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24

'타인'이라는 존재를 알게 되면 그떄부터 어린아이는 이미 어린아이가 아닌 것이다. 사랑의 샘물은 마르기 시작하고, 해가 갈수록 점점 흙모래에 파묻히고 만다.우리의 눈은 빛을 잃고, 우리 자신은 이끌벅적한 거리를 심각하고 지친 표정으로 스쳐 지나간다. 인사도 잘 하지 않는다. 인사를 했는데도 반응이 없을 경우, 우리 마음이 얼마나 상처를 입는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일단 인사를 나누고 악수를 했던 사람들과 헤어진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p. 90

그녀에 대한 사랑’, 그녀를 사랑한다는 것이 나에게 어울리기나 한 일인가? 그녀는 내 마음을 모른다. 혹여 그녀가 나를 사랑하는 일이 있다 하더라도, 천사의 사랑을 받을 만한 자격이 나에게 없음을 그녀에게 고백해야 하지 않을까.

 

p. 92

그 아름다움은 그녀가 가진 모든 것의 조화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것은 동작 하나하나에서 나오는 진실이며, 정신화된 또 다른 표정이었다. 육체와 정신이 융합된 아름다움은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더없이 행복하게 한다.

자연이 아낌없이 나누어 주는 아름다움은 그것을 받는 인간이 노력하여 쟁취하지 않으면 완전히 자기 것이 될 수 없으므로, 이를 극복하지 못할 경우에는 만족감을 주지 못한다.

 

p. 136

오빠와 누이동생이든 아버지와 자식이든, 아니면 약혼한 사이이든, 어쨌든 우리 두 사람은 영원히 떨어져서는 안 된다.

 

p. 139

일상생활에서 여러가지 일을 당할 때마다, 무슨 일이든지 신의 섭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 고난이 닥칠 때마다 범속한 일상에서 빠져나와 신이 계신 곳으로 다가간다는 것도 망설여지는 일이며, 아마 그 망설임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럴 때, 우리의 삶이라는 것을 의무라고까지 생각하지는 않더라도 예술이라고 바꿔서 생각해 보면 어떨까.

 

p. 159

내가 그랬던 것처럼 자네도 삶을 짊어지게. 기약 없는 슬픔에 사로잡혀 하루라도 헛되이 보내는 일이 없도록 하게. 될 수 있는 한 남을 위해 노력하는 거야. 자네가 아는 인간들을 도와주게나. 그들을 사랑하면서 그분처럼 아름다운 영혼을 이 세상에서 만나고 사랑했음을 신에게 감사드리게. 또한 그녀를 잃은 것까지도 신에게 감사해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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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엇박 몽자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