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 후기>   과학에 대한 거짓말, 김동광

 

*     과학도 거짓말을 한다?

*     어떻게 과학에서 거짓말이 있을 수 있나?

*     왜 모두가 깜빡 속아 넘어가나?

 

 

원인        

 

1.    과학계 내부의 요인

   과학을 성역시해 왔다.

A.     과학에 정당성을 부여하고자 인문·사회학과는 다르다는 주장을 펴 왔다.

B.     과학적 지식 역시 사회적 논쟁을 통해 경합하는 여러 이론 사이에서 탄생한다.

C.     과학의 경우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검증이 비교적 어려울 뿐, 검증은 반드시 필요하며 또 가능하다.

D.     자체 내에서 검증과 검열을 거치겠다는 자율성을 보장을 주장한다.

   일부 학자의 권위에 대한 개인적 욕망이 작용한다.

A.     유명인의 학력 위조와 같은 맥락의 문제이다.

B.     발표 논문의 질이 아닌 양에 따라 학자의 점수를 매기는 그릇된 학계 내 풍토가 이를 부추긴다.

   과도한 PR과 여론몰이는 오류를 낳기 쉽다.

A.     연구비 확보를 위한 다양한 활동도 분명 과학활동의 일부이다.

B.     연구 자체보다 그 외의 과학활동에 치중하면, 이것이 도를 넘어서면 문제가 된다.

   연구를 이끄는 학자의 권위는 막강하다.

A.     연구를 넘어 정치로 변색된다.

B.     한 팀원이 검증의 필요성을 제시한다는 것은 같이 연구를 계속하지 않겠다라는 일종의 도발로 여겨진다.

C.     팀 내에서 누구도 선뜻 문제를 제기하지 못한다.

   과학의 거짓말을 인정하고 성찰하려는 자세가 부족한다.

A.     황우석 사태에서처럼 오류가 밝혀졌을 때, 정작 필요한 것은 과학 자체에 대한 성찰이다.

B.     개인의 일탈쯤으로 간주하면서 과학자 세계에서 해당 사건 관계자를 배척하며 본인들의 순수성을 지키기에 급급하다.

 

2.    사회적 외부의 요인

   사회적 욕망과 교묘히 결합해 집단적 환각 증세를 일으킨다.

A.     역사적·사회적으로 풀리지 않은 갈망의 대리 분출구 역할을 한다.

B.     지향점에 대한 대중의 공허함을 기득권 세력이 자기 것으로 만들어 이용하려는 속셈이 깔려 있다.

C.    

a.     일제시대 때 생긴 반일 감정이 월드컵 한일전에 대한 광적인 집착으로 이어진다.

b.     과학 기술 수준에서 세계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황우석 사태를 만들어 낸다.

   권력과 맞닿아 있다.

A.     과학이 권력과 결합할 때 거짓과 오류가 발생한다.

B.     스타 과학자 내지는 국민적 영웅 만들기에 초점을 맞춘다.

C.     국민적 영웅의 후광을 일부 기득권층이 자기 세력 굳히기에 이용한다. - 목적이 과학에 있지 않기 때문에 진실 여부를 따질 의지도 없거니와 권력을 춰할 때까지 무조건적으로 지지한다.

D.    

a.     국회의원들이 황우석 박사 관련 각종 후원회를 조직해 후원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안달한다. 

b.     문제가 발생하자 여야를 막론하고 황우석 사태와의 연관성을 끊어내기에 여념이 없다.

c.     연구·개발로 일으킬 수 있는 경제적 효과를 수치로 환산, 불황 극복의 희망을 과도하게 부추긴다.

   다양한 관점을 인정하지 않는다.

A.     과학의 사회화, 과학의 민주화 수준이 떨어진다.

a.     국가 경제 성장과 과학기술 발전이 동시에 이루어졌다.

b.     국가는 과학을 하나의 도구로 편협하게 이용하고 과학과 국가를 일치시킨다.

c.     국가가 일방적으로 과학을 정의하고 기능 및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다양한 해석의 기회를 빼앗았다.

d.     역사가 남긴 폐단 중 하나다.

