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 호스>

 

전쟁이 갈라 놓은 군마(war horse) 조이와 소년 알버트의 변치 않는 우정을 그린 이야기, <워 호스>(War Horse). 영국의 세계적인 아동문학 작가 마이클 모퍼고(Michael Morputgo, 1943)의 동명 소설(1982)을 원작으로, 2011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 의해 영화로 제작되었다.

 

줄거리

 

들에서 우연히 목격한 잘생긴 망아지 조이의 탄생 순간. 알버트는 조이의 매력에 사로잡힌다. 며칠 뒤, 밭을 갈게 할 목적으로 말 한 마리를 사러 나선 알버트의 부친. 그는 일을 시키기에는 약해 보인다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객기로 무리한 값을 치르면서까지 조이를 데려온다. 운명처럼 다시 만난 조이와 알버트. 알버트는 조이를 진심으로 대하며 훈련시킨다. 밭을 갈도록 길들이는 데에는 성공. 그러나 폭우 탓에 농사를 망친 부친은 어쩔 수 없이 조이를 군마용으로 되판다. 1910년대, 전쟁이 갈라놓은 조이와 알버트의 긴 여정이 시작된다.

 

수많은 고비를 겪으며 어렵사리 목숨을 부지한 조이. 그사이 알버트도 나이 제한을 넘기고 군에 합류한다. 4년 만에 전쟁이 승리로 막을 내릴 당시, 알버트가 속한 부대 근처에서 발견된 조이. 알버트가 폭탄의 여파로 잠시 시력을 잃었을 때다. 조이의 사살이 결정되는 순간, 알버트는 조이에게 보내던 호출 신호음을 울린다. 둘은 극적으로 재회한다. 앞을 보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알버트가 조이의 생김새를 그대로 설명하자, 자신의 말이라는 알버트의 주장이 신빙성을 얻으면서 조이는 사살을 면한다. 알버트와 조이는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어른들이 배울 점

 

긴 여정을 담은 작품인 만큼, 이야기가 전개되는 내내 크고 작은 위기가 반복된다. 조이를 아끼는 알버트의 마음이 전달되기라도 한듯, 바통을 주고받듯, 여러 명의 군인 및 민간인들은 차례로 조이를 보살핀다. 조이와 알버트, 단 둘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 다수의 작은 배려가 이어져 커다란 감동을 자아낸다는 점에서 <워 호스>의 여운은 잔잔하지만 오래 남는다.

 

그중에서도 우리에게 가장 귀감이 되는 장면이 하나 있다. 알버트는 극적으로 조이를 다시 만나지만, 군 상부는 장교의 말만 제외하고 모두 경매에 넘기라는 명령을 내린다. 동료들은 경매에서 조이가 알버트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돈을 모아 건넨다. 전쟁 중 잠시 조이를 돌봤던 꼬마 엘리스. 조이를 엘리스에게 되돌려주고 싶은 마음에 그녀의 할아버지가 높은 값을 부르고 나선다.

 

다시 생이별을 하게 된 조이와 알버트. 둘 사이의 진심을 눈치챈 할아버지는 이내 마음을 바꾼다. 고향에서 망아지 때부터 키웠다는 알버트에게 조이를 보내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가진 돈으로 일부의 대가나마 치르려는 알버트의 마음을 그는 정중히 사양한다.

"그럴 필요없네. 이놈은 자네 말이야. 내 손녀딸도 그러길 원할 거야. 그 녀석이 대빵이거든."

"그애 이름이 뭐죠?"

"에밀리. 에밀리일세."

 

경매에서 100파운드의 거금을 외치며 조이를 차지한 할아버지. 그는 더 높은 경매가가 나오면 입고 있는 코트를 파아서 110파운드를, 또 나오면 농장을 팔아서 1,000파운드를 부르겠다며 사람들의 경쟁을 일순간에 잠재운다. 전쟁통에 조이를 살린 건 손녀라는 생각에, 잠깐이지만 조이를 아끼는 손녀의 마음이 꽤 애틋했다는 생각에, 조이를 그녀에게 데려다 주려던 것이다. 피붙이가 갖고 싶어 하는 거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사다 안기는 우리 사회의 부모 모습을 보는 듯하다.

 

결말은 다르다. 내 자식, 내 가족을 위해 인심과 도리를 쉽게 저버리는 요즘의 우리 부모들과는 다른, 성숙한 어른의 모습을 보여 준다. 할아버지는 '에밀리도 조이가 알버트와 함께이길 원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중요한 건, 에밀리는 그 자리에 없었다는 거다. 그녀에게 '진리와 도리'를 가르쳐 주겠다는 할아버지의 '의지'가 의미심장하다. 할아버지의 결정에 에밀리는, 당장은 서운함을 드러낼지 모른다. 그러나 할아버지의 속뜻을 헤아리고는 좀 더 바르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숙녀로 성장할 것이다. 우리 사회 부모들이 본받아야 할 '어른의 인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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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 호스 (2012)

War Horse 
8.1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제레미 어바인, 에밀리 왓슨, 피터 뮬란, 톰 히들스톤, 베네딕트 컴버배치
정보
전쟁 | 영국, 미국 | 146 분 | 2012-02-09
글쓴이 평점  

시나리오 메시지 MONZAQ

 

Posted by 몽자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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