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콜>(2013)

 

줄거리

 

경찰국 소속 911의 사건 접수처 요원으로 일하는 조던(할 베리 분). 노련한 그녀가 여느 때처럼 전화를 받는다. 집에 강도가 침입했다는 다급한 목소리의 십대 소녀 리아. 조던은 범인을 피해 몸을 숨기도록 지시한다. 범인이 집을 빠져나가려는 순간, 통화가 끊기고 조던은 리아에게 다시 전화를 건다. 멈춘 벨소리를 듣고 집에 누군가 있다는 걸 알아차린 범인. 그는 리아를 찾아내고 유괴, 살해한다. 다시 건 조던의 전화가 결정적인 실수였던 것.

6개월 뒤. 그날 이후 조던은 사건 접수 대신 신입 사원 교육을 맡고 있다. 신출내기 접수 요원이 전화를 받고는 당황하며 조던에게 도움을 청한다. 리아 또래의 소녀 케이시(아비게일 브레스린 분)의 전화다. 현재 납치된 채 차 트렁크 안에 갇혀 있다는 신고. 두 번 실수를 범하지 않으려는 조던은 케이시를 안정시켜 가며 범인의 차를 추적할 수 있도록 대처한다.

경찰의 포위망을 교묘히 빠져나가는 범인 마이클(마이클 에크런드 분). 6개월 전 리아를 죽인 것도 그의 짓이다. 케이시에게 반드시 구해주겠노라고 약속한 조던은 개인적으로 범인을 찾아나선다. 통화 중 들려 온 쇳소리를 따라가 그가 숨은 곳을 찾아낸 조던. 조던은 케이시와 함께 극적으로 마이클을 따돌린다. 그리고 놈을 경찰에 넘기는 대신 밀실에 결박, 감금한 채 그곳을 벗어난다.

 

범죄와 범죄자

 

범죄자의 인권

 

결말은 통쾌하다. 때때로 범인을 경찰에 넘기는 게 성에 차지 않을 때가 있다. 경찰에 잡힌 범인은 구금되긴 하지만 기본적인 인권을 보장 받는다. 먹고 자고 책 읽고 운동하고.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감옥행에 처한 경우라면 얘기가 달라지지만, 극악무도한 범인의 경우 그 안의 생활조차 사치스럽고 과분하다 싶다. 범죄자가 아님에도 경제적 이유로 마땅히 몸을 누일 곳조차 없는 상황을 떠올리면, 흉악범의 인권을 어디까지 지켜 줘야 하는 건지 의문스럽다. 그런 점에서, 조던과 케이시의 결정은 바람직한지의 여부를 떠나 다소간의 통쾌함을 선사한다.

 

범죄의 동기

 

마이클은 누나를 잃은 뒤 심리적 왜곡으로 그녀를 닮은 소녀들을 납치, 살해해 온 악질 범죄자다. 병에 걸려 머리카락이 모두 빠져 버린 누나. 또래 소녀들의 금발을 두피째 벗겨 누나에게 씌워 주고 싶어 하는 동생의 비정상적인 심리. 어릴 적 상처를 제때 치유하지 못해 범행의 동기로 작용하게 한 안타까운 스토리다.

 

심리 검사 및 치료가 정기적, 사회 전반적으로 시행되기를 바라는 게 과연 개인의 지나친 욕심일까. 사건 발생 이후 무고한 피해자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들이는 비용, 엄청난 대가를 지불하고도 정작 피해자는 보호하지 못하는 답답한 사후 처리. 이를 생각하면 '심리'에 대한 정책적 관심과 투자는 전혀 아까울 게 없는 현명한 대비책이다.

 

작품 속, 작품 뒤 그들

 

제작진

 

감독, 작가, 배우의 팬으로서 챙겨 보는 영화가 있는가 하면, 스토리에 끌려 보게 되는 영화가 있다. 전자의 경우, 그들을 믿고 보지만 사실상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후자의 경우, 스토리에 만족하는 수준을 넘어 영화를 만든 감독, 작가, 배우, 음악감독 등의 다른 작품이 궁금해질 만큼 훌륭한 영화를 만나게 되기도 한다. <더 콜>은 후자에 속한다.

 

감독 브래드 앤더슨(Brad Anderson) <와이어>(2002), <쉴드>(2008), <알카트라즈>(2012), <프린지>(2012) TV 드라마 시리즈로도 유명하다. 범죄, 액션, 공포를 아우르는 스릴러물이 대부분이다. 영화 <머시니스트>(2004), <베니싱>(2010)을 연출, <넥스트 스톱 원더랜드>(1998), <세션 나인>(2001), <트랜스 시베리아>(2008)의 각본과 감독을 맡았다.

 

<더 콜>의 각본가 리처드 도비디오(Richard D'Ovidio)의 작품으로는 <엑시트 운즈>(2001), <13 고스트>(2001)가 있다. 함께 작업한 존 보큰캠프(John Bokenkamp)<나쁜 종자>(2000)의 시나리오와 연출을 맡았다. 이후 <테이킹 라이브스>(2004)의 각본, <퍼펙트 스트레인저>(2007) <더 콜>의 원안에 참여했다. 그가 지은 TV 드라마 <블랙리스트>는 올해 11 NBC 방송을 앞두고 있다. 두 작가 모두 브래드 앤더슨과 마찬가지로 스릴러 장르 전문이다.

 

아쉽게도 아직까지는 세 사람의 다른 작품 중 딱히 구미가 당기는 작품이 없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장르인 '스릴러' 단골들인 데다가 앞으로가 더 주목되는 비교적 젊은 창작인들이기에, 영화 팬으로서 그들의 향후 작품에 기대를 가져 본다.

 

배우들

 

피해자를 연기한 십대 아비게일 브레슬린(Abigail Breslin)의 실감 나는 공포 연기는 영화의 몰입도를 극대화한다. 우리나라 나이로 올해 18살인 브레슬린. 그녀는 3살 때부터 영화와 광고에 출연해 온 아역 스타다. 지금까지 아카데미 상 후보에 오른 가장 어린 여배우 중 하나로도 잘 알려져 있다. <마이 시스터즈 키퍼>(2009)에서 보여 준 연기력도 훌륭했지만, 4년 뒤에 찍은 <더 콜>에 비할 바는 못된다.

 

요원 역을 맡은 할 베리(Halle Berry)의 미모 역시 영화의 매력을 톡톡히 더한다. 내일 모레 쉰 살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외모. 미인 대회 및 모델 출신답다. 멜로·스릴러 장르인 영화 <몬스터 볼>(2001)은 그녀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최초의 흑인(아프리칸-어메리칸) 여배우'라는 타이틀을 안겼다고 한다.

 

범인으로 나오는 마이클 에크런드(Michael Eklund)의 평범한 듯 광기 어린 모습에도 흠뻑 취해 보시길.

 

 

 


더 콜 (2013)

The Call 
8.1
감독
브래드 앤더슨
출연
할리 베리, 아비게일 브레스린, 모리스 체스트넛, 마이클 에크런드, 마이클 임페리올리
정보
스릴러 | 미국 | 94 분 | 2013-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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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메시지 MONZAQ

 

Posted by 몽자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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