B.     과학 이론에 대한 반론 제기는 주류의 발목을 잡으려는 일각의 모함으로 매도 당한다.

C.     과학에 대한 비판은 곧 반과학, 반사회, 반국가, 매국노로 치달아, 건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

   기술적 해결 방식에 대한 의존도가 강하다.

A.     과학 기술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있다는 그릇된 믿음이 만연한다.

B.     역사적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못하고 매우 빠르게 과학 기술 발전이 이루어짐에 따라 과학에 대한 해석이 협소하다.

a.     계몽주의 시대에 형성된 풍조다.

b.     서구 사회는 1·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과학의 한계를 느끼고 과학 자체에 대한 성찰을 수십 년 전 시작했다.

C.     생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과학의 거짓말을 부추긴다.

a.     생명을 개체 중심으로, 분리 가능한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조작적 관점)이 지배적이다.

-       생태적 관점(모든 생명은 개체가 아닌 생태계 속 일부로 존재하며 끊임없이 유기적으로 교류한다)이 결여돼 있다.

-       ''를 중심으로 한 생명 이해, 생명공학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으로 생명을 마음대로 제어하려 한다.

b.     관점을 대변하는 용어에서 그 편향성이 드러난다.

-       생명에 대해서도 복제 등의 물리적이고 기계적인 용어를 사용한다.

-       바이오테크놀로지 biotechnology 를 생명기술, 생명과학이 아닌 생명공학으로 명명한다.

-       대량생산의 공학적 과정에서 생명도 그 대상으로 포괄하면서 조작적 관점의 용어를 만들어 냈다.

c.     : 불임의 경우 입양을 먼저 생각할 수도 있지만 불임클리닉을 먼저 떠올린다.

d.     : 난자에 대해 생명의 소중한 씨앗이라기보다는 실험을 위한 재료로, 개인 소유물로 생각한다.

 

대책        

 

1.    제도적 노력

   기구 마련

A.     이미 수차례 과학의 폐단을 경험한 외국에서는 이를 사전에 방지하고자 다양한 형태의 제도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B.     과학 자체에 대한 성찰을 목표로 한 단체 및 기구를 설립한다.

C.     중요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 다양한 관점을 제시한다.

D.     우리나라도 '연구진실성위원회'를 마련하는 등 그 필요성을 자각하고 있다.

   시민 참여

A.     다양한 관점을 받아들인다.

B.     직접민주주의 사회인 북유럽이 도입해 추진 중인 제도이다.

C.     수개월에 걸쳐 일반인 가운데 대표자들을 선출해 전문가들과 대등한 토론을 벌이도록 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한다.

D.     시민을 대표할 만한 패널을 논쟁 안으로 끌어들여 사회적 합의를 도출한다.

E.     비전문가들의 참여임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고 있다.

 

2.    학문적 노력

   과학사회학 분야

A.     1970년대 후반 영국에서, 과학이 일으키는 사회적 현안에 문제를 제기하려는 움직임에서 시작됐다.

B.     과학지식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       과학에 대한 이데올로기적(정치적) 고정관념을 분석하고 바로잡는다.

C.     한 분야의 학문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에 생긴 신생 영역이다.

-       이공계와 인문계 등 지나친 학문 세분화로 발생하는 한계와 오류를 최소화한다.

D.     편파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사회적 현안에 대해 담론을 생산한다.

-       해당 사태에 대한 다양한 관점, 감정적 대응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을 제시한다.

E.     사회적 수요가 크다.

-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빠른 속도로 과학이 발전하다 보니 제기될 만한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다.

-       생명공학, 환경공학, 의료사회학 등은 비교적 담론의 필요성이 큰 분야에 속한다.

