단어들의 조합이다. 최근 몇 달 간의 이용 기억은? 당연히 없다. 단 한 편의 영화도 단골 사이트 ''에서 다운 받아 본 적이 없다. 단골 사이트 역시 그 나물에 그 밥이기 때문에 포인트니 뭐니 하는 이벤트엔 결코 참여하지 않는다. 대체 어디서 어떻게 낚인 걸까.

 

이름도 참 예쁜 '채송화' 측은 이용 기록이 없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환불이 안 되지만, 마지막 달 요금만큼은 계좌로 입금해 주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은행과 예금주, 계좌번호를 남기고 끊는다. 이번에 '놈을 추적하자' 큰 맘을 먹지 않았더라면, 소액결제 서비스를 중단해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매달 일정 금액을 탈취 당할 뻔했다. 소리 소문 없이.

 

내 개인정보에 침 흘리는 작자들

 

웬만한 마일리지 적립, 추첨 등의 이벤트엔 절대 마우스를 가져가지 않기로 결심한 게 벌써 몇 년 전의 일이다. 괜한 사행심에 스팸 메일, 스팸 문자, 스팸 전화만 넘쳐나는 고충을 경험으로 익히 알고 있어서다. 스마트폰 피싱에 대한 피해 사례도 마찬가지다. 쿠폰, 공짜 운운하는 허튼 문자 메시지 안의 링크는 클릭조차 않는다. 의심의 화살은 메일함을 가득 메운 '개인정보 관리자들'에게로 향한다.

 

대부분 메일 계정 자체를 아이디로 쓸 수 있도록 해 놓은 해외 사이트들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주민번호, 핸드폰 번호를 필히 요구한다. 그리고 새로운 아이디와 각 사이트의 조건에 맞는 비밀번호를 새로 지정케 한다. 한때는 주민번호 인증이 판을 치다가, 이제는 휴대폰 번호 인증으로 대세가 바꿔었다. 광고나 낚시성 멘트를 날리기에는 주민번호보다 휴대폰이 유용하기야 하겠지. 결제까지 가능해진 스마트폰 번호라면 군침 제대로 돌지 않겠나.

 

말 한마디, 클릭 한 번으로 깨알 정의 실현하기

 

강탈 당하다시피 빼앗긴 '소액' 결제. 말 그대로 소액이긴 하다. 기둥뿌리가 흔들릴 만큼의 '거액'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중요한 건 '액수'보다 '꼼수'. 먹고살기 힘들고 바쁘다는 이유로 일일이 챙겨 보기 어려운 각종 결제 내역. 이를 틈타 서민들의 주머니에 구멍을 내는 행위는, 목격 즉시 고발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피해자가 한둘이 아니다. 사업자명으로 해당 사이트를 알아보기 위해 '무비스토리'를 검색했다.

 

지식인이든 본인의 홈페이지든, 각자의 피해 사례를 밝히고 사업자명을 공개하는 건 여러 모로 도움이 될 수 있다. '문제 의식' 자체가 '문제 해결'의 첫 단계다. 한 사람이나마 피해자가 더 생겨 나지 않도록 하고 언론 및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만으로도, 내 개인정보에 침 흘리는 악덕 업주들에게 날리는 한 방의 '(jab)'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하자.

 

이버 식iN 하러 Link

 

현실감각 마름질 MONZAQ

 

Posted by 몽자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