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콤비 - 배우자의 조건 - 외모와 연봉

 

흔히 '얼굴 소용 없다', '외모 번지르르해 봐야 얼굴값하느라 속만 썩인다'고 말한다. 개인적인 생각은 좀 다르다. 배우자의 외모는 참 중요하다. 상대에 대한 호감 또는 비호감을 매일매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남자를 볼 때 내 기준은 절반이 외모에 관한 것이었다. 피부, , , , 전부 외모 얘기다. 한마디로 말해 나의 이상형은 남자답지 않은 외모다. 정확히 이 기준에 들어맞는 남편. 볼 때마다 애정이 샘솟는다.

 

외모를 고려할 때 명심해야 할 두 가지가 있다. 첫째, 남들이 아닌 ''를 자극하는 외모여야 한다. 보여 주기 위한 외모가 아닌, ''를 만족시키는 외모여야 한다는 말이다. 남들이 훌륭하다고 인정하는, 남들의 감탄사를 자아내는 외모는 아무 소용이 없다. 둘째, 구체적이어야 한다. 희망사항 리스트에 '잘생긴' 혹은 '예쁜'이란 표현을 썼다면 보다 구체적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 본인이 절대 참을 수 없는 것들,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것들로 세분화해야 한다. 피부, , 이마처럼 조목조목 따지고 들어야 작성한 리스트의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외모의 조건, 배우자의 조건, 직업의 조건, 행복의 조건, 모두 마찬가지다.

 

사실 외모는 연봉보다도 중요하다. 연봉을 보고 한 결혼은 서로 또는 스스로를 '돈 버는 기계'로 여기게 만든다. '사랑스런 동반자'로 바라볼 수 있으려면 외모나 하는 짓이 예쁜 배우자를 선택해야 한다. 상대의 연봉에 혹해서 한 결혼은 기대했던 승진이나 연봉 상승이 무산됐을 때 부부 관계를 위기에 빠뜨린다. 직업을 바꾸거나 회사를 옮길 때, 사업 및 투자를 계획할 때도 마찬가지다. 부모님께 드릴 용돈을 두고도, 매달 나가는 카드값을 두고도 사사건건 부딪친다. 돈으로 엮인 관계는 쉬이 서로를 불쾌하게 만든다.

 

반대로 외모는 두고두고 부부 관계에 보탬이 된다. 배우자의 늦은 귀가에 대해서도 다른 접근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부부의 모습은 대개 이렇다. 업무의 연속이든 개인적인 모임이든 술판을 벌이느라 늦을 때면 상대는 여러 모로 밉상이다. 길에 버리는 택시비, 남는 것 없는 술값, 감당 못하는 숙취. 하나같이 맘에 안 든다.

 

나에게는 남편의 외모가 경제력보다 중요하다. 그가 술 약속으로 늦게 들어올 때면 한 가지 걱정뿐이다. 술에 취해 넘어지거나 뜻하지 않은 싸움에 휘말려 다치지는 않을까 하는 것. 걱정과 반감은 엄연히 다른 감정이다. 100만 원 상당의 스마트폰을 연거푸 잃어버려도 다친 데가 없으면 문제될 게 없다. 그저 무사고면 족하다. 남편 역시 마찬가지다. 배우자를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삼고, 존재 자체에서 감사와 행복의 구실을 찾기 때문이다. 벌어 오는 돈보다 상대의 건강과 안전을 더 꼼꼼히 살피게 되는 관계. 상대방은 물론 본인까지도 행복하고 평온하게 만든다. 인생의 동반자란 이래야 제맛이다. 당연하지만 참 보기 드문 모습이다.

 

 

 

Posted by 몽자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