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의 주인공 마크 주커버그와 INTJ 심리 유형

마크 주커버그와 에리카 올브라잇의 역사적인 데이트

 

영화에서 건진 건 소소한 재미다. 주인공이 내뱉는 대사와 옷차림, 사고 방식 등에서는 피식거릴 만한 공감의 재미를 맛볼 수 있다.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이기 때문인지, 영화를 만든 미국에서는 주커버그에 대한 관심도가 하늘을 찌르는 모양이다. '셀러브티리 타입스'는 주커버그에 대한 분석 페이지를 따로 마련해 뒀다. 주커버그가 다른 유형이라는 이견이 있었던 모양이다. '셀러브리티'에서도 주목한 대로, 영화에서 드러나는 주커버그의 INTJ적 성향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소셜네트워크>에서 그려진 마크 주커버그를 통해 INTJ의 면면을 파헤쳐 봤다.

 

생각할 거 천지

 

페이스북의 시초는 하버드 여학생들의 순위 사이트인 '페이스매쉬'. 영화는 페이스매쉬를 탄생시킨 주커버그의 '역사적'인 데이트 장면에서 시작한다. 대학가의 한 맥주집. 엄연히 데이트지만, 둘의 대화는 꽤 전투적이다. 아니, 주커버그만 전투적이다. INTJ의 대사는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싸우려 드는' 느낌이다.

 

여러 기능 가운데 내부 직관이 가장 발달한 INTJ는 이 생각 저 생각을 넘나든다. 생각은 고스란히 대사에 반영돼서, 대화를 나누는 상대방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자연스러운 대화의 흐름, 상대의 감정 따위는 내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에 비하면 별로 중요한 게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내 안의 아이디어'. 이런 식이다.

 

Mark     그거 알아? 중국의 천재수가 미국 인구수보다 많다는 거?

Erica    말도 안 돼.

Mark     정말이야!

Erica    누가 그런 걸 세고 있어?

Mark     일단 중국은 인구가 엄청나잖아. 그럼 질문 하나 할게.

Mark     SAT에서 만점을 받은 사람들 사이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Erica    중국에서는 SAT 시험 안 보잖아?

Mark     안 보지. 중국 얘기는 아까 끝났고, 지금은 내 얘기 하고 있는 거야.

Erica    넌 항상 두 가지 얘길 섞어서 하더라. 헷갈리게.

 

시시비비是是非非가 풍기는 전투적인 인상

 

Mark     얘기 좀 더 해.

Erica    싫어.

Mark     ?

Erica    피곤하니까! 너랑 있으면 꼭 런닝머신 뛰는 기분이야.

 

자기 생각에 집중하기 때문에 INTJ가 놓치지 쉬운 것들이 있다. 대화 중 상대방의 감정, 표정, 주변 사람들의 상황, 분위기 등이다. 의도하지 않아도 계속해서 주변을 살피게 되는 에리카와 자기 테이블, 상대의 얼굴 말고는 볼 생각이 전혀 없는 마크. 사실 상대의 얼굴을 보면서도 자기 생각에 빠져 있기 때문에 그의 감정을 읽을 여유는 없다. INTJ들이 눈치 없단 얘기를 흔히 듣는 이유다.

 

말장난하지 말아라, 말꼬투리 물고 늘어지지 좀 말아라 하는 말도 많이 듣는다. INTJ 입장에선 참으로 답답한 말씀이다. 의도를 영 딴판으로 받아들이고 있어서다. 꼬투리를 잡고 싶은 맘은 추호도 없다. 분명히 해 둘 걸 짚고 넘어가려는 것뿐이다. 제발 따지고 들지 않아도 되게끔 알아서 적절한 단어를 좀 써 주면 안 될까?  

 

Mark     나한테 클럽에 들어가는 가장 쉬운 방법을 물어본 건 내가 그 방법으로 들어가야한다는 거야?

Erica    뭐라구?

Mark     가장 쉽게 들어가는 방법이 뭐냐고 물었잖아. 그게 나한테 최선이라는 뜻이냐구.

Erica    가장 쉬운 방법이 최선의 방법이잖아.

Mark     니가 물어본 건 최선의 방법이 아니라 쉬운 방법이었어.

Erica    그냥 물어봤어. 별뜻 없어. 마크, 난 너랑 말장난하고 싶지 않아.

Mark     그게 아니라,

Erica    넌 파이널 클럽에 너무 집착하는 것 같아. 파이널 클럽 강박증에 걸린 것처럼. 내가 보기엔 상담이 필요한 거 같다. 약을 먹든지. 그 집착 때문에 다른 건 전혀 못 보잖아.

Mark     파이널 클럽이야. 파이널'' 클럽이 아니라. 그리고 집착과 동기부여는 달라.

 

'쉬운 방법''최선의 방법'. 물론 상황에 따라서는 그게 그거일 수 있다. 하지만 당시 마크 주커버그의 입장에선 분명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어 보인다. 에리카가 선택한 '쉬운'이란 단어에는 '가능한 방법으로 일단 들어가고 보라는 식'의 의도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과정과 의미를 중요시하는 INTJ들에겐 심히 거슬리는 발언이다.

 

사실 첫 대화의 '두각을 나타내려면'이란 번역도 좀 거슬리는 게 아니다. 능력이 달려 번역된 대사를 그대로 읽을 수밖에 없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주커버그의 의도, 그 대사에서의 의미는 우리말 '두각'이 지닌 감각적인 뉘앙스와는 달랐을 거란 생각이다.

 

'웃자고' '죽자고'

 

INTJ가 대인 관계에 서툰 이유 중 하나는 예의상, 분위기상, 인사치레로 건네는 말에 익숙치 않기 때문이다. 마크와 에리카의 대화는 에리카가 일방적으로 자리를 뜨면서 끝이 난다. 에리카는 '그냥 친구로 지내자'며 일어설 준비를 한다. 끝내잔 얘기다. 이에 대해 마크, '친구는 필요 없다'고 받아친다. 친절한 에리카는 설명해 준다. '예의상 한 말'이라고. '나도 너랑 친구할 생각 없으니까 걱정 말라'.

 

내가 '인사 멘트'에 약하다는 걸 처음 깨달은 건 직장 생활을 시작할 때다. 밥은 먹었냐, 주말 잘 보냈냐, 어제 퇴근하고 뭐 했냐, 등의 질문이 그저 인사일 뿐이라는 걸 그땐 미처 몰랐다. 밥을 먹었는지 궁금할 때, 뭘 했는지 궁금할 때만 그런 질문이 나오는 거라고 생각했다. 여자들이 득실대는, 인사성 멘트가 난무하는 집단에서 INTJ인 나는 대혼란에 빠져 버렸다. 도대체 나한테 그런 걸 왜 물어볼까 싶었다. 정말 궁금하긴 할까 의심도 했다. '안녕'과 같은 말이란 걸 25살이 돼서야 알았다. 고지식하다는 평을 괜히 듣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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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엇박 몽자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