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배워야 하는 시대? - 기술을 배우라던 시대는 갔다. 이제부터 배울 건 돈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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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교육의 필요성

 

개인적으로는 자본주의를 좀 더 이상적인 방향으로 개선 또는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큐프라임'이 내린 결론은 보다 현실적이다. '반드시 누군가는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는 자본주의에서, 모르면 니가 당하니 잘 배워 두라'는 거다. 당장은 바꿀 수도 없고 바뀌지도 않을 테니, 한 사람이라도 더 구제해 보자는 의도로 보인다. 아울러 총 다섯 편 중 '제3편 - 금융지능은 있는가'에서 제작진은 '금융 교육'의 필요성을 지적한다. 그 본보기로 소개한 것이 현재 미국이 시행하고 있는 '머니세이비'다.

 

현주소

 

미국 재무부 금융교육국 Office of Financial Education (OFE)

금융 교육을 활성화시키고자 미 연방 정부가 2002년 창설

국민을 위한 금융 교육 적극 지원 중

'소비자 금융 교육 표준안'을 바탕으로 '점프스타트 JumpStart'라는 교육 체계 정립

 

머니세이비

시카고 재무부 주관의 금융 교육 프로그램

해마다 학교를 선정해 특별활동으로 진행 중

내용: ① 저축 ② 소비 ③ 기부 ④ 투자의 방식과 필요성

지에 대해 부모와 소통하며 배우게 된다.

 

시카고 재무부 관계자의 의견이다. "현재 시카고 내 공립학교들과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에는 학부모들도 함께 참여한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토의하도록 가정으로 학습 자료를 보낸다. 아직은 많은 학부모들이 금융 교육에 대한 경험이 없어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잘 모르기 때문에, 학교에서 먼저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가정에서도 일상적으로 금융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끔 유도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초중고 금융 교육 표준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개발된 교과서가 현재 보급 중이다.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금융 교육이 점차 현실적이고 체계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더불어 재교육의 중요성도 잊어선 안 된다는 게 전문가의 충고다. 일상생활과 따로 생각할 수 없는 분야인 만큼, 한때 교육을 받았다고 해도 성인, 노인들까지 모두 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린내

 

'다큐프라임'의 결론은 현실적이긴 하지만 근본적이진 않다. 자본주의에 좀 더 이상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면, 금융 교육은 이렇게도 볼 수 있다. 실제 교육 프로그램이 어떻게 짜여져 있는지, 교육의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가 관건이겠지만, 금융 교육 자체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회의적인 입장이다.

 

필시 지금의 자본주의 체제에서 가져야 할 자세나 습관 등을 가르칠 텐데, 그럼 이 체제를 계속 가져가겠다는 말밖에 안 된다. 바꿔 말하면, 지금의 자본주의를 고정시키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시사한다는 얘기다. 어렸을 때부터 자본주의를 당연한 것으로 가르쳐서, 아무리 부익부 빈익빈이 심해진다고 해도 다른 생각은 절대 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윗선의 꼼수는 아닌지 의심스럽다.

 

정부에서 주관하는 교육이다 보니 공립학교에서 우선 시행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이것 역시 의심을 품어볼 만하다. 미국은 공립학교와 사립학교의 학비, 교육 수준에 꽤 차이가 있는 걸로 안다. 빈부 격차를 줄이고 거대 자본의 횡포를 막기 위해서는 사립학교 학생들을 먼저 가르치는 게 맞지 않을까. 공립에서만 현명한 저축과 소비 방식을 가르친다는 건 자칫 '패배 의식만 퍼뜨리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 있다.

 

무자비한 자본주의에서 독려해야 할 대상은 서민이 아닌 자본가들의 양심과 신념이다. 금융 교육에 들일 노력과 비용이 있다면, 서민들을 보호할 대책부터 마련하는 게 순서가 아닌지 묻고 싶다.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많은 아이들을 모아 놓고 득도 안 되는 저축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건 가식의 극치다. 자본주의란 반드시 한 명 이상의 희생자가 생기기 마련이라는 기본적인 원리, 치명적인 치부로 시작할 자신이 있다면 금융 교육, 얼마든지 해도 좋다!

 

이미 몇 백 년이 흐른 자본주의의 역사. 이제와 금융에 대한 교육이 새삼 거론되는 이유는 또 뭘까. 세계적인 금융 위기로 인한 일시적인 붐은 아닐까. 지속 발전이 가능하긴 할까. 여러 가지가 거슬린다.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특별 기획>

※ 돈이 없어 대출 받았는데, 대출 땜에 물가가 올랐으니 돈을 더 내라는 자본주의 ^Link

 

가치관에 대하여 ^MONZAQ