   과학 분야

A.     아카데미주의(폐쇄성, 비현실성, 형식적 엄격성, 권위주의적 경향)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B.     과학이 만들어 낸 이슈를 과학 자체에 대한 성찰의 기회로 삼는다.

 

3.    대중적 노력

   인식 전환

A.     과학도 어느 면에 있어서는 정치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인식한다.

B.     다양한 관점에 귀 기울이고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C.     언론과 권력에 대한 맹신을 자제한다.

D.     전문가의 연구 결과 발표, 이를 근거로 한 기업의 마케팅에 현혹되지 않는다.

E.     예술과 마찬가지로 과학에도 비평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한다.

a.     음악평론가, 문학평론가, 영화평론가를 해당 예술 분야를 부정하는 입장으로 보지는 않는다.

b.     과학에 대한 담론 역시 과학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바탕으로 제기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과학의 민주화에 참여

A.     정치에서의 참정권 확대, 경제에서의 주식제 도입과 마찬가지로 과학의 민주화를 위해 각 단체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B.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를 예로 들 수 있다.

C.     민간기구에서도 합의 회의라는 시민참여제도를 세 차례 치른 바 있다.

D.     시민의 입장에서 과학기술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적극적으로 제시한다.

 

새로운 라면에 속지 않으려면 심오한 철학이 필요하다. - 시인 박상우 -

거대 권력에 이용 당하지 않으려면 우리 각자가 심오한 철학을 가져야 한다.

연구결과는 연구 결과일 뿐이다.

 

Q.  황우석 사태에서 거짓말의 주체는 국가 또는 기득권층인가?

 

김동광 曰  음모론의 특징은 어느 한 개인, 어느 한 집단이 계획적 의도를 가지고 사태를 주도하고 그로 인한 이익을 취하고자 하는, 일정의 목적을 가진 음모가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과학이 빚는 사회 문제는 음모보다는 자기 조직적 성질 Self Organizing System에서 기인한 유기적 결과물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황우석 사태 역시 어느 개인이나 집단이 의도적으로 발생시켰다기보다는 여러 네트워크 즉 언론, 다국적 기업, 정부 지원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하면서 불거졌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엄청난 복합체가 되다 보니 스스로 굴러 가게 되는 것이다. 주류에 비해 미미할지라도 꾸준히 성찰적 관점을 가져야 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성질 때문이다.

 

Q.  과학을 통해 얻는 사회적 이익을 부정하나?

 

김동광 曰  적정 기술, 적정 규모, 적정 수준에서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인가를 보고 연구에 투자·지원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과학기술 발전 과정을 살펴보면, 누구를 위한 연구였는지 의문을 갖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황우석 사태만 보더라도 가장 큰 피해자는 돈이 필요해 난자를 제공한 여성들, 질병 치료에 대한 희망으로 황우석의 연구를 지지한 환자들이다. 국민적 실망과 수치 이전에 직접적 피해자들이 전부 사회적 약자였다는 사실이다. 증여 문제에 연루된 연구팀 내 조교들 또한 상대적 약자에 해당한다.

설령 황우석의 연구 결과 기발한 치료법이 개발된다 해도, 그 약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리는 만무하다. 엄청난 비용을 요구하는 탓에 결국 그 혜택은 고스란히 가진 자들이나 누릴 수 있는 특권이 될 것이다. 사회적 자본과 약자의 희생을 수단으로 일부 기득권층을 위한 연구에 쏟아붓기식의 지원을 하기보다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연구로 눈을 돌려야 한다.

 

*  김동광    -     과학사회학자, 과학저술가, 국민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 한겨레21 <국가와 과학의 잘못된 만남> 연재, <진보의 패러독스> 저,  <DNA독트린>, <인간에 대한 오해>

 

겨레21 | 2006 장 | Link

과학은 사기도 치는 정치학 | 2006-03-28 | 한겨레21 Link 

Posted by 몽자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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