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잡기-2024-045] 스마일- 김중혁 - 별 둘 - 0909
30쪽
"글쎄, 불안은 비행기 좌석에 앉지도 못한 채 서성거리는 것이고, 겁은 비행기 좌석에서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로 얼어버리는 거겠지."
84쪽
"의리 있는 사람과 의리 없는 사람으로 나뉘어 태어나는 게 아냐. 의리란 건 머리 위로 드리워진 구름 같은 거지. 바람에 따라 이리로 저리로 뭉쳐 다니는 거야. ......"
86쪽
"아니. 기록하지 말고 그냥 관찰만 해. 기록하면 기록이 사실처럼 보이게 되고, 사실이 아닌 것도 기록 때문에 진실인 것처럼 보이게 되거든. 일단 머릿속에 어떤 단어도 떠올리지 말고, 어떤 결론도 짓지 말고 바라보기만 해."
98쪽
세상에 상식 같은 거 쓸모없어. ...... 상식 같은 공동의 생각은 고인 물 같은 거야. 시간이 지나면 부유물로 혼탁해지고, 결국에는 썩게 되고, 세상에 악취만 더할 뿐이지."
109쪽
"세상에 믿지 못할 이야기가 어디 있어. 우리 구호 몰라? '아무리 낯선 행동이어도 이유가 있는 법이다. 우리는 언제나 관찰과 조사로 해답을 얻을 수 있다.'"
109쪽
"하긴. 오른손잡이로 태어났는데 왼손잡이의 부족원이 되어야 한다면, 그것도 괴로운 일이네."
119쪽
아무거나 좋다,라고 말할 때는 혼란스러운 마음의 상태를 상대방이 알아주길 바라는 거고, 상대방이 절묘한 선택을 해주길 기대하는 거야.
복잡하네.
바틀비의 영혼을 담는 거지. 나는 선택하지 않는 쪽을 선택하겠습니다. 나는 선택하지 않음으로써 당신의 선택이 주는 행운을 기대하겠습니다.
147쪽
그런다고 뭐가 달라져? 잘못을 인정한다고 달라져?
달라지는 일에만 관심을 갖는 거, 그게 당신네 부류들의 죄악이야. 알아? 달라지지 않을 것 같으면 아무것도 바꾸려고 하지 않잖아? 당신들이 미래를 다 알아?
155쪽
놀이공원 공사 전에 여기가 뭐였는 줄 알아?
별다른 시설은 없었던 걸로 아는데?
그래, 맞아. 아무것도 아니었지. 누군가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나하고 삼촌에게는 제일 좋아하는 산책길이었어. 좋아하는 나무와 그루터기 벤치가 있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