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즐겼다면 칭찬을

2021년 3월부터 현재 2023년 12월까지 3년에 걸쳐 책 읽기에 도전 중이다. 첫해 68권, 다음해 75, 그리고 올해 76권. 아무리 평생 책을 멀리했기로서니, 첫해야 그렇다 치더라도 3년째인 올해마저 이리도 다작 섭렵에  고전을 면치 못할 줄이야. 

 

모레는 크리스마스 이브. 새해가 코앞이다. 마무리 분위기에 읽은 책을 세어 보니 목표한100권은, 글렀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수준에 그친 또다른 목표가 있었으니, 만보 걷기. 어제까지 하루 평균 걸음 수는 7,443보. 걷기나 '책잡기'나 75점 안팎으로 목표에 한참 못 미친다. 수적으론 그렇다.

 

즐겼는가 돌아보면, 실눈 뜨고 턱 쳐들고 고개 갸우뚱하고서라도, 천천히 끄덕끄덕은 할 수 있겠다. 책도 읽다 보니 재밌는 분야를 꽤 뒤적거렸고, 걷는 낙도 경험했다. 누군가 뜯어말려도 기어코 걸을 만큼은. 즐길 태세는 확실히 챙겼으니 족하고, 족하다.

 

뭐라도 쓰겠단 계획은 1월 1일부터 미루고 미뤄 12월에 와서야 겨우 몇 자 적어보기 시작했으나, 12월을 넘기지 않음에 가슴을 쓸어내린다. 시작에, 의미를 잔뜩 부여한다!

 

영어 공부도 매일 하자는 목표에만큼은 근접했다. 아버님이 돌아가신 뒤로 한 달가량 쳐다도 안 본 걸 제외하면 나름 꾸준했다. 출퇴근 시간을 이용하기로 한 덕분에 빼먹는 날을 줄일 수 있었다. 폰으로 듣고, 따라하고, 적어두는 게 전부여서 가장 소극적인 과업이긴 하다. 다른 목표처럼 매일 할 일로 삼고 꾸준히 귀를 갖다대는 게 목표였으니 뭐, 그럭저럭, 칭찬한다.

 

마지막, 드럼. 

취미로 배우기 시작한 지 두 달도 채 안 됐지만 일상을 장악할 지경이다. 기꺼이, 장악하도록, 시간과 욕심을 비우는 연습 중이다. 내년을 기대한다. 드럼이 하루의 상당 시간을 잡아먹는 2024년의 일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