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는 아마추어가 무감각한 전문가보다 행복하다
아마추어 amateur
비즈니스 세계에서 '아마추어'는 부정적인 단어로 통한다. 걸핏하면 '프로(페셔널)'와 비교되어 '수준이 떨어지는' 것의 총칭이 돼 버렸다. 한때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라는 말이 유행했던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심지어 사전에서도 아마추어의 유의어 중 하나로 '문외한'을 꼽는다. 외래어인 아마추어를 우리말로 바꾸면? '비전문가'란다! 아마추어라는 단어의 이미지가 실로 부정적이라는 걸 대번에 알 수 있다. 아마추어 '이꼴' 비전문가라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정말 아마추어란 '미진한 수준'을 일컫는 말일까. 정확히는 '일이 아닌 취미로 하는 활동, 또는 그 활동을 하는 사람'을 뜻한다. 사전적인 의미다. 숨은 의미를 헤아릴 필요가 있다. 일, 즉 의무, 직무, 당면 과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하는 것, 이는 다시 말해 스스로 원하기 때문에, 즐기기 위해 한다는 뜻이다. 칙센트미하이는 <몰입, 최고로 행복한 나를 만난다>에서 아마추어의 의미를 이렇게 해석했다.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는 사람'. '사랑하다'라는 뜻의 라틴어 'amare'가 '아마추어 amateur'의 어원이라는 데 근거한 것이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몰입과 아마추어의 즐거움이 연장선상에 있다고 말한다. 성취보다는 경험을, 개인이 얼마나 많은 결과를 내는지보다는 그 과정에서 얼마 만큼의 주관적 보상을 얻게 되는지를, 중시한 논리다. 몰입은 개인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기능한다. 의무적으로 행하는 전문가보다 그 일을 사랑하는 아마추어가 얼마든지 더 큰 공을 세울 수 있다. '업적의 여부'보다 중요한 게 있다. 똑같은 작업을 전문가와 아마추어가 각각 맡았다고 가정해 보자. 더 행복한 사람은? 단연 아마추어다. 전문가는 몰입의 행복을 느낄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아마추어는 매 작업마다 몰입에 빠진다.
다음은 칙센트미하이가 과학과 철학 분야의 아마추어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 <몰입> 中
아마추어 과학자, 의식의 질서를 이루다
평범한 사람의 취미가 수십억 달러의 돈이 필요한 슈퍼콜라이더나 핵 자기공명 분광학과 같은 연구에 기여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만이 과학을 대표하는 유일한 분야는 아니다. 과학의 재미를 맛보게 해주는 정신적 체제의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호기심 발현, 세심한 관찰, 짜임새 있는 기록, 원리 파악 및 결론 도출만 하면 된다. 여기에 사실로 입증되지 않는 믿음들을 거부할 수 있을 만큼의 의심과 개방성, 기꺼이 과거의 연구자들이 연구해 놓은 결과로부터 배우고자 하는 겸손함을 갖추면 된다.
아마추어 철학자, 지혜와의 사랑에 빠지다
자신이 당면했던 주된 의문점들을 명료하게 표현해 내려는 내적 동기로 인해, 생각을 기록하고 자신의 경험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해결책을 진술하고자 한다면, 그 아마추어 철학자는 가장 어렵지만 보람 찬 영역에서 기쁨을 얻을 수 있는 법을 이미 배운 것이다.
몰입, FLOW
- 저자
-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지음
- 출판사
- 한울림 | 2005-08-25 출간
- 카테고리
- 인문
- 책소개
- '행복 추구'라는 인류의 오래된 문제를 흥미롭게 고찰하는 책. ...
가치관에 대하여 MONZA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