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방송 '정준희의 해시티비'에서 다수결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다수결은 단순히 '많은 사람이 원하는 쪽으로 결정하는 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러니' 다수가 그 편에 서도록 끊임없이 설명하고 설득하라는 취지를 내포한다는 것이다. 다수결, 민주주의, 선거제도에 대한 회의가 깊어지는 요즘 귀를 잡아끄는 말이었다. 

 

실제로 대화와 설득을 독려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 다수결이라면 다수결은 무진장 아름다워 보인다. 현실은, 그리고 지금 시대에는 그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다. 사전에 보다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논리적인 설득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아니라, 권력, 경제력, 학연 지연 혈연을 동원한 다수 '포섭'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다수결을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어리석은 시도도 포착된다.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그 안에서 투표를 하고, 다수결에 의해 결정되었다며 그들만의 의견을 마치 검증이라도 받은 양 내세운다. 앞뒤가 제대로 바뀌었다. 

 

어떻게든 다수만 확보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식의 태도, 승자와 패자로 가르는 이분법적 사고를 경계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쪽으로 선택할 테니 대화와 설득의 시도를 멈추지 말라는 다수결의 아름다운 취지를 새기자.

Posted by 몽자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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